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결정적 시기 - yeong-eo gyeoljeongjeog sigi

영어교육의 결정적 시기 가설에 대한 반대 견해

결정적 시기 가설에 부합한 조기교육의 폐해

조기 영어교육의 효과성을 검증하기 위해서 이루어진 연구 중에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로 스페인에서 진행된 연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페인은 경제나 인구 규모, 언어 환경에서 우리와 매우 유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영어권 국가와는 가깝지만 일상에서는 영어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2006년 스페인의 Munoz 교수팀은 스페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기 영어 교육의 효과를 조사했다. 영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한 8(A집단), 11(B집단), 14(C집단)를 대상으로 세 번에 걸쳐 영어 능력을 측정한 결과, C집단이 모든 영역에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는 B집단, A집단의 순서였다.

또한 Huang의 연구에 의하면, 지적으로 어린 어린이들보다 인지적으로 학습을 수행할 수 있는 준비가 된 청소년이나 성인들의 학습 효과가 높았으며, 장기간 이루어진 연구에서도 어린아이들이 성인이나 청소년들을 따라잡았다는 연구는 거의 없었다.

게다가 모국어 발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조기 영어교육은 심리적 부담감을 주게 되어 정서적인지적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영어학습에 대한 동기를 저하시킬 수 있고, 쉽게 잊어버릴 수 있다.

민감한 시기에 맞는 적기교육

미국이나 필리핀과 같이 영어를 일상적으로 접할 기회가 많은 나라에서는 영어를 배우는 시작 시기가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은 환경에서는 일찍 시작하는 것보다 오히려 충분히 모국어가 발달되고, 이해력과 인지 수준, 영어 학습에 대한 동기가 어느 정도 갖춰졌을 때 시작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Konrad Lorenz가 발견한 동물의 결정적 시기와 달리, 인간은 변화 가능한 회복탄력성이 있다. 또한 성장 시기마다 발달 단계가 있고 자신들만의 눈높이가 있다. 그러므로 각각의 발달 시기에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이 접목된다면 가장 효과적인 성장 발달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적기교육이다. 

영어 능력을 결정하는 노출 시간

영어 교육과 관련해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나라의 영어 환경이다. 우리나라는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나 일상이 모두 영어로 이루어지는 영어가 모국어인 환경도, 싱가폴이나 필리핀처럼 모국어와 함께 영어를 제2의2 언어로 익힐 수 있는 ESL 환경도 아닌, 영어 수업시간을 제외한 일상생활에서는 영어를 제대로 접할 수 없는 완전한 외국어 EFL 환경이다.

캐나다 퀘벡 주에서는 영어권 주민들의 프랑스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프랑스어 몰입교육을 도입했는데, 일반적으로 몰입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학교 몰입교육 환경에서 최소 5,0006,000시간 그 언어에 노출된다.

결국 일상에서 영어가 사용되지 않고 외국어로서 학교에서 제한된 시간 교육되는 환경에서 개인의 영어 능력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영어 노출’과 ‘영어교육 시간’이다.

언어 습득에 관련된 뇌 구조

인간의 뇌 중 가장 잘 발달한 곳은 대뇌피질이다. 그 중 영어를 말하는 뇌는 측두엽에 있는데 여기서 듣고 말하는 것이 다 이루어진다. 초등학교 시절에 가장 빠르게 발달하므로 먼저 국어 교육을 제대로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말을 잘하면 영어도 잘 배우게 되어 있다.

세 살쯤까지 감정의 뇌가 최고로 발달한다. 그런데 영유아기의 과잉 선행학습은 이러한 감정의 뇌 발달에 지장을 주어 애착장애를 초래한다.

전두엽은 주의집중 기능과 동기 부여, 종합적이고 창의적인 계획 수립 및 실행의 기능이다. 또한 인간성, 도덕성도 관장한다. 이러한 전두엽은 평생 동안 발달하는데 특히 유아 시기에 가장 빠르게 발달한다. 따라서 유아 교육의 목표는 반복적인 단순 암기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어야 한다. 전두엽은 대안을 살펴보는 인지적 융통성 기능도 있다.

언어는 단어의 단순한 연결이 아니라 생각과 감정, 철학과 같은 다양한 인지 요소가 개입되어야 비로소 살아 있는 언어가 된다.그러므로 우리말도 아닌 영어를 너무 어릴 때 가르치는 것은 좋지 않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학습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미리부터 교육시키는 경향이 있다. 중요한 이유는 다른 아이와의 비교’, 즉 경쟁의식 때문일 것이다. 끊임없이 내 아이와 다른 아이의 발달 정도를 비교하며, 조금이라도 앞서 가야만 안도하고 기뻐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또한 늦어지면 회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어릴수록 외국어를 빨리 배울 것이라는 일반적인 통념으로 인해 조기 영어교육이 만연해진 것은 이미 오래된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은 환경에서는 조기 영어 교육을 한다고 해서 아이가 원어민처럼 균형잡힌 이중 언어 사용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쉽고 빠르게 영어를 습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안수웅은어린 아동은 제 2언어를 배울 때 새로운 개념까지 학습해야 하지만, 나이가 많은 학습자는 이미 갖추어진 제1 언어의1 어휘력과 배경지식이 있으므로 제2 언어의2 새로운 언어적 상징만을 습득하면 되고, 문법적 능력과 적절한 상황으로 적용시킬 수 있는 응용능력 또한 더욱 뛰어나다고 보았다.

또한 다문화 가정의 아동은 생활의 불편 때문에 모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충족될 수 있지만, 외국어는 대부분 부모의 요구에 의해 배우기 때문에 동기 충족의 정도와 효과에도 질적 차이가 있다.

뇌 발달 측면에서도 유아 때 전두엽이 빠르게 발달하므로, 동기부여를 하고 주의집중 습관을 길러 종합적이고 창의적인 사고가 발달할 수 있도록, 단순 반복 암기가 아닌 인지적‧정서적‧도덕적 융통성 교육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말을 배우는 데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지속적인 꾸준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영어 습득은 ‘치명적인 결정적 시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시기마다 ‘가능성 있는 민감한 시기’가 있는 것이며, 오히려 인지적으로 성숙한 시기에 집중적으로 오랜 기간 노출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영어교육의  결정적 시기에 대한 생각/조기영어교육의 효과(1)

https://karapko.tistory.com/5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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