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청자 무늬 - golyeo cheongja munui

고려 청자 무늬 - golyeo cheongja munui

높고 깊은 가을 하늘, 비색

비색翡色은 고려 사람들이 만든 독자적인 색으로 우리 민족이 추구하는 가장 이상적인 색이라고 할 수 있다. 고려는 중국에서 청자의 기술을 받아들였지만 중국의 비색秘色과는 다른 독자적인 색을 만들어 그 아름다움을 완성하였던 것이다. 비색이라는 용어는 고려 인종 때 송나라의 사신으로 고려에 왔던 서긍徐兢이 기록한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 처음 등장한다. 또한 같은 시기의 태평노인太平老人은 『수중금袖中錦』이라는 책에서 비색을 갖춘 고려청자를 천하제일로 꼽고 있어 전성기 고려청자의 기술이 매우 뛰어났음을 알려주고 있다.

비색 청자의 푸른색은 빙렬(氷裂, 유약을 바를 표면에 가느다란 금이 가 있는 상태.)이 없으며 깊고 차분한 느낌을 주는 것으로 맑고 투명하여 음·양각 등의 무늬가 선명하게 드러나 무늬나 장식을 간결하고 단아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처럼 투명한 유약은 흑백으로 그려진 상감象嵌 무늬를 더욱 선명하고 밝게 보이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고려청자가 우아하고 세련된 조형미를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비색이 갖는 맑고 투명한 절대적 조건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유약 아래에 안료를 사용하여 무늬를 그리는 철화鐵畵나 퇴화堆花 기법 등도 유약이 맑고 투명하지 않았다면 나타나지 못했을 것이다.

유려한 곡선과 균제均齊의 미, 형태

그릇의 형태는 만든 곳과 사람들의 문화와 미적 감각 위에 새로운 시대정신과 양식을 반영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고려청자도 처음에는 딱딱한 금속기적인 기형이었으나 점차 유연하고 부드러운 고려적 조형으로 변화해 간다. 인위적인 위엄이나 권위, 신비감, 과장성, 논리적, 철학적 모습 등을 찾아볼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형태를 가장 이상적으로 구현하였다. 동·식물의 형태를 본떠 만든 상형청자도 인공과 장식을 최소로 줄여 자연 상태의 특징과 매력을 절묘하게 표현하여 그 아름다움이 그대로 드러나도록 하였다. 일반적인 대접과 접시 등의 그릇도 각 부분의 균형이 잘 어우러져 고려적인 부드럽고 유연한 곡선의 미를 갖도록 하였다.

도자기는 점력을 가지고 있는 바탕흙으로 형태를 만들고 이것을 높은 온도로 구워낸 것이다. 이처럼 가장 중요한 재료인 바탕흙의 특성에 적응하면서 과장과 억지가 없는 자연스러운 형태로 만들기 때문에 고려청자에서는 언제나 대지大地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도자기의 세부 명칭은 사람의 몸에 비유하여 정리하고 있는데, 입술은 구연口緣이라 부르며 항아리와 병 등 규모가 큰 그릇은 어깨肩部, 몸통胴體, 굽 다리 등으로 그 형태를 설명한다. 다시 입이 넓고 좁고, 목이 길고 짧고, 몸체가 원형인지 반원형인지, 굽 다리가 어떤 형태로 깎였는지에 따라 세부 이름이 정해진다. 이들 각 부분은 시대에 따라 변화가 있어 이를 찬찬히 살피는 것도 청자 감상의 재미라고 할 수 있겠다.

고려 청자 무늬 - golyeo cheongja munui

자연을 담은 서정적 아름다움, 무늬

자기는 실생활에 사용하기 위한 공예품으로 순수 회화보다는 대부분 당대 유행하는 무늬나 사용하는 사람들의 바람을 담아 무늬를 베풀고 있어 자기에 그려진 무늬는 그 시대의 일상생활과 문화상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고려청자에 베풀어진 무늬에서도 고려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단아하고 간결하면서 자연을 사랑하였던 고려인들의 서정적이며 시적인 아름다움을 읽을 수 있다.

고려청자의 무늬는 최대한 인위적인 것을 배제하고 자연에서 얻은 구름과 연꽃, 모란, 국화, 버들, 초목, 새, 동물 등의 자연적 특징을 살려 묘사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즉, 고려의 자연 안에 살아 있는 꽃과 나무와 새 등 자연의 모습을 직접 관찰하여 그림을 그리듯 서정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생기발랄한 생명감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상감기법이 가장 성행하던 12~13세기에는 회화처럼 사실적 소재를 선택하여 여백을 두면서 간결하게 표현하여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고려인들이 인위적인 미감보다 자연을 사랑하고 이를 청자에 담고자 노력하였음을 알려준다. 무늬는 청자의 유형을 분류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로 어떤 시문기법과 재료를 가지고 어떤 무늬와 형상으로 만들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청자의 종류는 순純청자와 상감象嵌청자, 철화鐵畵청자, 동화銅畵청자, 화금畵金청자, 퇴화堆花청자, 철채鐵彩청자, 동채銅彩청자, 흑유黑釉청자, 연리문練理文청자 등 다양하다. 이처럼 여러 가지 시문기법과 문양이 발달할 수 있었던 배경은 앞에서 설명하였던 고려만의 투명한 비색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맑고 투명한 유약은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기 때문에 모든 문양과 장식을 간결하고 우아하며 정적靜的으로 바뀌게 하는 매력이 있었던 것이다.

청자는 공예품이기 때문에 작품성도 중요하지만 그 쓰임새가 편리하여야 한다. 따라서 유색과 형태, 무늬 등의 아름다움을 갖추고 쓰임새가 편리한 청자를 가장 좋은 청자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모든 장점을 두루 갖춘 청자가 만들어지던 시기가 바로 고려 문화가 가장 발달하였던 12세기이다. 이 시기가 바로 비색이 완성되고 형태가 정제되며 상감기법이 등장하는 등 고려청자의 전성기로 가장 다양한 종류의 청자가 만들어져 고려적 풍모를 대변한다고 하겠다. 또한 동물이나 식물, 사람 모양을 본떠 만든 상형청자가 많이 제작된 것도 이 시기의 특징이다. 이와 같은 예술성과 편리성 이외에도 전래(소장) 과정의 역사성과 학문적 의미도 되새겨 보아야 진정으로 그 청자를 이해하고 감상하였다고 할 수 있겠다.

한편 청자를 비롯한 도자는 굽과 굽 받침(도자기를 가마에서 구울 때 서로 붙지 않도록 굽에 받치는 알갱이)이 시기별로 다른 형태와 종류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굽과 굽 받침은 청자를 보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므로 잊지 않고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좋은 청자를 감상하고 소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잘 보관하고 교육과 전시 등 공공 목적에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소양도 반드시 필요하다.

글·한성욱 민족문화유산연구원 부원장 사진·문화재청

고려 청자 무늬 - golyeo cheongja munui

고려청자(高麗靑磁)는 고려 문종(文宗)시대 전 후에 송(宋)의 화남 절강성 월주요(華南浙江省越州窯)의 영향을 받고 일어난 것으로서 그 변천은 청자의 발생에서 쇠퇴까지 각 기간을 3기, 300년으로 구분하는 것이 가장 타당한 방법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 구분과 해당 기간 중의 청자의 특색과는 밀접한 연관을 갖게 된다. 초기의 청자는 매우 소박한 데서 출발하여 점차 기술이 숙련됨에 따라 예종(睿宗)·인종(仁宗) 때에 이르러 이른바 비색청자시대(翡色靑磁時代)를 이루며 고려청자의 진면목을 보이는 상감청자를 낳는데 이는 순전히 고려인의 창의력에 의한 것이다. 이러한 상감청자가 다시 동철기(銅鐵器)에 접목(接木)되어 은동상감기(銀銅象嵌器)를 낳고 고려 말기에 이르러 청자는 실질적으로 쇠퇴하여 속화(俗化)되고 만다.

고려청자시대[편집]

고려 청자 무늬 - golyeo cheongja munui
 이 부분의 본문은 고려청자입니다.

고려청자의 최성기인 제2기 1150년~1250년이며 서긍의 《고려도경》의 기록으로 미루어 상감청자의 발생은 대체로 의종대(毅宗代 1147-1170년)일 것으로 추측된다. 상감법이란 자기를 완전히 건조시키기에 앞서 무늬를 음각하거나 새김판으로 찍고 그 자국에 백토(白土) 혹은 적토(赤土)를 메워 일단 초벌구이(豫磻)한 후 청자유를 발라 굽는 것인데 백토는 순백, 적토는 흑색으로 발색하여 무늬가 나타난다. 이러한 방법은 나전칠기(螺鈿漆器)에서 힌트를 얻은 듯하며 동제용기의 입사법도 같은 시기에 유행한 것으로 추측된다. 상감청자에 나타나는 무늬로는 '운학(雲鶴)·양류(楊柳)·보상화(寶相花)·국화(菊花)·당초(唐草)·석류' 등 다양한데 특히 운학문과 국화문이 가장 많이 쓰였고 국화문은 조선시대 초기까지 쓰이고 있다.

제2기의 상감청자의 특색은 상감무늬를 전면적으로 쓸 경우에는 배경으로서의 여백을 남길 여유를 보일 만큼 충분한 공간이 설정되고 있는 점과, 무늬가 단일무늬의 기계적인 반복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성격이 다른 몇 가지 무늬를 통일적으로 배열하여 화폭(畵幅)과 같은 효과를 내고 있는 점이다. 이 시기에는 상감청자 외에 무문청자(無文靑磁)나 잡유기(雜釉器)도 만들어지고 있으며 제1기와는 달리 전반적으로 유색(釉色)이 엷고 얕아진 것이 특색인데 이는 상감청자의 발명에 따라 표면의 장식효과에 관심을 두고 배면(背面)을 등한히 여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제2기의 상감청자로 연대가 확실한 작품은 명종 지릉(明宗 智陵, 1202년)에서 나온 청자상감석류문완·청자상감국화문혈이 있고 문씨묘(文氏墓, 1159년沒)에서 나온 청자상감 국화문혈·청자상감보상화문완 등이 있다. 한편 회화적인 성격이 뚜렷한 상감청자로는 청자상감죽문병(靑磁象嵌竹紋甁梨大所藏)과 청자상감모란문병이 있고 역시 형태나 시문이 뚜렷한 청자상감운학무늬매병 등을 들 수 있다.

쇠퇴기의 청자[편집]

고려청자가 쇠퇴하는 제3기(1250년-1350년)로서 그 기간은 1세기로 보나 몽골이 침입한 14세기 후반부터 시작한다면 실제로는 1세기 반이나 된다. 이른바 국가의 말기적인 증상이 미술에도 반영되어 청자기의 퇴조를 보이는데 중국 자체도 원(元)의 지배를 받게 되면서 전통적인 청자가 소멸되며 그러한 변화는 고려청자에도 미친다. 청자의 표면이 황록색조를 띠거나 비색(翡色)을 잃으면서 상감의 무늬도 산만하고 조잡해지며 같은 무늬를 반복 사용하는 등 무의미한 도안으로 바뀐다. 기형은 매병(梅甁)이 줄어드는 대신 접시류가 늘고 대접은 안이 깊어지고 측면이 평평한 광구대(廣口臺), 바닥이 좁아진 변형된 매병 등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진사(辰砂)·화청자(畵靑磁) 같은 특수한 상감청자가 만들어지는 외에 철채자기(鐵彩磁器)가 등장하기도 한다. 무늬는 시대가 내려갈수록 간화(簡化)되고 조야(粗野)해지면서 조선시대 초기의 분청사기 및 철화백자와 연결된다.

종류[편집]

청자의 종류는 대체로 세 가지로 나뉜다.

  1. 순청자(純靑磁) - 청자 일색의 무문·양각·음각·상형·투각문 등의 청자로서 상감이나 화문청자는 제외된다.
  2. 상감청자(象嵌靑磁) - 그릇이 마르기 전 무늬를 선각(線刻)하고 백토나 흑토로 메워 초벌구이 한 다음 유약을 바르고 구운 것인데 간혹 진사(辰砂=酸化銅)를 섞어서 밝은 홍색을 내게 한 것도 있다. 또 흑토상감(黑土象嵌)의 배경 위에 넓은 화판(花瓣)의 백토상감(白土象嵌)을 한 모란·보상화문을 두어 흑백의 윤곽을 인상적으로 부각시킨 것도 있고 필요한 무늬는 청자색으로 그냥 두고 배경만 깎아 백토로 메워 무늬를 노출시키는 박지문(剝地紋)이라고 불리는 역상감법도 있다.
  3. 화청자(畵靑磁)-무늬를 그리고 유약을 발라 굽는 유리화(釉裏畵) 유표면 즉 광택 위에 무늬를 집어넣는 유표화(釉表畵)의 두 가지로 구분된다. 백토나 흑토 또는 철사(鐵砂)·진사로 태토 위에 무늬를 그리고 그 위에 유약을 바르는 유리화가 태반을 이루며 이것은 중국의 도기요(宋:修武窯, 元:磁州窯) 등에서 받은 영향으로 믿어진다. 또 백토나 흑토로 그렸을 경우 그 채료(彩料)를 붓에 듬뿍 묻혀 무늬가 두드러지게 한 것은 퇴화문(堆花紋)이라고 한다. 때로는 태토 전면에 자토를 발라 배경을 흑일색으로 하고 그 위에 무늬를 백토로 그리고 청자유를 씌운 철채자기(鐵彩磁器)가 말기에 와서 생산되었는데 이것은 고식(古式)의 흑백역상감을 화문으로 나타내려는 의도에서 나온 듯하다. 유표화에 있어서는 금니(金泥)로 그릇 표면에 화문을 그리는 것인데 이는 실용이라기보다 사치를 목적으로 한 특수기로 쓰여졌고 수량도 적다.

갤러리[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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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룡 장식 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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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자비룡형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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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 모양의 연적

같이 보기[편집]

  • 고려
  • 고려불화
  • 울트라마린 (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