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시대의 단점 - jeongbohwa sidaeui danjeom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정보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문제들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정보화 사회는 인간을 더욱 고립적이며 폐쇄적 공간 속으로 밀어넣어 소외시키며,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본성을 잃어버리게 하기도 한다. 또한 정보의 독점이나 오도된 정보로서 다른 사람에게 엄청난 해악을 끼치기도 하며, 면대면 인간관계 아닌 사이버 공간에서의 일방적이며 이기적인 관계를 만들기도 한다. 특히 인간소외 문제와 관련해 인터넷은 가상공간의 다양한 존재들을 연결하는 유용한 정보소통의 수단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을 익숙한 주변으로부터 단절, 소외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동전의 양면처럼 정보통신 문화 역시 여러 가지 부작용을 수반한다. 흔히 이야기되는 게임 중독증이나 통신상의 언어 파괴, 해킹, 음란 폭력성을 갖고 있는 콘텐츠의 대량 유포 등은 이미 알고 있는 부작용이다. 그러나 좀더 근본적인 문제로 시야를 옮겨보자. 정보사회가 심화되면서 관계의 파편화와 단절로 인한 새로운 유형의 인간 소외, 디지털 디바이드(정보격차)로 대표되는 불평등, 실업 등 각종 사회문제는 현대사회의 고독과 더불어 새로운 파장으로 다가오고 있다. 인터넷이 외로움을 해결해준다고? 정보 사회가 되면 고도로 발달된 정보 기술을 통해 비인간화, 계층간 격차, 고용 부족 등 산업사회의 여러 문제점들이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물론 이런 전망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동안 그 해결책을 몰랐던 많은 사회적인 문제들이 정보화로 인해 문제해결의 실타래를 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정보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문제들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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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정보화 사회는 인간을 더욱 고립적이며 폐쇄적 공간 속으로 밀어넣어 소외시키며,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본성을 잃어버리게 하기도 한다. 또한 정보의 독점이나 오도된 정보로서 다른 사람에게 엄청난 해악을 끼치기도 하며, 면대면 인간관계 아닌 사이버 공간에서의 일방적이며 이기적인 관계를 만들기도 한다. 특히 인간소외 문제와 관련해 인터넷은 가상공간의 다양한 존재들을 연결하는 유용한 정보소통의 수단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을 익숙한 주변으로부터 단절, 소외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초고속 인터넷과 PC방 등의 확산에 따라 과도하게 온라인 게임과 채팅 등에 빠져든 네티즌들 사이에는 현실사회에서의 실질적인 대인관계를 기피하거나 현실과 사이버 공간을 구분하지 못하는 정신적인 질환마저 발생하고 있다. 그야말로 인터넷 활동에 지나치게 몰입, 현실 생활을 등한시 함으로써 학업이나 직장, 결혼, 대인관계 상의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다음의 조사는 현재 컴퓨터와 인터넷에 무섭게 빠져드는 한국의 네티즌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한다. 지난해 말 인터넷 마케팅 리서치 전문기관인 ㈜베스트사이트가 전국 1만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웹 센서스 조사에서도 조사 대상자의 90%가 1주일에 1번 이상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터넷을 거의 매일(주 6일 이상) 접속하는 ‘상시 이용자’가 전체의66.2%에 달하는 등 우리나라는 인터넷 이용 측면에서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 또 인터넷 1회 이용 평균 시간을 기준으로 분석했을 경우, 지난 2000년 11월 조사에서는 125.6분으로 2시간을 조금 磯?정도였으나 지난해 11월 조사에서는 147.2분으로 약 30분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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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이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또 하나의 삶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하루종일 인터넷에 빠져 살거나 하루라도 인터넷을 하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불안해지는 ‘인터넷 증후군’과 같은 부정적인 현상을 낳고 있는 실정이다.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자주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현실 생활에서의 만남을 기피하고 채팅에만 몰입해 실제 인간관계를 등한시하는 현상들이 그 예가 된다. 실제로 스타크래프트나 리니지 같은 온라인 게임에만 몰두해 성적이 떨어지는 중고등학생이나 음란채팅과 포르노에 빠져 현실의 부부관계에 소홀해지는 성인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중독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현상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 중독이라는 말에서 더 발전해 ‘웹홀릭’(Webaholic)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월드 와이드 웹’을 의미하는 웹(Web)과 중독이라는 뜻인 홀릭(-aholic)의 조합인 이 말은 웹 중독자, 즉 인터넷 중독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인터넷에 중독된 사람들은 마음이 복잡하거나 허전할 때 자기도 모르게 인터넷에 접속하여 시간을 보냄으로써 마음의 위안을 얻는 의존성과 웹에 매달려 있는 시간이 자꾸 길어지고 작업효율이 떨어지는 내성 현상을 보인다. 영(Young)이라는 심리학자는 “과도한 인터넷 사용으로 야기되는 인터넷 중독은 우울증, 분노, 자기비하 등의 정신과적 문제를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실직, 이혼파산, 사회적 고립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사이버문화연구소 민경배 소장은 “인터넷 공동체에 있어서 실제적인 문제는 고독입니다. 세상과의 접촉은 가상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러한 사회의 역기능은 사람들과 -체취를 느끼고, 악수를 하며 - 직접 접촉할 일이 가면 갈수록 줄어든 다는 점입니다.” 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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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속으로 도피하다 정보화사회에서 나타나는 이런 부정적인 현상들은 모두 인간의 위기로 귀결되어진다. 많은 네티즌이 사이버 공간으로 말해지는 가상현실, 즉 모니터 앞에 앉아서, 키보드나 마우스의 조작만으로 모든 것을 쉽게 얻을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자신만의 홀로된 공간에 머물면서 관계의 확장이 아닌 관계의 단절 속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모니터 속의 가상 현실은 이들이 실제 현실에서 충족하지 못한 많은 것들을 대체시켜주는 힘이 있는 듯 보이지만 결국은 무력감에 젖어들게 만든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익명성이 보장되는 이 새로운 공간은 현실에서 요구하는 도덕과 관습을 무시해도 좋은 것으로 간주되기도 하는데, 현재로서는 지난날의 규범으로 이를 통제할 아무런 장치나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아니한 것이 문제이다. 이 공간을 즐기는 이들은 오직 보다 새로운 자극에 몸을 내어 맡기고, 또 초 단위의 변화가 주는 속도감에 빠져버리게 된다. 이들은 이제 시 단위는 물론 분 단위의 기다림을 견디지 못한다. 또한 원리를 추구하고, 논리적 전개를 따라 사유하며, 합리적인 판단으로 행동하는 것이 바람직하게 여겨지던 지난날의 질서와 규범은 이제 이 새로운 환경과는 어울리지 않게 되었다. 동기보다는 결과를, 그것도 기다림 없이 즉시 해답이 나와야 하는 새로운 환경?이제 사회의 전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람들은 홀로 고립된 환경에 머물면서 대면적 인간관계 대신 멀티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한 대리 관계를 즐기며, 자신이 원치않을 때에는 언제라도 일방적으로 오프라인 상태로 빠져 나와 버릴 수 있는 극도의 핵분화된 삶 속에 머무르게 되었다, 그들에게 상대방의 의견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으며, 오직 자신이 원하는 것만 선택적으로 얻은 다음 일방적으로 모든 것을 눈앞에서 꺼버리는 행태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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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대면적 인간관계는 점차 줄어들고, 대화와 토론은 의미를 잃어가고, 오직 순간적인 발상과 즉흥적인 충동으로 멀티미디어 기기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본질에 기초한 진정한 삶의 행복을 찾기보다는 신속성과 편리성에만 편중되는 이러한 삶의 방식은 우리가 소중히 지켜온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소중함과 가족 등 공동체 문명의 붕괴로 이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테면 지난 산업사회에서는 일을 마친 가족들이 집에 돌아와 텔레비전을 같이 보거나 난로 곁에 모이는 것으로 결속을 강화했지만 지금은 그럴 일이 별로 없다. 가족들은 제 방으로 뿔뿔이 흩어져 컴퓨터 자판을 두드린다. 이런 가운데 가족간 대화시간이 급속히 줄어들면서 가족의 개념이 점차 파괴되는 등 또 다른 사회적인 폐해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최근 동아일보 경제부가 삼성전자, 인텔과 공동으로 한국의 컴퓨터 사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과반수인 54.7%가 컴퓨터 사용 때문에 가족과 갈등을 겪은 적이 있다고 대답하고 있다. 가정 내 컴퓨터 활용시간이 늘어나면서 컴퓨터 사용이 새로운 갈등요인으로 떠오른 셈이다. 갈등의 상대는 배우자 등 동거인이 50.9%로 가장 많았고 형제자매(31.6%)와 부모(15.8%)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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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불평등으로 인한 사회적 소외 정보 사회에서의 인간소외 문제는 계층간 정보의 불평등 속에서 다시 한번 나타난다. 흔히 현대사회에서 인터넷이 급속도로 보급된 이유로 가장 먼저 지적하는 것이 인터넷을 통해 광범위한 사람들과 접촉하고 그들과의 정보교류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대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매체라고 불리는 인터넷이 오히려 소외의 문제를 야기한다. 그것은 바로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대화에서 단절되어 버리고 점차 사회에서 소외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의 대다수가 20, 30대로서 인터넷 상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도 그 내용이 한정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터넷 상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대화들이 우리 사회 전체의 의견을 반영하는 듯 여겨지면서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해 오히려 전체 인간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는 요소로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정보 홍수도 소외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일반 대중은 개성을 잃고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획득하지 못해 오히려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정보 사회에서 정보와 정보 기기 활용의 격차는 새로운 불평등과 소외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정보기기를 잘 다루고 정보를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은 전문가로 대접받지만, 정보기기와 자동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밀려?사람들은 정보 사회에서 소외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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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사회에서는 정보가 가장 중요한 생산력이고 재산이기 때문에 정보를 독점한 사람과 정보에서 소외된 사람 사이에 커다란 경제적 빈부 격차가 발생하게 된다. 새로운 정보 기기의 구입이나 활용, 정보의 사용을 위해서도 적절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이는 소득과 재산에 따른 불평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 다양한 방향에서의 정보격차는 개인, 지역, 계층간 갈등을 야기시켜 결국 한 국가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마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인간을 위한 정보사회 다시한번 초심으로 돌아가자. 정보화 사회란 어떤 가치에 바탕을 둔 사회인가? 말할 필요 없이 인간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하고 풍요롭게 하며, 여태껏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으로 삶을 이끌어 가는 사회이다. 이 새로운 사회는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모든 인류로 하여금, 정보화의 큰 물결에 휩싸이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정보화는 분명히 수단이며, 도구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 너무도 빨리, 그리고 대규모로 진행되는 정보화의 물결 속에 파묻혀서 정보화 그 자체가 마치 목적이며, 절대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착각하게 되는 경향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21세기 디지털 세계에서 인간은 ‘소외’에 대한 우려와 ‘발전’에 대한 희망 사이에서 고뇌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답은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는데, 그것은 ‘조화’와 ‘균형’이라는 가장 인간적이고 사회적인 가치에로의 복귀이다. 어떠한 기술이라도 그것이 인간과 ‘조화로운 공존’을 이룰 수 없다면, 그 기술은 아무런 가치를 가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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