무 스펙 취준 - mu seupeg chwi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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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거국 인문계열 나온 남자입니다. 정말 창피를 무릅쓰고 글을 올립니다. 대학시절 사람과의 관계에서 우울증을 겪은 탓에 학점은 학점대로 개판이라(2.4) 주위에 떠밀려 공무원 준비를 하게 되었고, 처음엔 열심히 하지도 않고 게임만 주구장창 하다 이십대 후반이 되어서 꼴에 지거국이라고 높은 직렬만 노리다 시간 지나고 보니 31살이 되었네요. 학창시절 공부는 꽤 잘했던지라 금방 붙을 줄 알았던 시험이 매년 한두문제 차이로 떨어지다 작년은 컷에 걸쳐 면탈했습니다. 애초에 떠밀려 선택한 진로고(물론 제 스스로 인생을 고민해보지 않았단게 가장 큰 잘못이겠죠) 내년엔 또 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직렬을 낮춰서 1년 더 해본다는 선택지도 있지만 그것마저 떨어진다면? 하는 최악의 생각때문에

더 이상 공무원 준비를 하는게 맞지 않다는 판단이 들어서 취준으로 돌려볼까 하는데.. 정말 막막하네요. 말 그대로 무스펙입니다. 면허, 어학, 각종 자격증 있으나 마나한거 두어개 정도 있고 요식업 알바경험 1년 정도 있네요. 나이도 나이에 아무 스펙이 없으니 뭐 부터 준비해야될지도 모르겠고 어딜 목표로 삼아야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는건 공시 준비뿐이었네요. 

도대체 뭘 하고 살아왔나.. 그런 허무감이 너무 심하게 들고 자괴감과 기다려주신 부모님께 대한 죄책감. 너무 철없이 살아오지 않았나 온갖 생각이 다듭니다. 막노동이라도 해서 기술을 배워보고 싶은데 타고난 체력이 워낙 허약해 그것도 불가능할것 같고, 도무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란게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몇날 몇일을 고민하다 어차피 이렇게 된 마당에 제가 하고 싶었던 분야(게임관련회사) 공부를 시작해보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알기론 나이나 스펙보단 실력 위주라 해서 정말 열심히 준비하면 가능성이 있을지 알아볼 생각이구요.

물론 지금은 나이도 있기 때문에 이상만을 쫓지는 않으려 합니다. 다만, 남들 스펙 쌓고 사기업 준비할때 했던게 게임과 공시뿐이라 아는게 없어 길을 모르겠기에 조언 한자라도 얻을 수 있을까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라는 사람도 취업이 가능할까요? 매일 매일 낮아지는 자존감에 가끔은 안좋은 생각도 드는 요즘입니다.

저 같은 상황을 주변, 혹은 경험하셨다던지 보신분들은 사람 한명 구제해준다 생각하고 조언 꼭 부탁드립니다. 정말 한심해보이시겠지만, 너무 갑갑해서 익명의 힘을 빌어 이렇게 글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