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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보고 있나"…`로봇에 진심` 현대차, `로보틱스 글로벌 리더` 도약

입력 : 2022-03-24 14:51:05수정 : 2022-03-24 18:29:49

현대차 로봇 `달이`, 주총현장 등장
車기업→미래 모빌리티 솔루션기업
테슬라보다 로보틱스 `한수 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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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주총에 등장한 '달이'(왼쪽), 4족보행 로봇 '스팟', 지능형이동로봇 '타이거' [사진 출처 = 현대차]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자동차 제조기업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자체개발 로봇을 선보였다. 현대차는 24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제5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총은 150여명의 주주들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됐다.

현대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총에서 주주들과 사업전략을 공유하는 설명회를 열었다.

올해는 현동진 현대차 로보틱스랩 상무가 '로봇 지능사회 구축을 통한 글로벌 시장 선도'를 주제로 로보틱스사업의 목표 및 달성 전략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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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달이 [사진 출처 = 현대차]

이날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서비스 로봇 '달이(DAL-e)'가 주주들을 맞이했다. 현대차가 추진하는 로보틱스에 대한 주주의 이해도와 친숙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달이는 얼굴 인식, 자연어 대화 기술, 자율이동 기술을 탑재한 서비스 로봇이다. 작년 초부터 현대차 송파대로 지점에서 방문 고객을 상대로 차량 설명과 사진 촬영 등 고객응대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달이는 이날 주주들에게 손을 흔들고 "현대자동차 주주총회에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냈다. 고개를 갸우뚱하는 등 귀여운 제스처도 선보였다. 주주들이 몰릴 때는 "좀 지나가겠다"고 말하며 사람들 사이를 빠져나갔다.

현대차, 차만 팔면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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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스팟, 벡스 [사진 출처 =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 기아 등이 소속된 현대차그룹을 차만 팔던 기업에서 차도 판매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바꿔놓고 있다. 그룹의 미래 방향성도 고객, 인류, 미래, 사회적 공헌에 중점을 뒀다. 이를 위해 로봇,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스마트시티, 수소 비전 등과 같은 폭넓은 영역에서 미래 모빌리티 혁신 주도에 나섰다.

정 회장은 지난 2019년 10월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 분야로 로보틱스를 선택했다.

지난 2020년 12월 세계적 로봇 기업 보스톤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지분 80%를 인수하기로 하고, 지난해 6월 1조원을 들여 M&A를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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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 [사진 출처 = 현대차]

보스톤 다이내믹스는 4족 보행로봇 스팟(Spot), 연구용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개발하는 등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자율주행(보행), 인지, 제어 등 종합적인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다. 보스톤 다이내믹스는 올해 중 최대 23kg의 박스를 시간당 800개 싣고 내리는 작업이 가능한 물류로봇 스트레치(Strech)를 상용화하고 제조, 물류, 건설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그룹 내 조직인 로보틱스랩도 웨어러블 로봇, AI서비스 로봇, 로보틱모빌리티 등 인간과 공존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로보틱스랩은 주총에서 등장한 달이는 물론 의료용 착용로봇 '멕스(MEX)', 생산현장에서 고개를 들고 장시간 근무하는 작업자를 보조하는 착용로봇 '벡스(VEX)', 로보틱모빌리티 '아이오닉 스쿠터' 등도 선보였다.

머스크 "올해는 테슬라봇 개발 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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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봇 [사진 출처 = 테슬라]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기업' 테슬라도 지난해 8월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열린 'AI 데이'에서 인간형 로봇 '테슬라봇'을 공개했다. 테슬라에 따르면 테슬라봇은 키 172cm, 무게 57kg의 인간형 로봇이다. 8km/h 속도로 이동할 수 있으며 총 20kg의 짐을 옮길 수 있다.

머리에는 총 8개 카메라를 포함한 오토파일럿 시스템이, 심장부라 할 수 있는 흉통에는 FSD 컴퓨터가 자리를 잡는다.

다만 테슬라는 이날 로봇 모형만 무대에 비치했을 뿐 프로토타입은 공개하지 않았다. 당시 테슬라는 시제품은 2022년에 발표하고 수년 내 출시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머스크는 지난 1월 콘퍼런스 콜을 열어 "올해 가장 중요한 제품 개발은 테슬라봇"이라며 "올해는 신차 생산보다는 테슬라봇 개발에 더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차만 팔지 않는 로보틱스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뜻이다. 현대차그룹과 테슬라의 로봇 전쟁이 펼쳐지는 셈이다.

다만,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현대차가 테슬라보다 한 수 위로 여겨진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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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2.06.07 15:11 수정2022.06.07 15:11 지면B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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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CES 2022에서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로보틱스 비전 발표를 위해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 위로 등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은 ‘로보틱스’ 기술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로보틱스는 ‘로봇’과 ‘테크닉스’의 합성어로, 실생활에 로봇 공학을 도입해 생활을 편리하게 만드는 기술을 뜻한다. 로보틱스를 통해 ‘휴머니티를 향한 진보’의 가치를 실현한다는 게 현대차그룹이 내세운 목표다.

○로보틱스 기반 모듈 개발

현대차그룹의 ‘로봇 사랑’은 2018년부터 본격화했다. 현재 로보틱스 랩으로 확대 개편된 로봇 분야 전담 조직 로보틱스 팀이 만들어졌다. 지난해엔 미국 로봇업체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해 로봇 기술에 투자했다.

지난 1월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2’에서 △사용자의 이동 경험을 혁신적으로 확장하는 ‘메타 모빌리티’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한 ‘사물 이동성(MoT: Mobility of Thing)’ 생태계 △인간을 위한 ‘지능형 로봇’ 등 로보틱스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로보틱스는 더 이상 머나먼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며 “현대차는 로보틱스를 통해 위대한 성취를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플러그앤드드라이브(PnD) 모듈’은 MoT 생태계의 기반이 되는 일체형 모빌리티다. 이 모듈엔 인휠모터(바퀴 내부에 장착된 모터), 스티어링(전환장치), 서스펜션, 브레이크 시스템, 환경 인지 센서 등이 들어간다. 테이블, 컨테이너 등 어디에 붙여도 사물을 움직일 수 있다. 전후좌우 주행은 물론 360도 회전도 가능하다. PnD 모듈은 목적기반차량(PBV) 형태의 모빌리티, 물류 운송을 위한 로지스틱스 모빌리티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4개의 바퀴와 이를 연결하는 판으로 구성된 ‘드라이브앤드리프트(DnL) 모듈’을 적용한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도 로보틱스 기술을 활용한 제품이다. DnL 모듈은 각 휠이 독립적으로 기능하며, 각 휠에 장착된 모터가 몸체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 그 덕에 모베드는 요철, 계단, 경사로 등에서 몸체를 수평으로 유지할 수 있다. 휠베이스, 조향각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PnD 모듈, DnL 모듈과 같은 창의적인 로보틱스 기술이 MoT 생태계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양한 신개념 로보틱스 기술을 지속해서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로봇 개 스폿, 새벽에 순찰 임무 맡아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로봇 개 스폿은 센서, 카메라 등을 탑재해 인간 대신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다. 고온, 혹한 등 극한 환경이나 자연재해와 방사능 오염 지역 등에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근로자들이 퇴근한 새벽에도 정해진 영역을 자율적으로 순찰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기아의 ‘오토랜드 광명’에 스폿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웨어러블(착용형) 로봇 벡스(VEX)도 눈에 띄는 제품이다. 작업자의 효율을 높이고 편의성을 제공한다. VEX는 상반신을 보조해주며, 구명조끼처럼 착용해 간편하다. 몸을 뒤로 젖힌 채 팔을 들고 일해야 하는 작업자의 힘을 보조해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서비스 로봇인 ‘DAL-e(달이)’를 최초로 공개했다. 현재 현대차 송파대로 지점에서 고객 응대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에 국내 출시된 안내 로봇과 비교해도 중량이 절반밖에 안 되는 데다 친근하고 따뜻한 디자인이 특징”이라며 “얼굴 인식, 자연어 대화 기술, 자율 이동 기술을 적용해 영업지점 등 고객 응대가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