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대학 대학원 - gat-eun daehag daehag-won

윗분... "낳음"이 아니라 "나음" 이죠.. (오타였겠지만, 워낙 틀리게 적는 분들이 많으셔서..)
원글자님... 진학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브릭보단 다음 카페 "대학원 입시 준비 위원회" 같은 곳 자료를 찾아보세요.

그리고 아직 학부 2~3학년이시면 방학동안 타 대학원 (일반적으로 연구여건이 좋다고 알려진 대학원들 중심으로) 인턴 과정에도 한 번 도전해 보십시오.

교수들은 아무래도 자기 학교 출신 학부생을 뽑고 싶어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말로 설득을 하려 합니다만, 거기에 너무 귀기울이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젊을 때 고생은 사서 하라는 말처럼, 일부러라도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환경에 가서 더욱 긴장한 상태로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원글자님의 고민과는 조금 차원이 다르지만, 누군가는 해외박사과정에 도전하기 위해서 GRE와 TOEFL을 준비하고 있을텐데... 해외박사가 그냥 꽁짜로 우대받는 건 아니죠.)

그리고 저도 중상위권 대학 출신이지만... 제가 학부졸업하던 5년 전만 하더라도 연구성과가 뛰어난 연구실은 별로 없었고, 연구 여건도 확실히 탑클래스 대학원에 비해 떨어지는게 대부분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 열심히 잘 하시고 논문 잘 내는 자대 연구실에 진학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본인이 그만큼 해이해지지 않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각오만 잘 하시면 되죠.

SPK에서 학석박한 물박사다. 

진지하게 나는 학문이 너무 좋아서 대학원을 가야겠다고 생각하면 안읽어도 된다.

근데 어설프게 내가 그나마 잘하는게 공부같은데 좀 더 해서 기왕이면 박사 되고싶다 이런 애들은 한번 읽어봐라.

대학원으로 서열놀이 하는 글이 항상 있는거 보면 대학원이나 학위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이런 중요한 진로에서는 항상 현실을 잘 알고 선택을 해야한다.

가장 문제는 입학 전 생각한 대학원 생활과 실제 대학원 생활 사이에 괴리가 크다는 것이다. 

학부생 인턴? 나도 대학원다니는동안 몇명 맡아봤지만 체험판일 뿐이다.

인턴하면서 실험설계부터 논문작성까지 참여해볼 일이 많겠냐 원생도 저년차에는 선배가 하는 주제에 보조로 들어가고 교수가 시킨 주제 하는게 비일비재한데

내가 생각하는 현실적으로 대학원을 와도 괜찮은 경우 적어본다. 

1. 앞에도 말했지만 연구가 너무 좋은 경우.

- 근데 이거 바뀔수도 있다. 애초에 연구를 해본적이 없는데 어떻게 아냐? 극히 드물게 학부인턴 2,3년 하면서 좋은 저널 1저자 쓰는 애들도 있는데 (학부다닐때 우리과에 있었음) 그런 애들은 김박사넷 볼일 없지

- 그리고 대학원 졸업해도 학계에 남는 사람보다 안남는 사람이 더 많다. 니가 대학원 와서도 정말 좋은 퍼포먼스를 내고 몇년간의 포닥생활까지 한 뒤에야 연구를 직업으로 할 수 있다. 

- false-positive가 제일 많이 뜨는 케이스다. 다시 한 번 주의해라. 

2. 학위를 위해 인생의 몇년을 희생하는게 아깝지 않은 경우.

- 예를 들어서 네가 평생 일 안해도 먹고살 걱정이 없는데 학부를 SPK 못간게 한이라서 6년 7년 8년이 걸리더라도 최소한 국내 최고대학 학벌을 이력에 한줄 넣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경우라면 문제없다. 

- 돈많으면 그냥 하고싶은거 하면 되기 때문에 대학원을 와도 된다. 솔직히 맘편히 다니는 애들 꽤 봤다. 

3. 인더스트리에 박사 수요가 많은 전공을 택하는 경우.

- 요즘 핫한 ML이라던지(근데 수요공급 균형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반도체 관련연구 하는 곳 등등 가면 졸업하고 굶을 일은 거의 없다.

- 그냥저냥 대학원 다니고 졸업했을 때 제일 무난한 경우다. 30대 초반에 회사가서 과장정도 하면 학사졸에 비해 나쁘진 않다. 그래도 20대 중후반 인생 퀄리티는 훨씬 낮다.

4. 정말 꿀같은 전공을 나만 알고 있는 경우.

- 예를 들어서 모 학과는 교수들이 거의 한 랩 출신이다. 그러니까 이 분야를 개척한 원로교수가 있고 그 뒤에 학과가 만들어지니까 그 사람 밑에서 나온 제자들이 줄줄이 교수가 된거다. 

- 근데 니가 선구안이 아무리 좋아도 들어가서 졸업할때는 어떻게 되어있을지 장담못한다. 

5. 빠르게 손절하고 그 뒤에 백업플랜이 있는 경우 

-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는 생각이 있으면 들어와도 된다. 1년정도 다녀보거나, 2년해서 석사정도 따고 나가면 그렇게까지 큰 손해가 있진 않다.

6. 전공을 살짝 트는게 목적인 경우

- 3번이랑 좀 겹치는데, 예를 들어서 학부에서 생명과 하고 바이오인포매틱스 석사 한 뒤에 IT 기업 취직하는 케이스가 있다. 

- 대학원 중에 학제간전공 하는 대학원들이 있기 때문에, 경력을 좀 스무스하게 바꿀 수 있다.

이상이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연구가 뭔지 알고 있고 그게 너무 좋다는 사람은 신경 안써도 된다. 혹은 강렬한 의지를 가져서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은 그냥 무시해도 좋다. 

근데 나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지 않은데 스스로를 잘 알지 못한채로 선택을 하기 때문에 한명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써봤다.

내 개인적인 대학원 경험을 얘기해주자면, 나는 스스로 그냥 한명의 소시민일 뿐이라고 생각해서 다른 사람들보다는 각을 많이 재보고 대학원에 온 편이라고 생각한다.

직업적 연구자가 되는게 목적이 아니고,학위 따서 일반 사무직보다는 조금이라도 자율성이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authority를 갖춘다고 생각하고 대학원 원서 썼었다.

그리고 미필이라 전문연 하면 군필보다는 2년 세이브한다고 생각했었고 애초에 회사갈 생각이라 인더스트리에 가까운 공대 연구실 가서 3년차부터 산학받으면서 돈걱정 할 일 없었고 취직도 수월했다.

집에도 어느정도 여유는 있어서 빠르게 취업해야 한다는 압박도 없었다.

즉, 애초에 소소한 목표를 가지고 대학원 왔고 거의 다 내 생각대로 풀렸다.

근데 그래서 내가 만족하면서 보냈느냐? 별로.

교수님 만날 때 데이터 안좋으면 아침부터 속쓰리고, 

실험 한번 시작하면 될때까지 뽑아야하니 밤새다가 간이침대에서 쪽잠 자고, 

아무리 뭐라고 해도 말안듣는 놈 부사수로 받아서 뒤치다꺼리 해주고,

그래도 기왕이면 즐겁게 하고 싶은데 논문을 위한 논문 쓰다보면 도저히 가치를 못느끼겠고,

빨리 졸업준비 하고싶은데 과제 하나 맡아서 일년에 두세달은 그것만 붙잡고 앉아있고, 

연애도 학부생 때는 재밌게 했었는데 매일 집-랩-집-랩 하다보니 여자친구랑도 헤어지고 누구 만날 정도로 마음의 여유도 안생기고 (거기에 남자 대학원생은 인기도 진짜 없다) 

그나마 취미로 풋살이라도 꾸준히 해서 크게 건강 상하진 않았는데(경미한 우울증 증상은 있었다) 졸업할 때 쯤에 엄청 살찐 친구들도 많다.  

대학원 나오고 나니, 나는 원래 밝고 재밌는 사람이었는데 사람이 좀 염세적이 되고 피폐해지더라. 

물론 내가 애초에 대학원에 맞지 않는 인간이라서 괴로웠을 수도 있다. 그런데 대학원에 잘 맞는 인간이란게 원래 별로 없다. 몇달, 몇년 간 하나의 주제를 파고들어야 하는데, 사람은 즉각적인 보상이 없는 환경에서 꾸준히 열심히 하기가 정말 어렵다.

나는 다시 학부 졸업할 때로 돌아가면, 대학원 원서는 안 쓸 것 같긴 하다. 몸이 점점 늙는게 느껴지는데 20대 중반부터 30 넘어서까지 연구실에 있었던 기억밖에 없는게 너무 아쉽다.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9.18 6:23 PM (210.206.xxx.131)

    별로 안어렵습니다. 특수한 케이스도 있겠지만 대체로요.

  • 2. 사실

    '13.9.18 6:30 PM (175.223.xxx.55)

    이런 질문이 혹자들에게 불편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타대학 출신자라는 것이 전형시에 핸디캡이 될 수 있을지..
    전형은 공정하고 객관적이겠죠?

    졸업한지 오래 지난 아줌마라
    많이 두렵고 망설여지거든요ㅜㅜ

  • 3. ..

    '13.9.18 6:41 PM (175.114.xxx.223)

    출신 대학보다는 이전 전공과의 연관성이나 열정이 중요할 거 같아요.
    전공을 바꾼 케이스는 봤는데 같은 학교에서 대학원으로 진학한 거라서
    원글님의 경우와는 다르지만 그 친구의 경우에는 학부 졸업 전부터 그 전
    공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담당 교수님 찾아뵙고 상담도 받고 교양수업도
    듣고 그랬어요. 원글님도 꼭 진학하고 싶은 학교와 함께 공부하고 싶은 교
    수님이 있으시면 미리 연락드리고 한 번 찾아뵙는 건 어떨까요? 생각하셨
    던 거랑 다를 수도 있고 정말 이 곳이다 싶으면 원글님의 열정을 교수님께
    미리 보여드릴 수 있는 계기가 될 텐데요. 원글님이 청강이 가능하시면 혹
    시 교양 수업 청강이 가능한지 조심스럽게 여쭤보아도 좋을 거 같아요.

  • 4. 어려워요

    '13.9.18 6:42 PM (125.143.xxx.200)

    어떤 과인지는 모르겠지만
    타대학이란 것만으로도 힘든데 타과라면... 더 힘들어요.
    제친구는 고대 나와서 서울대 타과 석사 들어가려고 했는데 두번 떨어지고 다른 곳 갔어요. 미리 교수님 컨텍해서 학부수업 들으려고했는데 그것도 거절 당했어요;;; 교수님 바빠서 면담 할 시간도 없다고ㅠ 그래서 책 사서 전공필기시험 공부했는데 시험은 통과했는데 면접에서 결국 탈락..
    가려는 과가 고대엔 없어서 학교를 낮춰서 가니 한번에 합격했고 원하는 공부하니 설레여하더군요^^

  • 5.

    '13.9.18 6:53 PM (175.209.xxx.22)

    좀 이름있는 학교의 일반대학원 주간대학원 등은 힘들고요
    아마 야간이나, 특수대학원 등은 그보다는 수월할 수도 있어요

  • 6. 우와

    '13.9.18 7:00 PM (175.223.xxx.55)

    연휴에 이런 리플들..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인천에 있는 대학을 나왔지만 집은 서울이예요
    그래서 단순히 집에서 편하게 다니려고
    서강대나 이대나 숙대 중앙대 정도.. 생각중인데
    아무래도 출신학교보다 좋은 학교들이니
    우려되는 점들이 많아요

  • 7. 우와

    '13.9.18 7:01 PM (175.223.xxx.55)

    그리고 주간대학원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 8. ㅇㄹㅇ

    '13.9.18 7:06 PM (221.164.xxx.54)

    제가 출신학교와 과가 다른데 sky 중하나 일반 주간 대학원 졸업했어요 .. 출신학교는 각 대학원에서 교수님들이 비공식적으로 정한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이 가이드 라인을 통과하는 학교면 가능하구요 .. 타과인 경우에는 아무래도 연관성이 있으면 좋구요 . 예를 들면 어문계열인데 과만 다른경우 처럼 어느정도 연관성이 있어야 되구요 ..이과에서 문과로 이런경우처럼 아예 계열이 다르면 좀 힘들수도 있고, 입학 후에도 공부에 적응 못해서 졸업 못하는 케이스를 직접 봐서 공부를 잘 해낼수 있는지 지원자 본인이 잘 판단해야 되구요 .. 요즘 대학원 1차가 대부분 서류 전형이니 각 학과에서 요구하는 서류와 자격을 잘 갖춰서 지원해보심 서류통과만 되면 합격 가능성은 높아질 겁니다

  • 9. ㅇㄹㅇ

    '13.9.18 7:07 PM (221.164.xxx.54)

    그리고 각 과에서 요구하는 영어 점수나 기타 자격은 최상으로 가지고 있어야 됩니다.. 그래야 구술시험에서 장점을 피력해서 공부를 충분히 해낼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으니까요

  • 10. ㅇㄹㅇ

    '13.9.18 7:08 PM (221.164.xxx.54)

    그리고 일반대학원중에서도 학교에 따라서 타학교는 괜찮은데... 타과는 절대 금지인 곳도 있습니다.. 그러니 그런 경우에는 교수님 컨택해도 소용없구요 .. 그러니 학교와 과에 대한 정보를 미리 잘 알아 보세요

  • 11. ,,,,

    '13.9.18 7:16 PM (125.142.xxx.233)

    저같은 경우 출신대학의 대학원에 전공 바꿔 시험 쳤는데 떨어졌어요.
    학교 한단계 낮춰서 다른 학교 대학원 수월하게 붙어 갔습니다.
    면접 볼 때 교수님이 하시는 말씀이 출신대학을 몇군으로 나누어서 점수도 준다고 하시더라구요.
    저 출신대학 같은 경우 대학원에 타대생을 일정 비율 뽑는 데 정해져 있었고, 합격한 대학원은 본교생이나 타대생이나 비율 정해 놓은 것 없었어요.

  • 12. 어려워요

    '13.9.18 7:18 PM (125.143.xxx.200)

    저 위에 친구 댓글 쓴 사람인데요..
    서울대가 워낙에 ㅜㅜ 폐쇄적이라 힘들었던거같아요.

    댓글에 쓰신 대학들 생각하신다면..
    서류 통과하면 가능성 있어요~~~
    제가 조교하면서 보니..고대에도 대학원은 타대출신 많아요. 문과는 더 많고 이과도 꽤 많아요~

    가고싶은 과 사무실에 전화해서 물어보세요. 보통 대학원생들이 조교를 하니.. 시험 어떤 식으로 치뤄지는지 등등 물어보시고 교재도 추천 받아서 공부하세요~
    그리고 홈페이지 들어가서 지도교수 하고싶은 분께 컨텍 시도해보세요~~ 대부분 교수님들 공부하려는 학생.. 반기십니다^^ 홧팅이예요!

  • 13. 나는나

    '13.9.18 7:50 PM (218.55.xxx.61)

    교수님 미리 컨택해보세요. 가능여부요. 타대로 진학시 필수랍니다.

  • 14. 솔직히

    '13.9.18 8:04 PM (121.163.xxx.176)

    요즈음은 서울대 정도 제외하면 대부분의 대학원은 프래패습니다.
    다만 최소한의 내부기준은 있으니 윗분들 말대로 담당 교수분께 컨택해보세요.

  • 15. 경험자

    '13.9.18 8:11 PM (175.193.xxx.201)

    솔직히 말씀드리면, 대학원생 뽑을 때 옆에서 눈여겨 보아서 조금 아는데요...
    타대학 타전공생이 지원한다면 일단 불리합니다.
    지원하려는 대학이 출신대학보다 선호도가 높은 곳이면 더더욱요.
    그런 경우, 학점과, 그 학과에 해당하는 과목을 얼마나 학부때 수강했냐를 보는데,
    그런 과목을 전혀 수강하지 않았거나 학점이 나쁘면 제외하더군요.
    만약, 출신 학교가 지원하려는 대학보다 높은 곳이면 눈여겨봅니다.
    예를 들어, 서울대 나온 사람이 중간 정도의 학교 대학원을 지원하면 전공이 달라도 되더군요.
    물론, 관련 분야의 경력 등을 따지기도 하지만요.
    1차 서류 심사에서는 학교, 학점, 영어? 등을 보고 일단 점수를 주는 것이라
    지원하려는 사람이 특이하게 눈에 띄지 않는한 어려울 것입니다.
    아니면, 자기 소개서나 학업 계획서에 지원하려는 대학과 과에 대한 열정을 담뿍 담아서
    심사관의 눈에 띄게 하시던지요.
    왜 다른 과인데 지원하려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요.

  • 16. 아는사람

    '13.9.18 9:43 PM (119.205.xxx.10)

    서울대 대학원갔는데 연세대 원주캠. 다른사람은 고대 서창캠.
    고대 나온애는 카이스트도 같이 붙어서 놀랬어요.
    학점 괜찮으시면 도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