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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에서 벌레가 나왔다. 횟집의 실수일까? 

 참고로 도미 숙회(마츠카와 타이)는 이렇게 생겼다.

두 조리장님, 잠시 망설이더니 "하나는 홍민어고, 껍질이 붙은 건 숭어입니다. 이렇게 해봤는데 맛 괜찮죠?"라고 답하더라.
홍민어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 부연 설명을 하자면, 홍민어는 저가 횟감의 대명사인 점성어를 말한다.
점성어는 100% 중국산 양식으로 한때 말라카이트 그린과 같은 환경호르몬이 검출돼 반품한 전례가 있었던 횟감이다. 

그러니 우리가 평소 아는 '웰빙 회'와는 거리가 있다.


점성어의 붉은 혈합육은 마치 도미와 비슷하다. 그래서 도미 대신 점성어를 도미로 둔갑해 파는 횟집도 더러 있었다.

그래서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에서도 집중적으로 다루는 등 한바탕 문제가 됐지만, 도미와 점성어는 단가 차이가 크기 때문에 업자로서는 달콤한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것이다. 

 
점성어와 도미는 같은 무게라도 나오는 살점 양이 다르다. 당연히 점성어가 도미보다 월등히 많이 나온다.
업소가 비싼 도미 대신 점성어를 사용하면 무려 3배 이상의 이윤을 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점성어를 도미로 속이지 않고 판매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또한, 점성어는 100% 중국산이므로 원산지를 밝히고 팔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 손님은 내가 먹는 회가 무엇인지 잘 모르고 먹는 편이다.

사용되고 있는 횟감의 원산지도 제대로 표기하지 않으니 내가 먹는 회가 중국산인지 어디 것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점성어의 회 맛은 도미와 달라 고무처럼 질겅거리는 식감이 특징이다.

씹으면 씹을 수록 고소하고 목넘김이 좋은 도미 회와 달리 질겨서 입안에 계속 남게 된다.

또한 손으로 잡아 당겨 보면 서로간의 차이를 알 수 있다. 도미는 쉽게 찢긴다. 하지만 점성어는 살이 질겨 잘 안 찢긴다.


사실 내가 맛 본 메뉴는 도미 초밥이 아니므로 점성어가 나온다고 안 될 이유는 없다.
그런데 점성어를 먹더라도 여러모로 좋은 횟감은 아니라는 정도는 알고 먹어야 한다.

그리고 숭어를 마스까와 처리하여 냈는데 여기에 대한 나의 생각은 조금 불편했다.

살다살다 숭어를 마스까와 한 집도 처음 보지만, 그보다 기분이 상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 집은 오픈 초기에 도미를 냈다가 손님이 붙으니 도미를 없애고 숭어와 점성어로 대체한 다음 도미처럼 껍질을 익혀 냈다.

다시 말해, 손님이 도미로 착각하고 먹게끔 한 의도가 눈에 보였다는 점이 불편한 거였다.
그렇다고 이것을 서빙할 때 "이것은 숭어입니다. 혹은 점성어입니다."라고 말해주는 것도 아니고 가게 어디를 보아도 횟감의 종류와 원산지에 대해 써 붙인 것도 없었다.

한 마디로 오픈 초기에 도미를 냈다가 이제는 손님이 붙으니까 숭어와 점성어로 바꿔 일종의 '학습 효과'에 길든 손님이 계속해서 도미로 알고 먹어주길 바라는 심산인 것. 그래서 물어봤다. 


"이제는 도미를 안 쓰나요?"
"그게 단가가 워낙 비싸서요. 안 쓰기보다는 가장 비싼 메뉴에만 조금씩 넣어드리고 있습니다."

도미 단가는 이 집만 비싸게 들여 놓는 게 아니라 다른 횟집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도미 쓰는 가게는 바보일까?

​그렇다고 도미란 어종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비싼 가격도 아니다. 내 눈에는 적당히 저렴한 걸로 팔아 과하게 이윤을 챙기려는 것으로 밖에 안 보였다. 그래서 이 문제를 사장에게 말했다.

"도미 대신 다른 걸로 대체하려면, 도미에 준하는 횟감으로 대체하는 게 맞는 게 아니냐, 숭어를 껍질 채 내는 건 좀.." 

그런데 이 말은 흐지부지 됐다. 옆에서 가만히 듣던 사장은 메모를 하는 듯 마는 듯 하더니만, 계산대로 몰리는 손님 때문에 대화의 흐름이 끊겼고 나는 그 자리에 서서 멍하니 있다가 그냥 나오고 말았다.

나는 이것이 중요한 사안이라 생각하여 말했는데 사실 끝까지 들으려고만, 했다면 들었을 것이다. 

그나저나 숭어를 마스까와 해서 내놓은 의미를 횟집 사장은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인터넷에 '숭어 마스까와'라고 검색해 보면 필자가 쓴 글 외에 제대로 검색되는 문건이 많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처음 오픈할 당시 도미를 쓰다가 두 달쯤 지나 도미를 뺐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숭어 마쓰까와로 대신하였고 숭어로 알고 먹는 손님은 없었다. 이것이 내 눈에는 손님을 기만하는 것으로 보였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문제, 학공치 대가리에서 나왔다.

장식용 대가리에서 벌레가 나왔다. (그 옆에는 알 같은 것도 보인다.)

쥐며느리처럼 생긴 학꽁치 아감 벌레를 처음 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것을 보고 충격 받을 것 같아 부연 설명하자면.
이 기생 벌레는 학꽁치를 비롯해 해수어의 아가미나 지느러미에 붙어 사는 기생 벌레로 등각류의 일종이다.

학꽁치와는 공생 관계라는 설이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한 가지 참고해야 할 점은 이런 등각류는 인체에 무해하며 위생적으로도 큰 문제가 안 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손님상에 벌레가 포함된 건 문제가 될 수 있다. 비록, 
위생적으로 괜찮다 하더라도 충분히 혐오감을 일으킬 수 있는 벌레가 섞여 나온 것은 일식과 횟집에서는 있어선 안 될 부분이다. 

학꽁치 회 뜰 때 대가리는 대부분 버려지므로 문제되지 않지만, 이렇게 장식으로 사용하고자 할 때는 아가미 속에 있는 기생 벌레를 반드시 제거해 줘야 한다. 이것이 왜 문제가 될까?

설령, 벌레가 있는 줄 모르는 일반 손님이 엄한 학공치 아가미를 들춰볼 리는 없다.

그런데 학꽁치 아감 벌레는 숙주가 죽으면 밖으로 기어 나오는 습성이 있다.

사용된 학꽁치가 물 좋고 싱싱하다면 싱싱할수록 아감 벌레 또한 생생하게 살아있어야 한다.

만약에 맛있는 식사자리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데 저런 벌레가 기어서 나온다고 생각해 보라. 

그때는 어떡하려고? 

그런데 들춰서 꺼낸 벌레는 이미 죽은 상태였다. 그러니까 사용된 학꽁치 선도 역시 싱싱한 편은 아닌 거였다.

학꽁치 선도를 아감 벌레의 상태로도 알 수 있는 것이다. 본문 내용을 정리하자면.

1. 생새우를 회로 내려면 대가리는 물론, 등쪽 내장까지 제거해야 한다. 내장은 생새우 맛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2. 단가를 줄이고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업소 의지는 당연하다. 하지만 개업 초기에는 도미를 쓰던 가게가 손님 확보가 되자

    은근슬쩍 도미 대신 숭어로 바꾼 것은 좀 얌체스럽다. 더욱이 문제는 숭어를 도미처럼 보이게끔 마스까와(껍질 회)하여 

    손님으로 하여금 도미로 알고 먹게 한 부분이다. 

3. 학꽁치 장식에서 아감 벌레가 나왔다. 학꽁치 선도가 좋았다면, 저 아감 벌레는 손님이 보는 눈 앞에서 기어 나왔을 것이다.
    손님이 아가미를 들추건 말건을 떠나 혐오스러운 벌레가 손님 상에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4. 한치초밥, 원래 끈적거림이 있는 재료다. 하지만 너무 심하게 끈적해 불쾌감을 준 최악의 초밥이었다.
5. 환경 호르몬인 말라카이트 그린이 포함될 수 도 있는 중국산 점성어 좀 안 쓰면 안 될까? 

    점성어를 쓰는 횟집은 '우리 가게는 저급 횟감을 주로 취급합니다.'라고 인정하는 꼴이다.
6. 이 집은 생새우, 메카도로, 학공치, 한치에 대해 선도 관리가 필요해 보였다.
7. 회를 씹다 비늘이 세번 정도 나왔다. 아무리 대충 쳐도 회에서 비늘이 여러 번 나온 것은 문제가 있다.

    생선회 살점은 '무균'상태지만, 비늘은 온갖 잡균의 온상이다. 회를 먹고 배탈이 나는 것은 회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칼과 도마를 통해 비늘에 묻어 있던 균이 옮겨 붙는 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그러므로 비늘은 생선회를 섭취할 때 위생적으로 문제를 일으킬만한 충분한 소지가 있다.

일식은 손님을 생각하는 세심함, 재료를 다듬고 보살피는 섬세함이 없으면 유지하기 힘든 업종이다.
단순히 저급 횟감을 파는 것이라면 별 문제는 없다. 그런데 웰빙 생선회와는 거리가 있는 중국산 일부 횟감과 도미처럼 보이는 숭어 껍질 회, 학꽁치 기생 벌레 등 여러 불편한 사실이 있어도 대부분 손님은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먹는다.
회와 초밥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최소한 '내가 먹는 음식이 무엇인지'는 알고 먹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그렇게 된다면 식재료 본연의 맛을 음미하며 즐거운 식사 시간이 될 것이고. 

적어도 저급 횟감으로 적당히 때우거나 소비자를 기만하는 부분은 똑똑한 소비자로부터 철퇴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