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제 수면권 - syeosdaun je sumyeongwon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가 10년 만에 ‘셧다운’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는 2021년 8월25일 ‘셧다운제 폐지 및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이용 환경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만 16살 미만 청소년이 자정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온라인게임에 접속하지 못하게 하는 게임 셧다운제는 2011년 처음 도입됐다. 청소년의 게임 중독을 막고 수면권을 보장한다는 취지였다. 실효성이 크지 않은 데 비해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약한다는 비판이 도입 당시부터 거셌다.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는 2019년 게임 셧다운제가 시행된 이후 청소년들의 수면 시간은 약 1분30초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보고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도 2021년 5월 발간한 ‘2020 게임이용자 패널 연구(1차년도)’ 보고서에서 “다른 생활시간과 비교한 결과 (게임 이용 시간과) 수면 시간 간에 유의미한 상관성이 없었다”면서 “오히려 긴 학습 시간과 업무 시간이 수면 시간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밝혔다.

정부가 셧다운제 폐지를 검토한 가장 큰 배경 중 하나는 게임 이용 환경 변화다. PC게임보다 모바일게임이 대세가 된 지 오래다. 또 밤늦은 시간 청소년의 시간과 체력을 가져가는 게 웹·모바일 게임뿐 아니라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게임 접속 시간만을 규제하는 기존 셧다운제의 실익이 더 이상 없다는 비판이 많았다. 최근 ‘초통령 게임’ 마인크래프트가 돌연 19금 게임으로 분류된 일도 셧다운제 폐지 논의에 속도를 붙였다.

다만 청소년 게임 이용 시간 제재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 본인 또는 학부모의 요청이 있을 경우 특정 시간에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게임시간 선택제’는 계속 운영된다. 정부는 기존에 게임별로 신청해야 하는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문체부 산하 비영리법인인 게임문화재단에 신청 대행을 맡기고, 부모 외에 법정대리인이나 교사,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유형의 보호자도 선택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를 보완해가겠다고 밝혔다.

정인선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코리아> 기자 

관심 분야 기술, 인간,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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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ICT 이슈

①입법조사처 "셧다운제, 청소년 수면권에 영향 못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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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청소년의 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는 확률형 아이템과 함께 게임 입법 현안 중 하나입니다. 셧다운제 폐지 법안이 여러 건 발의된 가운데 찬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죠. 이런 와중에 국회입법조사처(보건복지여성팀 허민숙 입법조사관)가 셧다운제의 입법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흐른 만큼 입법 효과와 게임시장 변화를 고려한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담겼습니다.

셧다운제 도입 당시 핵심 명분 중 하나는 청소년 수면권 보장이었는데요. 허 조사관은 셧다운제 도입으로 유의미한 청소년 수면시간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분석했습니다. 게임 과몰입 측면에서도 셧다운제가 장기적인 영향을 줬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죠. 가치중립을 지향하는 입법조사처 보고서 특성상 정제된 표현을 썼지만, 현재 셧다운제가 도입 당시 입법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린 겁니다. 허 조사관은 셧다운제 규제 대상이 아닌 모바일게임 확대라는 시장 변화가 영향을 미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게임시장 급성장과 인식 변화에도 셧다운제 폐지에 대한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는데요. 허 조사관은 개선책 모색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두 가지 사안을 제시합니다. 첫째는 모바일게임 과몰입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는 점이고, 둘째는 게임중독 예방을 위한 사후관리적 접근보다는 예방적 접근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셧다운제 폐지보다 확대 주장에 힘이 실린 것으로 읽히네요. "실효성 없는 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폐지 진영의 입장과는 거리감이 큽니다. 아직 국회는 본격적인 셧다운제 개선 입법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는데요. 산업과 교육 문제가 직결된 사안인 만큼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법안]
청소년보호법 개정안 권인숙(2111427), 정청래(2111425), 허은아(2111332), 강훈식(2111168), 전용기(2111102)

②인앱결제 강제 금지 법안, 8월 국회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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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위 여당 간사 조승래 의원(왼쪽)이 지난 17일 미국 하원 법사위 반독점소위원장 데이비드 시실리니 의원과 화상회의를 갖고 있다. /사진=조승래 의원실.

8월 국회의 본회의가 이번 주 열릴 예정인데요. 앱마켓 갑질 금지 법안(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민주당 과방위원, 관련 업계 관계자들이 적극 나섰습니다. 과방위 여당 간사 조승래 의원은 17일 미국 하원 법사위 반독점소위원장 데이비드 시실리니 의원과 화상회의를 가졌습니다. 두 의원은 온라인 플랫폼을 소유한 빅테크 기업의 갑질 행태 심각성에 공감대를 확인했는데요. 시실리니 의원은 한국 국회의 입법 규제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국제의원포럼 IGC에 조 의원을 초청하겠다고 약속했죠. 한·미 입법 공조를 위한 발판이 마련되면서 앱마켓 갑질 금지 법안의 당위성이 한층 더 강화됐습니다.

인터넷기업협회·벤처기업협회·코리아스타트업포럼·여성벤처협회는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공동서한을 법사위에 제출했습니다. 법안 심사를 앞둔 법사위원들을 압박하려는 의도죠. 디지털콘텐츠 창작자 단체들은 여야 원내대표를 만나 법안 처리를 요청했는데요.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뿐 아니라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긍정적인 의사를 밝혔다고 합니다. 법안 심사와 처리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 과방위원들과 다른 기류가 포착된 거죠. 그렇다고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입법 동의 방침을 세운 건 아닙니다. 일회성 만남에서 나온 립서비스에 그칠 수도 있죠.

인앱결제 강제 금지를 막기 위한 입법 규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지만, 여전히 법안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여권이 언론중재법 개정 강행에 나서면서 여야의 갈등이 극심해진 상황이기 때문이죠. 앱마켓 갑질 금지 법안도 상임위에서 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법안이어서 '여당 독주 법안'으로 묶일 가능성이 큽니다. 야당 반대에 부딪칠 수밖에 없는 거죠. 경쟁법 조항에 공정위가 반대하는 것 역시 입법 부담감으로 작용합니다. 결국 8월 통과 여부는 민주당 지도부 결단에 달렸습니다.

[관련 법안]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위원장 대안, 미등록) → 과방위 통과, 법사위 미상정

③미국판 '앱마켓 갑질 금지' 법안 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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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구글 플레이스토어.

지난 뉴스레터에서 미 연방상원에서도 앱마켓 갑질 금지 법안(오픈 앱 마켓 법안)이 발의됐다는 소식을 전했는데요. 의안정보시스템에 법안이 정식 등록됐습니다. 발의 소식이 알려진 날부터 며칠 걸리더군요.

법안은 앱마켓 사업자가 해선 안 되는 갑질 행위를 규정하고 있는데요. △인앱결제 강제 △타 앱마켓의 가격 및 판매 조건과 같거나 유리한 요구 △다른 결제수단 또는 타 앱마켓 이용에 대한 징벌적 조치 △적법한 비즈니스 소통에 대한 간섭 △경쟁 목적의 비공개 비즈니스 정보 이용 등입니다. 핵심 규제 내용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과 비슷합니다. 한·미 법안은 심사와 처리 과정에서 비교될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지난주 주요 법안

[발의]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안 유동수, 정무위, 2112104
법 체계 전반을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개편. 상품 검색결과 순위 기준, 이용후기 관련 정보 공개 의무화. 맞춤형 광고 사전 고지 의무 부과. C2C 플랫폼에서 분쟁 발생 시 개인판매자 연락처와 거래내역 등을 분쟁조정기구, 법원 등에 제공.

특정금융거래법 개정안 이영, 정무위, 2112119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유예기간 2022년 3월 24일까지 연장. 가상자산 시장에서 시세조종 행위 금지. 시세조종 행위 시 손실액의 3~5배 벌금 부과, 벌금 상한 5억원으로 규정.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법 개정안 정부, 과방위, 2112132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자의 이용자위원회 설치, 이용자위 심의 결과 과기부 장관에게 보고 의무화.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자의 허가취소, 사업정지 사유 확대.

이번 주 일정

[토론회·세미나]

OTT 환경에서 영상콘텐츠의 확장과 육성 방향
-24일 오후 2시, 유튜브 생중계, 임오경 의원실, 6788-7121
-발제: 이양환 콘진원 정책본부장(OTT 환경과 영상콘텐츠의 중요성), 최선영 연세대 교수(OTT시대 영상콘텐츠 IP 생태계 활성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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