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공지능 활용 사례 - gieob ingongjineung hwal-yong salye

전 세계적으로 산업계 전반을 뒤흔들 거대한 물결로 인공지능(AI)이 첫손에 꼽힌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AI 등 디지털을 고도화해 제조 공정, 공급망, 비즈니스 모델 같은 모든 분야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세계적인 흐름이 이런 가운데, AI가 조직의 효율성을 개선할 뿐 아니라 팀과 조직의 문화를 강화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발간돼 관심을 끌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기업 내 인공지능 활용으로 인한 문화적 혜택’이다.

BCG는 111개국의 관리자 2197명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조사와 임원 18명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한 이번 보고서를 통해, 팀과 조직 차원에서의 AI와 관련된 광범위한 문화적 혜택을 소개했다.

BCG는 응답자의 75% 이상이 ‘AI 실행을 통해 팀의 사기, 협업, 집단 학습 측면의 개선을 경험했다’고 답한 것에 주목했다. 연구자들은 “AI 활용이 팀 차원의 효율성과 의사 결정을 개선하는데, 이때 집단 학습, 역할의 명확성, 협업, 직원 사기 같은 문화적인 측면이 함께 개선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응답자의 87%는 AI 솔루션을 실행하고 나서 팀의 집단 학습이 개선됐다고 했고, 65%는 역할의 명확성, 78% 협업, 79% 직원의 사기가 개선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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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CG '기업 내 인공지능 활용으로 인한 문화적 혜택'

보고서에 따르면, AI 실행은 팀이 학습하는 것과 학습이 일어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BCG는 “프랑스 에너지 기업 ‘렉셀’은 직원들에게 툴을 가르침으로써 AI 활용 문화가 촉진된 사례”라고 했다.

럭셀은 벤더들이 고객의 구체적 상황에 따라 업셀링(상위 버전 구매 유도) 또는 크로스셀링(교차 구매 유도)을 추천하는 AI 추천 엔진 ‘Next Best Offer’ 툴을 설계해 실행에 옮겼다. 어떤 벤더들은 대부분의 경우 AI 추천 엔진을 사용했고, 어떤 벤더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이후 럭셀은 공개적으로 툴을 벤더 교육에 이용했다. 그 결과, 신규 벤더들은 AI 추천 엔진으로 더 나은 결정을 내렸으며, 경력 벤더들은 자신의 축적된 지식을 툴에 추가해 툴을 더 유용하게 만들었다.

AI로 파생된 지식이 전문가의 지식 개선을 돕기도 한다. 보고서는 “헬스케어 기업 ‘휴머나’는 콜센터의 약사들이 어떻게 AI를 이용해 고객과의 상호작용 처리 방식을 개선했는지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휴머나는 기본적으로 콜센터 약사와 고객과의 대화를 청취하는 감정 AI 소프트웨어부터 시작했다. 감정 AI 소프트웨어는 둘의 대화 속에서 감정 신호를 탐지한 다음, 약사가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제안했다.

연구자들은 “툴을 이용한 약사들은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게 됐으며, 자신과 고객, 고객 전화 응대 방법에 대해 무엇인가를 배웠다”고 밝혔다.

또한 보고서는 네덜란드 항공사 ‘KLM’의 사례를 통해 “AI 실행을 통한 효율성 및 의사 결정 개선은 많은 경우 협업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승객이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를 놓치면 항공사는 준법감시 및 보안상의 이유로 해당 승객의 수하물을 항공기에서 내려야 하는데, 이렇게 될 경우 종종 비행이 지연돼 직원의 작업과 고객의 불편을 야기한다.

KLM은 AI를 이용해 어떤 고객들이 항공사를 그런 상황에 놓이게 할 가능성이 높은지 예측했다. 그런 고객들의 수하물은 비행기에서 빼내야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장 늦게 실어 화물칸에서 빼내기 쉽게 했다. 뿐만 아니라 KLM의 승무원 및 정비 팀은 정시 출발이라는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원활하게 협업했다.

더불어, AI 실행은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는데도 중요하다. 보고서는 “글로벌 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나스닥’ 직원들은 AI로 인한 효율성 개선으로, 그들이 어떻게 중점사항을 바꾸게 됐는지가 의미 있다고 여긴다”고 했다.

나스닥의 인공지능 담당 부사장인 더글라스 해밀턴에 따르면, 과거 문서 한 건을 골라 통독하고 클라이언트가 흥미를 느낄 특정 종류의 정보가 있는지 찾은 뒤, 해당 정보가 있는 곳을 파악해 이를 시스템에 입력하는데 40~90분이 소요됐다고 한다. 현재, 나스닥은 AI의 도움으로 3분마다 6천 건의 문서를 처리한다.

BCG는 “이를 통해 명백하게 드러난 효과는 시간 절약이지만,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효과는 직원들의 사기 진작”이라면서 “나스닥의 직원들은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 대신, 매일 새롭고 흥미로운 일을 하게 돼 기뻐한다”고 덧붙였다. 

 

AI 실행으로 인한 문화적인 혜택은 조직 전체로 확장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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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CG 보고서 '기업 내 인공지능 활용으로 인한 문화적 혜택'

AI 실행이 문화에 미치는 영향은 팀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조직 전체로 확장될 수 있다. BCG는 “강력한 문화는 AI 채택 장려에 도움이 되고, AI 채택은 조직 문화를 강화할 수 있다”면서 “이런 순환 관계는 수많은 개별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형성돼 전반적인 조직 문화를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더 많은 기업이 AI를 중심으로 전략을 수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BCG는 “AI 활용은 기업의 리더들이 AI 솔루션이 성공할 수 있는 문화를 구축하는지 여부에 의해 좌우된다”면서 “문화, AI 활용, 조직의 효율성 간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기업들이 AI를 광범위하게 활용하려면 무엇보다, AI로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한 공통 언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자들은 “기업의 임원들은 AI가 팀과 조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배우고, AI로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한 공통 언어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관리자들은 기존 관행을 대체하거나 향상시키는 AI 솔루션으로 일을 해야만 하는 직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얼마 전 방학을 맞이해 학생들과 함께 실리콘밸리의 기술과 산업 동향을 공부하고 돌아왔다. 실리콘밸리에서도 유망한 주요 기술로는 인공지능/빅데이터, 로봇 기술, AR/VR, 자율주행차, 블록체인 등을 꼽고 있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가장 앞선 곳에서 연구되고 있는 것들을 관찰하고, 이 새로운 연구를 중심으로 회사가 창업되는 것을 직접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인공지능/빅데이터를 핵심기술로 여기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회사들이 눈에 띄었다. 사실 요즘 언론으로부터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들을 보면 AI가 핵심기술로 벌써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마존은 이미 상품 추천, 동적가격(Dynamic pricing) 결정 등에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 왔으며 최근엔 아마존 GO, 드론 배송 등으로 리테일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고 있다.

이런 새로운 시도의 중심에는 물론 딥러닝 기술이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래는 최근 2년 동안 가장 주가가 많이 오른 기업 중 하나인 엔비디아(NVIDIA) 의 본사 방문 사진인데 입구에 “i am ai”라는 큰 표지판을 두어 현재 이 회사가 방향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게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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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 시장의 판도를 확 바꾸다

헬스산업과 관련된 인공지능의 적용은 우리가 아는 의료산업의 범위를 크게 바꾸고 있다. 올해 4월 출시된 당뇨성 망막 판별 기기는 최초로 의사 없이 즉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의료기기로 기존의 의사의 진단을 도와주는 기기와 차원이 다르다. 물론 스마트폰을 이용한 걸음걸이 분석을 통한 파킨슨병 예측 등 웨어러블 기기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와 기본 의료정보를 합한 새로운 서비스는 향후 의료산업을 변화시킬 핵심 추세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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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과 헬스라는 두 산업의 얘기만 끄집어냈지만,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산업 현장에서 인공지능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국내의 포스코 사례를 보면 사전 불량 감지, 제어 자동화 등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공정의 최적화와 오차율 감소의 성과를 보인 바 있다. 포스코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챗봇을 도입하고, 사내 인공지능 전문가양성과정을 진행하는 등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람들은 인공지능을 생각하면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로봇 (영화 <허(HER)> 나 <엑스마키나>에 나오는 로봇)을 많이 생각하지만 사실 인공지능이 꼭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날기 위하여 처음에는 새처럼 날갯짓을 흉내 냈지만 실패했고, 결국은 나는 것에 대한 원리를 깨달으며 지금처럼 비행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의 사물에 대한 인식과 의사결정 과정 등이 우리 인간과 같을 필요는 없다.

그런 면에서 강인공지능/ 약인공지능의 구분도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사실 강인공지능에서 말하는 ‘인식’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우리는 아직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이란 것을 이해하고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가를 인식하여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면 되는지 구체적으로 계획을 만들어 보는 것일 것이다.

l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인류의 학습 결과 넘어설 것

현재 우리는 인공지능의 어느 시대에 와있는 것일까? 2012년부터 촉발된 딥러닝이라는 것은 컴퓨팅의 발달, 새로운 알고리즘의 도입과 함께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시대를 만들어 냈다. 그전의 인공지능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로직을 만들고 컴퓨터 알고리즘에 의하여 그 로직대로 연산을 시켜서 만드는 방식이었다. 가령 불량이라는 것을 판단하기 위해 불량이 무엇인가를 논리적으로 정의하고(예를 들어, 보풀이 연속적으로 나고 규격이 0.05 미리 밖으로 벗어나는 것) 그 논리에 맞는가를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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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이라는 것은 귀납법 방식으로 많은 데이터를 주면 컴퓨터가 스스로 패턴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앞의 논리적 방식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제는 인간이 판단하고 인간의 룰을 넣어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데이터만 넣어주면 컴퓨터가 스스로 판단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로직에 의한 프로그램에서 스스로 패턴을 인식하는 데이터 기반의 알고리즘 변화라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데이터를 넣어 주었을 때 인공지능이 스스로 판단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지금까지와 완전히 다른 종류의 컴퓨터 시스템을 인간이 경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에서 언급한 의료영상의 예와 같이 컴퓨터가 스스로 패턴을 인식하게 되면, 그 패턴 인식은 인류가 지금까지 지식으로 축적하고 학습했던 결과를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성과(인간보다 더 정확한 진단)’라는 측면을 넘어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을 때 ‘우리가 이러한 새로운 지식을 어떻게 받아들일까’하는 것도 지금까지 인간이 경험하지 못한 영역이 될 것이다.

l 새로운 방식의 지식 확장 방식 익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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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이 알파고에 진 이후 바둑계가 어떻게 바뀌는지 보면 아주 흥미로운 장면이 목격된다. 지금까지 바둑을 배운다는 것은 인간이 학습하여 만든 바둑 지식을 습득한다는 걸 뜻했다. 하지만 최근 프로 바둑계를 보면 인공지능을 보면서 바둑을 학습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 우리는 단순하게 감과 경험, 학습에 의하여 바둑을 배웠다면 인공지능은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수를 보여주고 있다. 프로기사들은 요즘 컴퓨터의 수를 보며 새로운 지식을 익히고 있다. 앞으로는 컴퓨터를 다룰 수 없으면 바둑기사로 성공하기 힘든 시대가 오는 것이다.

바둑의 예는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기회와 새로운 경험을 보여주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패턴을 인식하는 방식을 통해 지금까지의 인간의 로직과 학습보다 뛰어난 결과를 보이는 분야를 빨리 찾아내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될 것이다. 또한, 개인은 인공지능의 새로운 영역을 이해하며, 인공지능을 통한 새로운 방식의 지식을 확장하는 시대에 빨리 익숙하여 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