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재고 대비 수학문제 - yeong jaego daebi suhagmunje

올림피아드 수상 성적이 있는 합격생들은 올림피아드에서 수상했기 때문에 선발된 것이 아니라 올림피아드에서 상을 받을 만한 실력을 이용해 입시를 잘 치뤄 선발된 것일 뿐이라는 것을 꼭 주지하셔야 합니다.

학원가에서는 최소 은상은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으며 상당인과관계도 없습니다. 이런 말에 현혹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학원가에서 가장 인기있는 테크는 초등학교 5학년~중학교 1학년 동안 수학올림피아드(KMO)를 공부하고, 상이 나오면 자신의 재량에 따라 물리올림피아드나 화학올림피아드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서 바로 고등수올로 넘어가는 놀라운 학생들이 수십 명 있습니다. 

고등KMO는 KChOKPhO와 달리 중학생도 응시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시는 분들도 간혹 계십니다. 어쨌든그렇게 고생해도 자기소개서에 기재는 못합니다. 수상실적이 아닌, 문제를 보는 시각과 과학 지식을 쌓는 것을 목표로 잡는 게 좋습니다.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상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다 보니 실력이 늘고, 상을 받고 영재학교에 합격하는 것이지 '상을 받아서' 영재학교에 합격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재로 올림피아드 상이 아예 없으면서도 당당히 합격하거나 심지어 우선선발로 합격 되는 경우도 꽤 있으므로, 올림피아드에 목숨을 걸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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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할때 자신이 어떤 학교에 지원할 것인지 따져 가며 해야 합니다.. 학교별로 수학 과학의 비중, 문제 경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보통 학원 자체 교체로 창의수학이나 심화된 중학교 과정 전체를 공부하며 입시 준비가 끝날 즈음에 자신과 맞는 경향의 문제를 출제하면서도 자신의 진학 및 진로와 맞는 학교를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수학의 경우 'a급수학'이나 '하이레벨'이 영재학교 대비 중등 심화 공부에 적절한 문제집으로 꼽힙니다. 또한 서점에서 파는 올림피아드 책들(평면기하의 아이디어, 올림피아드 수학의 지름길 등)을 훑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추가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지만 수학의 정석 수학 I,II를 공부하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기본적으로 영재학교 수학 문제는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많이 요구합니다. 이는 수학올림피아드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영재학교 대비와 수학올림피아드 대비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수학올림피아드에서 나오는 특이한 문제들은 한 번쯤 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수학올림피아드의 일부 괴상한 문제들은 어떠한 형식을 모르면 풀기가 매우 힘들어지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간혹... 입니다.

이 부분을 학원에서는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곤하지요. 또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은 여기서 자유로워지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의 이전 글을 보시면 KMO에 대한 찬반 의견을 균형 있게 다룬 내용이 있습니다. 

강압적인 필수사항은 아니나 안타깝게도 수학은 사실상 선행을 해야만 합니다. 선행학습 금지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실제 시험문제를 보면 이를 믿기가 어렵습니다. 실제 영재학교 2단계 시험인 지필시험에서는 수학문제가 고등과정 확률과 통계를 알아야 수월하게 풀리는 문제가 나온 적도 있고(ex: 길찾기를 꼬아놓은 문제), 복소수 개념을 주고 풀라는 경우도 있으며, 기하와 벡터의 포물선을 알아야 수월하게 풀리는 문제나, 기초적인 정수론 개념을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온 적도 있었습니다.

, 선행 과정을 먼저 건드리고 간 사람이 문제 풀이에 수월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영재학교 대비 수학 공부를 할 때는, 학원에서 나눠주는 문제 자료들을 풀어보면서 다양한 문제 풀이 테크닉들을 익히는 것이 사실상 중요합니다.

선행을 안 하고 올림피아드 문제로 합격했다 쳐도, 선행이 안되어 있다면 영재학교 안에서 경쟁을 하게 될 때가 문제입니다. 영재학교 상위권 아이들은 정말 머리가 좋은 아이가 아니고서는 고등학교 수학과정은 다 끝내 놓은 것이 사실입니다. 

과학의 경우 호흡률에 관한 문제가 나오는 등, 고등과학 II 정도의 내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영재학교는 제시문을 잘 읽고 중학교 과정을 잘 이해했으면 다 풀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고, 실제로도 그렇긴 하지만, 당연히 미리 알던 내용을 가지고 문제를 푸는 것과 처음 보는 개념을 이용해서 문제를 푸는 것은 문제를 푸는 속도 면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선행을 해 놓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저 때는 보통 선행을 한다. 중1~중3까지의 수학을 엄청 빠르게 훑고 수1, 수2를 끝낸 다음에 KMO로 가는 빌드가 일반적이다. 미적분은 몰라도 별 지장이 없기 때문에 하지 않는다. 

 

KMO를 시작할 것이라면 이 때 중등 기본, 수1과 수2를 제대로 해 놓는 것이 엄청 중요하다. 솔직히 학원에서 가르치는 엄청 어려운 수식들이 KMO에는 잘 안 나온다. 그냥 산기, 코시, 중등기하, 그래프 기본 등만 잘 알고 있다면 대부분의 풀이를 유도할 수 있다. 내가 그걸 잘 못해서 3년간 쩔쩔맸으니 뭐 승급을 못하건 뭐건 제-발 제대로 하고 가자. 학원에 끌려다닐 필요 없다. 몇 개월 정도 늦더라도 개념만 제대로 잡혀 있으면 금방 따라잡는다.

 

여기서 할 말은 별로 없다. 대부분의 학원에서 엄청 급하게 나갈 텐데, 굳이 따라갈 필요 없고, 이 단계가 의외로 중요하다 정도로 일단 끝마치겠다.

 

KMO 공부

나는 중1~중2 사이 기간에 1년 반 정도 진행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KMO를 굳이 시키는 이유는 수학에 대한 감을 키우기 위해서인 것 같다.

 

나는 C** 학원에서 계속 진행했는데, 전 해 6월부터 12월까지는 계속 이론을 공부하면서 복습테스트를 진행하고, 12월 겨울특강부터 본격적으로 문제를 풀면서 모의고사를 마구 돌렸다.

 

나는 복습테스트는 항상 200명 정도 중에 60등, 모의고사는 대충 400명 중에 120~100등 정도 했었다. C** 학원에는 승강제가 있는데, 반을 M1, MS, A1, A2, ... 뭐 이렇게 단계식으로 만들어놓고 등수에 따라 재배치하는 느낌이다. 나는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B1에만 있었다.

 

그 과정에서 정신병 수준의 열등감에 시달렸었다. 나와 함께 시작한 친구들은 막 10등, 5등 이렇게 하면서 반을 쭉쭉 올리고 있는데, 나 혼자 열 몇개월동안 계속 같은 반에 있으니까.. 그냥 죽고 싶었다. 독서실도 거의 빼지 않았고, 수업도 거의 다 들었는데 실력이 느는 느낌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그냥 한 3개월쯤 지났을 때 때려치고 기본기를 챙기기 위해 자습하는 게 더 나았을 지도 모른다.

 

이 때 나는 정석, 에이급, 평면기하의 아이디어, 장환수학 조합 등등을 계속 돌렸다. 위에서 말했듯이, 1차 대비에는 엄청 어려운 게 필요하지 않다. 계속 노력하고 기본기만 챙겨가면 된다. 그런 면에서 저 교재들을 택한 건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이렇게 공부하고도 중1때 처음 본 KMO는 25점, 중2때 본 건 30점이 나왔다. 아마도 다른 영재고 친구들이 들으면 진짜 벌레처럼 보일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크게 보면 이 때 중요한 건 이론도, 학원도 아니다. 자신의 수학적 감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걸 공부해야 하고, 뭐를 풀어야 실력이 오르겠다라는 것이 느껴지면 학원에 붙어있을 필요가 전혀 없다. 솔직히 그 시점에서는 그냥 자습만 해도 기본은 할 것이다.

 

제일 최악은 기본기가 아예 없는 상태에서 KMO 대비를 한답시고 앉아만 있는 것이다. 자신이 이런 상황에 처해 있다면 그냥 때려친 다음에 기본기부터 다시 하자. 계속 말하지만 몇 개월 늦는 건 기본기만 잘 되어 있으면 금방 복구된다.

 

물올, 화올 대비

나는 KMO를 조지고 나서, C**에서 또 다시 영재고 입시 대비를 시작했다. 보통 6월부터 9월까지는 그냥 별 의미 없는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우리 부모님은 일단 죽어있던 나의 과학을 살려내기로 했다.

 

문제는.. 방법이 크게 잘못되었었다는 것이다. 우리 부모님은 나를 물올 학원에 일단 집어넣었다. 물리에 대한 기본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물올 학원에 가 봤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 하루 6~8시간씩 앉아 있으니까 그냥 죽을 맛이었다. 선생은 뭔지 모르겠는 말만 계속 하고, 나는 그걸 한 귀로 흘리고..

 

당연히 물올도 조졌다. 물올은 성적 통지를 백분율로 하는데, 50% 밖이면 아예 안 알려준다. 나는 50% 안에도 들지 못했다.

 

그 다음에는 화올이었다. 물리는 못해도 화학은 잘할 것이라는 근자감을 가지고 신청한 느낌.. 이때도 화학에 대한 기본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학원에 14~15시간씩 앉아있었다. 진짜 미친 것 같았다. 그냥 졸려 죽을 것 같아서 맨날 맨 뒤에서 몰래 졸았다. 이 때는 그나마 잘해서 180점 만점에 70점을 받았다. 아마 상위 40..몇퍼였을 것이다.

 

자, 지금까지의 글에서 공통점이 보이는가? 나는 기본기가 약하거나 없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시도했고, 항상 결과가 좋지 못했다. 그 와중에 학원에는 맨날 성실히 다녔다. 

 

즉, 학원은 하나도 안 중요하다. 듣는 사람이 중요하다. 기본기를 제-발 챙기자. 아마 처음 하면 그래도 영재고 대비생이랍시고 하이탑 이런거 살 텐데, 진짜 기본기가 없으면 그것도 어려울 것이다. 자존심 챙기려고 끝까지 하지 말고 기초 개념 인강 이런거 보면서 천천히 하자. (물론 자신이 똑똑하다면 저런 거 필요없다. 그냥 막 해도 다 잘 될 것이다.)

 

영재고 입시

일단 들어가기 전에, 입시를 하는 학생의 대부분은 깨닫지 못하지만 입시가 지나고 보면 깨닫는 사실이 있다.

 

"될 놈은 되고, 안 될 놈은 안 된다!"

 

잔인한 사실이다.

 

입시 판은 KMO랑 조금 다르다. 기존에 공부하던 애들이 오기 때문에, 실력 변화가 거의 없다.

안 붙을 사람이 열심히 노력해서 자기가 원래 갈 곳보다 높은 곳에 붙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원래 서울과고 붙을 것 같던 애가 그냥 공부 하나도 안 해도 붙는 경우는 많다. 처음에는 다들 서울, 경기를 지망하지만, 결국은 자기가 원래 갈 곳으로 회귀하게 되고, 보통 거기 원래 붙을 사람은 붙고 떨어질 사람은 떨어진다.

 

그렇다고 열심히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자기가 '서울과고 붙을 놈' 인지 어떻게 아는가? 만약 자기가 공부를 얼마 안 해봤다면, 정말 제대로 해서 자신의 그릇이 어디까지인지 한번 알아보자. 

그리고, 실제로 열심히 하면 더 높은 목표에 도달할 수도 있다. 다만 진짜 열심히 해야 한다는 거..

 

아쉽게도 나는 안 될 놈이었다. 1년 반을 공부했는데 KMO 30점 맞고, 과학 기본도 안 되어있는 사람이 어떻게 될 놈이겠는가.

 

영재고 입시도 KMO를 대비하는 과정과 대충 비슷하다. 전 해 9월쯤부터 시작해서, 12월까지는 개념을 하고, 겨울 특강 때부터 모의고사를 돌리면서 문제를 마구 푼다. 난 또 C**에서 대비했다. 시작할 때에는 경기과고를 희망했다.

 

반 시스템도 비슷했다. 계속 승강전을 하는데, 나는 항상 SG에 있었다. 대충 서울과고 생각 없는 애들 중에서는 제일 높은 반이라고 보면 되지만, 서울과고 반이 3개였기에 별 의미는 없었다. 등수는 전체 기준으로 500명 중에 140등쯤 했던 것 같다. 이 때도 열등감이 정말 심했다. 서울과고반 애들을 보면서 괜히 자격지심에 빠져 있기도 하고, 저 애들은 어떤 기분일지를 매일 밤 상상하면서 잠들기도 했다. 

 

본격적인 파이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매일 물화생지 하이탑을 돌리고, 학원에서 주는 수학문제를 1~2시까지 풀면서 살았다. 하이탑은 정말 좋은 선택이었던 것이, 보통 대비하는 애들은 그냥 학원만 다니고 문제집을 잘 안 푼다. 하이탑 문제만 풀 줄 알아도 어느 정도의 경쟁력이 생긴다. (물론 일정 레벨 안에서만)

 

그런데, 저 때 너무 열심히 산 것이 나에게는 독이었다. 2년 반 동안 매일 1시에 집에 들어가니까 몸이 상해가기 시작했다. 학교가 개학한 3월 초부터 중순까지 대충 2주동안 몸이 안 좋아서 학원을 다 뺐다. 사실 굉장히 중요한 시기인데, 그렇게 되어버리니까 몸과 마음이 모두 아팠다. 영재고 대비라는 건 마라톤이다. 너무 몰아서 열심히 하지 말고 꾸준히 열심히 하자. 그리고, 아침 자습이나 새벽 자습 나오라는 거 솔직히 별 필요 없다. 필요한 시간에 효율적으로 하자. 효율적으로!

 

그 시간이 지나고 3월달이 되자 학교마다 모의고사를 따로 보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경기과고 모의고사를 봤는데, 전체 140명 중에 70등대였다. 별로 긍정적이진 못했다. 학원에서 70명씩 붙지는 않으니까.. 

 

조금 고민하다가 낸 결론은, '나는 붙고 싶다' 였다. 어느 영재고든간에 가서 공부할 수 있다면 진짜 행복할 것 같았고, 그래서 바로 세종반으로 들어갔다. 5번의 세종 모의고사에서는 순서대로 학원 전체 5, 4, 3, 3, 3등을 박았다. 어이가 없었다. ㅋㅋ

 

그 뒤로의 두 달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하던 대로 공부했고, 모의고사도 계속 잘 나왔다. 그리고 무난히 합격했다. 

 

결론

이게 왜 실패 수기냐면, 나에게 투자된 시간과 비용에 비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나와 함께 공부를 시작한 친구들 중에서 거의 꼴찌 수준의 수학/과학 실력을 가지고 입시를 끝냈다.

 

솔직히, 처음부터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에 지원할 것이었다면 학원은 한 3개월 정도만 다녀도 충분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때는 기본기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붙을 수 있는 난이도였다. 에이급 수학같은거 잘 풀고, 과학 근본만 챙겼어도 점수는 비슷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