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딥 운동 전후 더쿠 - hibdib undong jeonhu deoku

작년쯤부터 특히 여성분들에게서 자주 질문을 듣는 내용이 있습니다. 소위 #힙딥 (Hip Dip)이라는, 골반 양옆으로 우묵한 곳을 없앨 수 있느냐고요. 실제로 그걸 운동으로 없앨 수 있다(?)고 주장하는 자료들이 온라인에 꽤 많이 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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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쓸데없는 희망고문에 빠지는 분들이 많아서 올려 봅니다.

소위 힙딥이라는 부위는 #골반 옆에 누구나 생기는 자연스러운 굴곡입니다. 골반 꼭대기의 장골능(iliac crest), 중둔근 상부와 #고관절 사이에 오목하게 생겨나죠. 남녀 모두 있고, 저도 있고, 보는 분도 당연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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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개인차는 있습니다. 남성보다 여성이 골반이 커서 도드라지고, 같은 성별 내에서도 골반이 밑으로 길어서 장골과 고관절의 거리가 먼 사람, 대퇴골두가 옆으로 돌출된 사람이 더 심합니다.

(동일인이라는 전제 하에서는)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이 발달할수록 도드라지고, 심하게 마르면 저 부위를 메우고 있던 체지방이 줄면서 더 도드라집니다. 그래서 보디빌더나 운동선수처럼 운동 많이 하고 체지방이 적으면 더 깊게 나타나죠.

반대로 체지방이 허벅지 상부와 옆구리 부근에 '러브 핸들'을 만들 만큼 많이 쌓이면 도리어 힙딥을 더 깊이 보이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건 엄밀한 의미에서의 힙딥은 아닙니다만.....

어쨌든 체지방이 정상 범위일 때 대체로 적고, [너무 많아도 + 너무 적어도] 심하게 만드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또 하나의 요소는 자세인데, 그 부분은 뒤에 따로 적겠습니다.

요는, 힙딥 자체는 몇 년 전까지 아무도 신경쓰지 않던, 누구나 당연시하던 정상 체형의 일부였습니다. 목젖은 튀어나오고, 흉쇄유돌근 옆은 오목한 것처럼, 멀쩡한 사람이라면 당연한 형상이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에서도 보이는 나름 족보있는(?) 부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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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당연한 게 왜 갑자기 문제가 됐냐고요?

이쯤에서, 조금이라도 눈에 거슬리는 건 참지 못하는 일부 분들과, 인별 등 SNS 인플루언서들, 의느님들께서 등장하십니다. 힙딥에 지방이나 필러를 채워 엉덩이를 최대한 둥글게 만드는 성형수술이 등장하죠.

사실 미국도 그렇지만 특히 남미는 엉덩이 미인대회만 따로 있을 만큼 크고 둥근 엉덩이에 대한 집착이 심한데, 그렇다보니 세계적으로 엉덩이 성형수술이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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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의 힘???

그러면서 많은 유명인들이 운동만으로는 해결 못 하는 부분까지 완벽해지기(?) 위해 엉덩이 성형술을 받기 시작합니다. 힙딥도 당연히 여기에 포함되었죠. 힙딥은 애당초 엉덩이 성형수술을 위해 등장했죠.

위의 사진은 전형적인 엉덩이 수술 비포애프터인데, 흰색 화살표 부분이 힙딥이죠. 자세히 보면 비포 사진은 엉덩이에 힘을 빡 줘서 힙딥을 과장했고, 애프터에서는 일부러 힘을 뺀 것 같기는 합니다. 아마 실제 변화는 저렇게 드라마틱하지는 않을 겁니다. ㅎㅎㅎ

그런데도 일부에서 운동으로 힙딥도 고칠 수 있다! 고 주장하면서 수술까지는 부담스러워하는 여성분들의 귀가 솔깃하기 시작합니다.

언뜻 보면 저 부위를 운동으로 고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부위 안쪽에 중둔근 하부가 위치해 있으니까요. 그래서 힙딥 없애는 운동을 찾으면 보나마나 #중둔근, 혹은 대퇴근막장근을 키우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옆으로 누워 무릎을 옆으로 벌리는 클램쉘이나 다리 옆으로 드는 레그스윙 운동 등등을 하라고 나올 겁니다.

그럼 중둔근이 커지면 힙딥이 없어지냐고요?

중둔근과 소둔근은 실제 해부해 보면 종잇장처럼 얇게 골반을 덮은 근육입니다. 고관절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안정성 근육으로, 아무리 운동해도 애당초 부피가 거의 자라지 않는 근육입니다.

해부학적으로는 어깨의 회전근개와 같은데, 중둔근 운동도 어깨에 문제있는 분들이 하는 숄더 로테이션의 고관절 버전이죠. 누가 회전근개의 근비대 운동을 하던가요? 회전근개 키워 어깨뽕 키우라는(?) 트레이너가 있다면 아마 이 바닥에서 XX 취급받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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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비슷한데?....여기셨다면 맞습니다. ㅎㅎ

설상가상으로 중둔근에서 근복이 가장 많은 부분은 장골능과 맞닿는 상부, 그러니까 골반의 꼭대기입니다. 소위 힙딥의 윗부분 언덕이죠. 근복 많은 부분이 제일 많이 커질테니 혹시라도 정말 중둔근이 커지면(???) 힙딥을 더 깊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힙딥 없애겠다고 이런 운동 하신 분들이 걱정하실 것까지는 아닙니다. 어차피 거의 커지지도 않았을 테고(...), 저런 운동도 엉덩이 감각을 익힐 때 쓰는 재활(?)운동이기는 하니까요. 굳이 필요 없는 사람이라면 그저 시간과 노력을 좀 낭비했을 뿐이죠.

다만 저런 동작들, 중둔근 단련한다고 알려진 운동 상당수는 허리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코어가 약하고 허리에 문제가 있는 분들은 허리디스크 얻고 본전도 못 건질 수 있습니다.

당연히 없앨 수 있죠, 의느님께 가셔서 수술을 받ㅇ(......죄송합니다.)

수술은 안 받으실 거라고요? 잘하면 완화는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 첫 번째 방법은 체지방을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게 '적절히' 유지하는 거죠. 아주 간단하고 가장 현실적입니다.

* 또 하나의 방법은 그냥 자세를 바꾸는 겁니다. 자세만 바꿔도 0.1초만에 힙딥은 생겼다 없어졌다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힙딥 없는 사진을 찍을 때 쓰는 트릭이죠. ^^;;) 사실 애당초 자세(Posture)가 잘못된 것을 힙딥으로 넘겨짚는 사람들도 매우 많습니다.

스쿼트나 데드할 때처럼 엉덩이에 힘을 빡 주고 무릎을 양 바깥쪽으로 돌려 보세요. (고관절 외회전) 엉덩이 두 쪽 사이에 현금을 끼워 붙들고 있다고 여기고 말이죠. 아마 없던 힙딥도 확 선명해질 겁니다. (위 수술 사진의 왼쪽?) 잘못된 거냐고요? 아뇨, 당연히 생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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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힙딥도 생겨나는 자세

반대로 엉덩이 두 쪽을 힘 빼고 최대한 벌리면서 급한 소변 참는 것처럼 무릎은 안쪽으로 모아보세요. (고관절 내회전) S자 커브까지 해주면 더 좋습니다. 엉덩이가 커보이면서 있던 힙딥도 감쪽같이 사라지거나 희미해질 겁니다. 대회 포징이나 SNS의 소위 엉짱 사진 기법이죠. 엉덩이 운동 후 이런 자세와 비교했다면 (결코 좋은 자세는 아니지만) 본인은 운동으로 힙딥을 고쳤다고 착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기질적으로 S자 커브의 골반전방경사가 있는, 즉 척추에 문제가 있는 분들은 힙딥이 거의 없습니다. 설마;;;; 부러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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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던 힙딥도 없어지는 자세?

* 평소 자세도 영향을 줍니다. 척추와 골반의 정렬이 잘못되어 배를 앞으로 내밀고 다니는 분들, 짝다리를 습관적으로 하는 분들이라면 그 상태에선 힙딥이 일시적으로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쨌든, 평상시 허리가 바르지 못해 힙딥이 더 과장되어 나타난다면, 힙딥 운동을 할 게 아니고 허리를 포함한 전반적인 #코어 트레이닝을 해서 몸을 바르게 세우는 게 백 배 낫습니다.

결론적으로, 힙딥은 특정 근육을 키운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힙딥 자체는 타고난 팔자소관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체중관리하고 평소 자세 바르게 하는 게 전부입니다.

두 줄 요약하자면

희망고문으로 에너지 낭비하지 말자.

운동 빡세게 하고, 자세 바르면 다 해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