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이름 뜻 - joseon ileum tteus

 

 1. 조선(朝鮮)이란 말은 언제 생겼나?

조선의 어원(語源)

조선이란 말은, 언제 생겨났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아득한 옛날부터 존재했었다. 본래는 대륙 동방에 있는 땅을 가리키는 이름이었는데, 차차 그 땅에 사는 백성을 부르는 말로 쓰이기도 하고, 나라를 나타내는 이름으로도 쓰였다. 단군이 아사달에 나라를 세우고 나라이름을 조선이라고 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데, 그에 따라 단군조선이라고 불리면서 조선이란 말이 나라이름으로 정착되었다.

육당 최남선의 <조선상식 문답>을 보면, ‘조선’이라는 뜻은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이 동방(東方)에 있어서 날이 샐 때에 햇빛이 맨 먼저 쏘이는 곳이라는 의미를 나타내며, 우리 옛말로 ‘첫’이란 말과 ‘새다’라는 말을 합하여 생긴 이름인데, 후에 한문이 들어오면서 소리도 같고 뜻도 비슷한 아침 조(朝), 밝을 선(鮮) 두 자를 빌어다가 쓰게 된 것이라고 되어 있다.

<증보문헌비고> 여지고(輿地考)를 보면, 동사보감(東史寶鑑)에 “조선의 음(音)은 조산(朝汕)인데 물로 인하여 이름으로 삼은 것이다. 선(鮮)은 밝은 것인데 땅이 동쪽가에 있어서 해가 먼저 밝아오기 때문에 이름 지은 것이다”라고 되어 있고, 산해경(山海經)에는 “조선은 열양(洌陽)에 있다고 하면서 주(註)에 열은 물 이름이다”라고 기록되었다.

단군조선 이래 위만조선 등 계속하여 조선이라는 호칭을 썼으며, 이성계가 나라를 세우고 조선이라는 나라이름을 다시 쓰게 되었는데 그 경위를. <증보문헌비고>의 기록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성계는 조반(趙)을 명나라에 사신으로 보내 나라 세운 것을 보고하였다. 그러자 명나라 태조의 칙유(勅諭)에 이르기를 “나라를 무슨 이름으로 고칠 것인가? 급히 달려와서 알리도록 하라”고 하였다. 이성계는 ‘조선’과 이성계 자신의 고향이름인 ‘화령(和寧:지금의 함흥)’ 중에서 국호를 정하기로 하고 당시 밀직사사이던 한상질(칠삭둥이 한명회의 조부)을 사신으로 보냈는데, 중국 명나라에서 조선이 좋다고 하자 나라이름을 조선으로 정하게 된 것이다.

정도전이 지은 <삼봉집>을 보면, 명 태조는 국호를 정하여 주면서 “오직 조선이란 칭호가 아름다울 뿐 아니라 그 유래가 오래되었다. 이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하늘을 본받아 백성을 다스리면 후손이 길이 창성하리라”고 명하였다고 한다.

그러면 나라를 세운 뒤에 중국에 나라 이름을 정해 달라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아마도 새로 일어난 명나라와 불편하게 지내는 것보다는 이런 식으로라도 큰 나라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 조선의 안위(安危)에 효과적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곧 외교정책의 하나라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또 조선이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생긴 말로 삼국시대와 고려시대를 통해 갈라진 민심을 수습하는 데 좋은 말이라고 생각하였을 것이며, 우리의 역사가 단군시대부터 시작한다면 중국과 비슷하게 오래된 것이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역사학자들이 위서(僞書)라고 하는 <한단고기>에 보면, 조선이라는 국호는 한자의 풀이대로 ‘아침 해가 빛난다’는 뜻에서 생겨났다고 전한다. 허나 이는 한자가 생기기 전에 있었던 나라 이름이었으므로 모순되는 부분이다. 또한 단재 신채호는 조선의 어원을 ‘숙신(肅愼)’이라 주장한다. <만주원류고(滿洲源流考)>에 따르면, 숙신의 옛 이름인 주신(珠申)은 지역 경계를 가리키는 만주어로 바로 여기에 조선의 원의(源義)가 있다는 것이다. 곧 숙신은 조선의 고어이며, 주신이 조선이 되는 것은 한 음의 차이이니 그다지 납득하기 어려운 얘기가 아니다.

동양대 김운회 교수의 <대 쥬신을 찾아서>라는 책에 의하면, 기원전 7세기 경에 알타이산맥 근처 바이칼호 주변에 살던 유목민족은 중국으로 갔다가 한족에게 쫓겨 산동지방으로 이동한다. 그 후 만주, 몽골, 한반도로 흩어졌으며, 그중 한반도 쪽으로 온 종족이 코리 계열과 쥬신 계열이다. 이를 부르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변하여 코리, 고려, 조선, 주신 등으로 불렸다고 한다.

‘코리아’라는 명칭은, 고려시대에 우리나라와 무역을 하던 외국인들이 고려를 코리아라고 부른 것이 전화된 것이라고 전해지지만, 일부에서는 코리족이 코리아로 변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기자조선과 위만조선

또 기자조선과 위만조선에 관한 것은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는 약간 다르다는 것을 밝힌다.

이제까지 우리가 배운 역사에는, 단군의 후손이 나라를 다스리는데 중국에서 건너온 기자(箕子)가 통치권을 빼앗아 나라를 통치했기 때문에 기자조선이라 했고, 다시 중국에서 온 위만(衛滿)이 기자조선의 마지막 임금인 준왕을 몰아내고 위만조선을 세웠다고 배웠다.

그런데 상명대학교 박선희 교수의 <한국고대복식>을 보면, 기자(箕子)는 중국의 고대국가인 상나라(기원전 1,600~1,046년)가 멸망할 당시 왕실의 한 사람이었는데, 상나라를 멸망시킨 주나라가 협력을 요구하자 이를 거절하고 조선으로 건너왔다고 되어 있다. 허나 중국 고전에는 각기 다르게 기재되어 있다고 한다.

즉 한서(漢書) 지리지(地理志)에는 “은나라의 도(道)가 쇠퇴하자 기자는 조선으로 갔고 예의와 누에를 치며 옷감 짜는 법을 백성들에게 가르쳤다”고 되어 있고, 사기(史記)권 38에는 “무왕은 기자를 조선에 봉했으나 신하는 아니었다.”라고 되어 있으며, 후한서(後漢書)는 “옛날에 무왕이 기자를 조선에 봉했고 기자는 예의와 누에치는 법을 가르쳤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위 내용을 종합해 보면, 상나라가 망한 뒤에 상나라 왕족의 한 사람을 다음 왕조인 주나라가, 정책에 협조하지도 않으며 지배하는 지역도 아닌 다른 나라(당시 주나라가 우리나라를 지배했다는 근거가 아직까지는 없다)에 제후로 봉했다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중국도 우리나라 고조선 지역을 지배하고 있었다는 우월감에서 그렇게 기술(記述)한 것으로 보이며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중국과 한 나라라는 것을 강조하느라 기자조선을 들먹인 것이 그대로 굳어져 온 듯 싶다.

정도전의 <삼봉집>에도 한 무제가 기자를 조선의 제후로 봉한 이래 중국과 우리는 불가분의 관계인 것처럼 적고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기자릉

위만조선은 <삼국지> 위지(魏志) 예전(濊傳)에 보면 진나라와 한나라의 교체기에 제(齊)나라(기원전 359~221년까지 존재)와 조(趙)나라(기원전 326~222년까지 존재)와 연(燕)나라(기원전 333~314년, 312~222년까지 존재) 백성 수만 명이 난을 피해 조선으로 왔는데, 연나라 출신으로 난을 피해 왔던 위만이 처음에는 조선의 변방에 살다가 기자조선의 통치권을 빼앗았으며, 한 무제가 위만조선을 정벌한 뒤 그 땅을 4군(郡)으로 나누었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위만이 통치한 곳이 조선 전체인지 아니면 일부지역인지는 알 수 없다.

단군신화는 <삼국사기>에는 없고 고려시대에 일연 스님이 저술한 <삼국유사>에 나오는데, 이 책은 몽골의 침입을 받고 있는 처지에서 단군을 시조로 하여 단일 민족이라는 국운을 모으려고 쓴 책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많은 분들이 ‘이조(李朝)’ 또는 ‘이씨조선’이라는 말을 지금도 많이 쓰고 있다. 이것은 일본 사람들이 조선을 비하하기 위해 쓰던 말로, 우리가 이 말을 쓰는 것은 우리 스스로 우리를 비하시키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이 점을 깨닫고 다시는 이런 말을 쓰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朝鮮(조선)의 한자적 의미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朝鮮)! 그 이름을 달리하여 대한민국(大韓民國)이라 하였지만, 예부터 선지자들은 동방의 땅! 단군의 땅을 예의지국(禮儀之國)이라 하여 미풍양속(美風良俗)이 잘 지켜내려 온 군자(君子)들이 머물만한 곳이라 하였다.

아침 朝(조)의 구성은 열 십(十)과 이를 조(早), 그리고 달 월(月)로 짜여 있다. 여기서 해 일(日)의 상하에 배치된 十은 풀 초(艹)의 간략형이다. 따라서 전체적인 내용은 날을 밝히는 해(日)는 아직 풀(艹) 속에서 나오지 않았고, 대신 달(月)이 서쪽 하늘가에 남아 새벽을 밝히고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고울 鮮(드물 선)은 물고기 어(魚)와 양 양(羊)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 글자 모두 상형(象形)으로 물고기와 양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빛깔 고운 물고기와 부드러운 양고기처럼 곱다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하지만, 물고기와 양고기는 여간해서는 신선하게 보관할 수 없다는 뜻을 담아 ‘드물다’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따라서 朝鮮이란 여명(黎明)의 햇살과 은은한 달빛이 머문 고요한 아침의 아름다움과 함께  상서로운 기운이 펼쳐진 곳,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