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 제안서 PPT - hyeob-eob jeanseo PPT

내부에서 PPT를 바탕으로 제안서 교육을 진행한다구요?

안녕하세요, 임팩트 테크 컴퍼니 뉴블랙에서신사업 개발 업무를 맡아 근무 중인 박대은 디렉터입니다.

현재 스타트업에선 많은 업무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데요. 그 중 매우 중요한 한 가지가 사업계획서 작업입니다. 이는 제안서, 또는 기획안이라고 불리우며 논리력, 내용의 흐름, 글짓기 능력, 상상력과 창의력, 디자인적인 요소까지 가미되어야 하는 종합예술을 만들어내는 업무죠.

기업을 상대로 제휴, 협업이 많은 B2B와 프로젝트성 사업이 많아, 사회 초년생인 매니저부터 수십년차 경력의 본부장까지 크고 작은 제안서와 기획안을 작성합니다. 다만 파워포인트를 기반으로 한 제안서 작업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종합예술’이기 때문인데요. 특히 사회 경험이 적은 주니어로 이뤄진 스타트업이라면 그 업무는 난이도가 높게 느껴질 수밖에 없겠죠.

뉴블랙엔 외국계 컨설팅 펌 재직 경험이 있는 시니어 인사들이 계십니다. 그 때 경험하고 배운 방법론을 전직원에게 전수하는 교육을 진행 중이지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뉴블랙 내부에서 진행 중인 교육을 기반으로, 제안서를 만드는 전체 흐름과 순서를 잡는 법을 소개합니다.

1. B2B 영업 및 제안 순서

사업 기획안을 작성을 시작할 때 사업의 담당자(기획 담당자)에게 중요한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 지금 이 사업은 기획 단계부터 운영과 마무리까지 모두 ‘맡는다’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대개 기획과 운영 파트가 나눠져 있는 경우가 많아, 기획과 운영 결과는 종종 달라집니다. 그 결과는 운영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상상 속의 사업을 낳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죠. 해당 사업을 운영하지 않을 지 언정, 운영하게 될 동료, 또는 파트너사를 위해 기획해야 합니다. 만약 경험이 없다면 경험자에게 필요한 부분을 물어보면서 진행해야겠지요.

두 번째, 기획안의 성격에 따라 실현가능성을 보여주는 요소와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서 비전을 제시하는 요소를 동시에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당장 손에 잡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 사업 제안서라면, 창의력과 스마트함을 듬뿍 담은 기획안은 굳이 필요하지 않겠지요. 대부분 그런 제안서일 것입니다.

다만, 클라이언트가 스타트업을 찾아온 이유를 생각해야 합니다. 색다른 어떤 것, 새로운 아젠다가 필요하기에 당신을 찾아왔을 이유가 클 겁니다. 그럴 때 우리는 회사가 가진 모든 것을 진실되게 보여주는 동시에 매력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게 될까’하는 생각은 넣어두시고요.

물론 할 수 없는 일을 무조건 할 수 있다고 말해선 안 됩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고객의 니즈입니다. 그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것이 특징이지요. 취재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세번째, 기획안은 절대로 혼자 작성하고 스스로 결론을 내리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조직 내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갖추기 어려운 스타트업에선 간혹 내부의 구체적인 논의 없이 기획안을 제작해 고객사에 전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래선 안 됩니다.

사업 기획을 맡은 팀에서는 해당 사업이 실현 가능한지, 어떤 강조점이 있을지 등을 내부에서 논의해 기획하고, 예산과 실제 운영 상의 이슈들을 운영팀과 조율해야 합니다. 그러한 결과물이 고객사에 전달돼야 하지요. 그래야만 고객사를 고려한 내용, 우리 기업의 강점을 반영한 요소, 이후 운영 상 발생 가능한 리스크까지 담을 수 있습니다.

기획안 작성을 위한 전체 흐름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고객사 미팅을 통해 명확한 니즈 파악

2. 우리 회사가 줄 수 있는 가치 중에서 사업의 핵심 가치 결정

3. 내부 자료 또는 유사사업 경험자, 그리고 외부 리서치를 통해 사업의 추진 방향성 결정

4. 내부 자료를 활용하여 제안서 전체 틀과 흐름 잡기

5. 기획안 작성

6. 조직 내 리더와 영역별 담당자들 및 팀원들에게 사업 기획에 대한 의견 받기

7. 고객사 담당자와 자료를 주고받으며 발전시켜 최종화

2. 기획서 작성 순서

지금까지 뉴블랙의 임직원 교육, NB Course에서 진행된 ‘빠른 시간 안에 고퀄리티 기획안을 작성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앞으론 위의 흐름 안에서 실제 장표(PPT)를 만드는 순서를 세세하게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모든 기획안의 첫 번째 두 장은 표지와 목차가 됩니다. 보통 작업을 시작할 때 목차를 먼저 작성한 후, 각 목차 안에 들어갈 내용을 PPT로 정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뉴블랙에선 좀 다릅니다.

먼저 이전에 작업한 내부 자료를 이면지에 출력해 사업의 전체 내용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봅니다.

내부에서 이미 고민해본 이의 생각을 빌려보는 것이죠. 그 후 추가적인 아이디어, 시장 또는 업계의 현황과 트렌드, 전문적인 내용 등을 파악하기 위한 외부 리서치를 함께 진행합니다. 이 정보가 모두 채워졌다면, 그때부터 새로운 기획을 시작합니다.

이 때는 ‘손’을 활용합니다. 뉴블랙에선 키보드로 작업하는 것과 손으로 직접 글과 글씨를 자유롭게 쓰는 것은 상상력을 펼치는 것에 있어서 큰 차이가 난다고 봅니다. 이에 머리속에 있는 생각들을 자유롭게 정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제안할 내용이 결정되면 그 때부터 컴퓨터를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이 때, 엑셀을 켜서 표를 만듭니다.

표에는 페이지 숫자, 헤드라인, 장표의 핵심 내용, 리서치 수준을 표시하는 항목을 넣어 작성합니다. 해당 엑셀 표가 완성되고 나면 대략 과업 범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죠.

표가 완성되고 난 후엔 각 장표마다 헤드라인(뉴블랙에서는 반드시 한 문장, 2줄로 작성할 것을 권유)을 엑셀표에 작성한 후 여러 번 읽어 보면서 전체 흐름이 어색하지는 않은 지, 논리적인 구성으로 잡혀 있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헤드라인을 먼저 모두 작성하고 나면 사전에 잡아 둔 목차를 기준으로 핵심 내용이 변경되거나, 새로운 구성이 보일 수도 있거든요. 이 작업을 통해 초반부터 기획안의 전체 구성과 흐름을 탄탄하게 만들어 놓고 모든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 작업 이후 ‘한번 더’ 기획물을 출력합니다. 지금껏 조사한 내외부 자료, 여러 헤드라인을 적은 내용이 포함되겠죠.

이를 기획자가 생각한 흐름대로 나열을 해두고, 각 목차에 해당하는 모든 장표를 합칩니다. 기존에 잘 정리된 내용, 잘 만든 장표, 외부 리서치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주는 데이터 등을 합쳐 묶음을 만들어 두고, 엑셀 시트와 교차 확인하면서 빠진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지요.

빠진 부분이 있다면 이면지를 사용해서 어떤 내용의 장표가 추가되어야 하는지 손으로 직접 그린 후 해당되는 묶음에 합쳐 둡니다. 여기까지 작업이 완료되면, 만들 기획안의 전체 흐름이 어느정도 완성 됐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제 정말로 PPT를 화면에 띄우고 장표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디자인과 문법이 정리된 PPT 장표를 뼈대로 목차를 만들고, 엑셀에 정리해둔 헤드라인을 모든 장표에 집어넣습니다. 그리고 앞서 하드카피 묶음으로 만들어 둔 장표들을 PPT에 모아가면서 최대한 PT 작업에 시간을 들이지 않고 추가하거나 보완할 내용만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 때는 어떤 장표를 어떻게 합치고 수정할 것인지, 어떤 데이터가 더 필요하고 무엇을 수정해야 하는지 노란색 등 눈에 띄는 도형을 딱지로 만들어서 내용 기입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어떤 내용을 수정해야 하는지 잊지 않기 위함도 있지만, 부득이하게 다른 이가 업무를 맡을 경우, 전체 맥락을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노란 딱지에 기입된 작업을 도울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일반적으로 50장 정도의 기획안 중 고객에게 전달할 핵심 장표는 10장 정도입니다. 전문 용어로 메인 장표라 부르는데요. 이는 흐름상 기획자가 직접 작업해야 하며, 시간의 제약이 있을 경우 10장의 메인 장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 장표는 기획안의 요약본(Summary)에 들어가기 때문이죠. 보통 한 사람이 수준 높은 새로운 장표를 완벽하게 만드는데 드는 시간을 2~4시간 정도로 생각합니다. 다른 동료가 부가장표를 만들어 주는 동안 기획자는 Master 파일을 잡고 동료가 보내오는 장표를 합치면서 사용하는 어투, 디자인, 레이아웃 등을 최종 점검하면서 메인 장표 10장에 집중해 기획안을 마무리합니다.

기획안 작성 순서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기획하는 사업과 관련된 내외부 모든 자료를 전부 출력해서 읽는다.

2. 손글씨로 고객을 설득할 기획의 핵심을 찾아낸다.

3. 엑셀표를 만들어 헤드라인, 핵심 내용, Research 여부, 장표별 완성도(%)를 표시한다.

4. 엑셀시트에 장표별 헤드라인을 적고 반복적으로 읽으며 논리적 흐름을 만든다.

5. 앞에서 출력해둔 모든 장표를 목차 순서대로 합칠 내용끼리 묶음으로 만들고, 필요할 경우 손으로 장표를 그려서 묶음에 합쳐 둔다.

6. PPT 뼈대를 준비하고 하드카피 묶음으로 만든 장표를 파일로 모두 모은다.

7. 노란 딱지로 장표별로 수정, 보완해야 하는 내용을 모두 기록한다.

8. 메인 장표는 기획자가, 부수적인 장표는 동료에게 요청해 완성한다.

9. Master PPT로 동료가 작업한 장표를 받으면서 기획안 초안을 완성한다.

위의 순서를 통해 기획안 초안(v1.0)이 완성되면, 리뷰를 받으며 고객에게 전달하기 전 마지막으로 전체 내용, 오탈자 등을 확인합니다. 그렇게 전달된 기획안은 보통 고객사 담당자와 몇 번 주고받으며 고객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수정합니다. 그리고 최종자료가 완성되면 고객사에게 보고되겠죠. 그렇게 손끝에서 시작된 기획안으로 사업을 수주하고, 실제로 사업이 운영되는 것을 보면 참 뿌듯할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설득력’

PPT로 기획안을 만드는 일은 난이도가 높습니다.

뉴블랙에서는 초년생 매니저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방법론을 통해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내부 자료를 재구성하여 기획안을 만드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고객이 원하는 핵심을 찾아내고, 외부환경을 분석하며 사업의 매력을 찾아내는 능력, 또 새로운 것을 제시하며 업계에 입소문이 날만큼 멋진 사업을 만들어내는 역량은 모든 기획자가 가져야 할 능력입니다. 기획안은 기획자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자 회사가 가진 역량과 콘텐츠로 고객을 설득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작업물입니다.

오늘도 스타트업에서 반드시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며, 무능력한 제너럴리스트라는 자괴감으로 고통스러워 하고 있을, 밤새 작업한 기획안에 만족하지 못하는 리더의 일그러진 표정을 보며 수많은 생각을 하고 있을 기획 꿈나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이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