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페이스 다크나이트 - tupeiseu dakeunaiteu

영웅으로 일찍 죽거나, 오래 살아서 악당이 된 자신을 보거나. (You either die a hero, or you live long enough to see yourself become the villain.)[49]

밤은 새벽이 되기 직전이 가장 어둡습니다. 그리고 장담컨대, 새벽이 오고 있습니다. (The night is darkest just before the dawn. And I promise you, the dawn is coming.)

내가 바라는 바와 상관없어, 이건 공평한 바의 문제야! 당신은 우리가 부패한 시대에서, 부패하지 않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 틀렸어. 세상은 잔혹해. 잔혹한 이 세상의 유일한 도덕성은 확률이야. 편견도, 치우침도 없고, 공평하지. 고든의 아들도 그녀와 똑같은 확률을 얻게 될 거야. 50대 50. (it's not about what I want. It's about what's fair![50] You thought we could be decent men, in an indecent time! And you are wrong. The world is cruel, the only morality in the cruel world, is chance. Unbiased, unprejudiced, fair. His sons got the same chance she had. Fifty-fifty.)



[1] 팀 버튼 배트맨의 KBS 더빙판에서 조커를 맡은 바 있다.[2] "다크 나이트" 소설판에서 밝혀지는 사실이며, 아버지 해리의 경우 고담시의 경찰관이었는데 어린 하비를 엄하게 대해서 정신적으로 학대했다고 한다. 부모가 자동차 사고로 죽는 바람에 하비는 고아원에 들어가게 된다.[3] 쉽게 표현해 고담 검찰청장. 미국 지방검사는 선출직이라 TV로 방영될만한 중요한 사건들은 지지도를 위해 지방검사가 직접 기소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4] 이때 하는 말이 "미국 검찰 죽이려면 미국 총을 쓰셔야지".[5] 검찰과 경찰의 대립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하비는 고든 휘하의 경찰들을 믿지 못하겠다는 투로 말을 하지만 고든은 자기 부하들을 두둔한다. 하지만 이건 고든의 잘못인게 실제로 당시 고담의 경찰은 부패해있었고, 곧 투페이스로 타락하는 계기가 된다.[6] 브루스 웨인은 덴트의 행적을 보며 "고담 시에 배트맨이 필요없어지는 날이 오고 있다"고 말할 정도.[7] 그것도 그냥 모금 파티 정도 수준이 아닌게, 파티 얘기를 꺼내면서 브루스가 내 친구들이랑 모금 한 번 하고 나면, 평생 돈 걱정은 안해도 될 거요(One fundraiser with my pals; you'll never need another cent.)라고 진지하게 말해준다.[8] 브루스는 하비가 자신이 바라던 이상을 실현시켜줄 사람이라 차마 싫어하진 못하지만 질투가 나는 건 어쩔 수 없고, 하비는 브루스를 제멋대로 행동하는 한심하고 철없는 부자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레이첼이 하비의 청혼을 거절하자 마음에 둔 다른 사람이 혹시 있냐며 "제발 웨인이라곤 하지 말아줘. 그 사람은 진짜..."라고 하려다가 브루스가 들어와 그를 기절시키고 피신시킨다.[스포일러] 그가 내사과에 근무하던 시절 경찰에서 불리던 별명이 투페이스였다. 즉 이중적인 면 자체는 애초부터 내재되어 있었다는 것.[10] 첫번째로 던지고 당연히 앞면이 나오자 "다시 한번 해보지"라며 다시 동전을 던지려 한다.[11] 다만 배트맨은 이 동전이 양쪽 모두 앞면이라 절대 그가 총을 쏠 일이 없다는 것까지는 몰랐던 듯하다. 영화 상에서 I make my own chance.(내 운은 내가 만든다) 라고 힌트를 주긴 하지만 양면이 같다는 것이 대놓고 밝혀지는 건 한참 뒤 레이첼에게 던져주는 장면이기 때문. 그래서인지 덴트가 다소 억울한 듯한 뉘앙스로 잠시 자신을 변호하려 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배트맨의 말이 옳았기에 수긍한다.[12] 그리고 이 대목에서 썩어빠진 고담 경찰의 실상을 잘 알 수 있다. 판사는 조커가 매수한 부패경찰이 폭살시키고 경찰청장 역시 정황 상 매수된 경찰이 술잔에 독을 묻혀 암살, 그리고 하비 덴트의 경우 조커가 아예 부패경찰 워츠를 데리고 온다.[13] 이 때 "밤은 새벽이 되기 직전이 가장 어둡습니다. 그리고 장담컨대, 새벽이 오고 있습니다." 라는 대사를 날린다. 그리고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베인을 통해, 이 발언대로 사건이 전개된다.[14] 레이첼은 당연히 자신을 구하러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듯하다. 사망 당시 장면을 보면 레이첼을 안심시키기 위해 "우리 둘 중에 너를 구하러 갈거다"라고 말하는 하비에게 레이첼은 "알아(I know)"라고 대답한다.[15] 다만 처음 잠깐동안만 충격을 받은 모습을 보였고, 곧 배트맨이 자기를 구하러 오기보단 대의를 위해 하비를 구하러 와줬다고 잘못 해석하여 안심한다.[16] 자세히 보면 불타는 모양이 배트맨 마크이다.[17] 영화 제작기를 보면 머리카락까지는 분장으로 구현해냈지만 얼굴 부분은 모두 CG다. 아무리 분장술이 발전했다 해도 뼈가 다 드러나고 안구 돌출, 피부가 타다 못해 뚫려서 구강구조가 드러나고 피부 속 근육 조직이 보이는 것들을 구현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18] 이 동전은 자신이 배트맨이라 거짓 자백하고 연행될 때 레이첼에게 작전을 설명한 다음 던져줬다. 덴트는 반쯤 타버린 이 동전을 병실에서 발견하고는 레이첼이 죽었음을 알고 오열한다. 이 동전을 현장에서 발견하고 하비가 있는 곳에 돌려준 건 배트맨인데, 이 때 미안하다는 독백을 한다. 물론 레이첼에 대한 유감이 가장 크겠지만 그 전에 양면을 확인하는 모습이 나오므로 일전 하비가 토머스 쉬프를 상대로 동전을 튕기며 위협할 때 실제로는 총을 쏠 의사가 없었음 역시 깨달았을 수도 있다.[19] 평론가 이동진은 이 부분에서 알프레드가 앞서 언급하는 '버마에서 숲을 태워 잡은 도둑' 이야기가 지칭하는 인물이 조커처럼 보이지만 실은 하비 덴트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다크 나이트 라이브 톡에서 해설한 바 있다. 또한 한 쪽 면이 타버린 동전에 대해서 '뒷면이 생긴 동전이 아니라, 앞면이 아닌 면을 가지게 된 동전'이라는 관점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20] 앞에서는 고담의 영웅이지만 뒤에서는 경찰들의 비리도 조사하는 모습 때문에 경찰들이 붙였던 별명이다.[21] 참고로 조커가 하비 덴트를 설득 및 타락시키기 전에 조커: “그 죽은, 걔 이름 뭐더라?” 하비 덴트: “레이첼!” 조커: “아 그래 걔.” 라면서 하비 덴트의 화를 돋우는 부분이 있는데, 조커가 하비 덴트의 뇌를 분노로 일단 마비시킨 다음에 타락시키는 치밀함과 교활함을 볼 수 있다.[22] 조커의 모든 범죄들이 치밀한 계획하에 진행된 것임을 생각하면 궤변 중의 궤변이다.[23] 코믹스에선 이 고담시의 법 자체도 사실 팔코니 조직에게 유리하게끔 조작되었다고 한다.[24] 검사야 팀이 아닌 독단으로 행동하며 기소하니 인쇄된 종이를 통해 사건을 보며 수사를 하고 법정에 서면서 이 모든 게 답답할 노릇일진 모르겠지만, 사실 발로 뛰어다니는 고든 반장과 같이 실질적인 구속을 위해 제압할 조직을 꾸려야 하는 입장과 빌런을 상대해 직접 체포해야 하는 현장의 집행자인 경찰들 입장에선 현실적인 난관에 곧바로 부딪힐 수 밖에 없다. 고담에서 경찰로서 이런 빌런들 사이에 발붙이고 살기 위해 비리를 저지르는 이들이 대다수인데 하비가 내사과를 열어 흡사 저승사자처럼 경찰들을 잡아족치니 고든을 제외하곤 남아난 인물들이 없을 정도. 그래서 시장 출마를 앞선 하비에게 투 페이스라는 별명이라는 별명이 GCPD에서 나돌았다. 보험도 거지 같아서 늘 병원비에 쪼달린다 다음 참고. https://youtu.be/7-FjmJVFexw 하비는 이 도시의 법 체계는 더 이상 가망이 없다고 타락했지만, 고든은 그 이전 다크나이트 비긴즈부터 기소와 판결을 내려줄 검사와 판사가 용의자들을 풀어줘도 줄곧 경찰로서 체포를 수없이 반복해왔다. 이걸로 성질이 나서 타락하고 깽판을 치는 궤변을 정당화시키면 고든은 게리 올드만이 되었어야 한다. 불을 붙인 건 조커지만 기름통을 뒤집어 쓴 건 개인의 문제로 보인다.[25] 실제로 마로니가 조커에게 책임을 전가하자 하비 덴트는 "그는 미친 개였을 뿐이고, 목줄을 풀어준게 너다"라고 말한다. 이어서 고든도 "독인지 사탕인지는 살폈어야지"라며 대꾸한다.[26] 이때 조커가 총의 공이 부분에 손을 대고 있었다는 이유로 사실 뒷면이 나왔을 지도 몰랐다는 설이 있으나, 사실이라고 보긴 힘들다. 만약 뒷면이 나왔다면 하비는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조커부터 죽이려 했을 가능성이 높은데다, 조커가 이런 짓거리를 벌인 이유 자체가 혼란의 공평함을 내세워 하비를 투페이스로 타락시키기 위함인데 이러면 자신의 목숨은 건질지언정 이런 짓거리를 벌인 이유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조커로서는 오히려 뒷면이 나와서 자신이 죽어야 계획이 완성되는데, 덴트가 자신을 죽이는 순간 영웅도 아닌 인간으로서 마지막 선을 넘는 건 물론 조커를 죽였다는 오명과 그의 악명까지 뒤집어써서 더욱 덴트를 추락시키고 광기로 내몰 수 있기 때문이다. 조커는 자신의 목숨에 연연하는 캐릭터가 아니다. 실제로 후반부에 배트맨이 자신을 추락시켰을 때 미친듯이 웃으며 추락했다. 만약 이때 배트맨이 조커를 죽게 내버려뒀거나 덴트가 자기를 죽였다면 정의의 상징 중 하나를 타락시킨 것에 기뻐하며 죽어갔을 것이다. 그저 덴트와 조커의 행적을 더욱 묘사하기 위해 극중 전개상 앞면이 나왔을 뿐이다. 후술하지만 덴트는 레이첼의 복수를 위해 마지막 선을 기꺼이 넘어버린다.[27] 투 페이스는 레이첼의 죽음에 연관된 부패한 경찰과 그들을 쳐내지 않은 고든, 레이첼을 선택한 (것으로 오해할 수밖에 없는) 배트맨, 그 모든 계획을 수립한 조커 그리고 조커를 지원한 범죄자만을 심판의 대상으로 삼았다.[28] "나름의" 정의인 이유는 적어도 배트맨에 대한 심판은 논리적으로 부당하며 (설령 배트맨이 정말 하비를 선택했더라도 모두를 살리지 못하는 조건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뿐이다) 고든이 죄인이라 치더라도 그를 심판하기 위해서 그의 무고한 가족을 죽이려 들었기 때문이다. 즉, 투페이스가 추구하는 정의가 (그가 검사 시절에 추구했던) 실제 정의가 아닌 빌런 투페이스만의 뒤틀린 정의였다고 할 수 있다. 하비 덴트에겐 사랑하는 연인 레이첼을 잃는 것이 죽음보다 더 한 고통이었다. 즉, 이 과정에서 타락한 빌런 투페이스는 '가족을 잃는 고통' 역시 그 자에게 가해질 수 있는 형벌 중 하나로 정의하게 된 것이다. 자신한테도 그랬으니까. 그 과정이 고든의 어린 아들이 겪는 건 정의가 아니란 건 중요한 게 아니다. 왜냐면 레이첼이 억울하게 죽은 것도 정의가 아니었으니까. 엄밀히 말하면 투페이스의 목적은 정의가 아닌 공평함, 즉 당한 대로 갚아주는 것에 가깝다고 볼 수 있으며 그렇기에 투페이스가 안티히어로가 아닌 빌런이라고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29] 특이하게도 동전을 던지지 않고 바닥에 돌린 유일한 장면.[30] 이 때, 마로니를 자동차로 안내하던 마피아 부하 하나를 덮치는 부분이 짧게 장면을 스쳐지나간다. 정황상 이 부하 역시 동전 뒷면이 나와서 투 페이스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보인다.[31] 운전기사를 심판한 이유는 자신의 규칙을 철저히 지키면서도 마로니를 죽이고 싶은 자신의 복수심에 규칙의 헛점을 파고든 것이다.[32] 이 때 총을 쏘기 전 안전벨트를 착용해서 차량 전복에서 투페이스는 멀쩡할 수 있었다.[33] 라미레즈는 비록 변명을 하긴 했지만 진짜로 죽일줄은 몰랐다면서 눈물을 흘리며 사죄를 한 유일한 범죄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면이 나오니, 한방 먹이고 풀어줬다. 사랑하는 연인 레이첼을 납치해 폭사하여 죽게 만든 범인인데도! 참고로 레이첼을 납치한 것 외에도 이 장면 바로 전에 투 페이스의 협박으로 고든의 가족들을 납치하는 데에 일조한지라(정확히는 투 페이스에게 협박당했다.) 투 페이스는 이 장면 내내 라미레즈를 굉장히 경멸하고, 동전의 앞면이 나오자 세상 꺼저라 한숨 쉬고는 (일단은 “운”에 충실해야하니) 비록 풀어주지만 주먹을 거하게 날렸다. 앞서 라미레즈가 정말 죽일 줄은 몰랐다면서 사죄를 했다고 하긴 했지만 변명에 가까운게 매수당한 다른 경찰들이 그동안 한 행태(경찰국장 독살, 서릴로 판사 폭사)로 봤을 때 죽일 것이라는 걸 몰랐을 리가 없다. 사실 이 부분에서 이미 하비는 연인에 대한 복수심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뒤틀린 신념으로 행동하는 빌런이기 때문에 레이첼의 복수를 할 기회를 포기한 것. 정작 이번 사태 경찰 관련자 중 책임이 가장 적은 고든을 사실상 죽일 태세로 몰아붙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34] 영화 말미에 고든에 의해 하비가 총 5명을 죽였다는 걸 알 수 있는데 각각 하비가 고담 병원에서 탈출할 때 조커에 의해 희생된 흑인 형사, 술집 주인, 하비를 납치한 형사, 마로니와 그의 운전기사이며 하비와 라미레즈의 만남 때 살인은 일어나지 않았고 이때부터 하비는 레이첼의 죽음으로 인한 복수가 아닌 상실감과 증오심으로 인해 마음이 뒤틀린 투페이스라는 빌런으로 바뀌게 되는 장면임을 알 수 있다.[35] 영화 초반 하비 덴트는 고든에게 당신 부하들을 못 믿는다고 말하자 고든은 그런 덴트에게 정의감에 불타서 안 건드린 형사가 없지 않느냐며 반문한다. 결과적으로는 고든이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자기 부하들을 너무 믿어버린 잘못이긴 하다. 이미 배트맨 비긴즈 때부터 고담 경찰은 썩을대로 썩은 집단인데 본인이 그걸 잘 알면서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믿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비긴즈에서부터 계속 언급되는 것처럼 사실상 부패경찰을 제외한다면 고담을 통제할 경찰력 자체가 사라지는 수준이며, 비긴즈 시절 고든의 계급은 경사와 경위 사이다. 한국으로 치면 파출소 소장급의 말단이다. 무엇보다 경찰이 사실상 빌런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프락치 노릇을 벗어나 완벽한 한패가 될 정도로 타락했을거란 생각은 고든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애초에 그런 경찰들을 거르기 시작하면 고든이 운용할 수 있는 인력이 전무했을것이다.[36] 배트맨이 브루스 웨인이라는 사실은 소수를 제외하고 아무도 알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3명 중에서 가장 큰 희생을 겪은 사람은 브루스 웨인이다. 배트맨으로서의 자신,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레이첼 도스, 자신을 대신해 고담에 빛을 선사할 하비 덴트 모두를 잃었다. 자신의 정체를 밝힐 수 없어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는 그의 처절한 자괴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37] 이때 자신이 브루스 웨인이었음을 밝혔으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흥미로운 가정이 생긴다. 아캄 나이트에서 허쉬와 대치하게 되었을 때 이 상황과 어느 정도 유사한 상황이 형성되는데, 이때 배트맨은 얼굴을 보여주고 허쉬가 당황한 사이 그를 제압한 바 있다.[38] 부정과 부패, 검사와 경찰, 하비와 고든의 못난 팀원들로 하여금 일어난 사건들에 마로니 구속 여부를 두곤 서로 잘잘못을 따질 수 있겠지만 사실 지방 검사 하비가 타락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약혼녀였던 레이첼 도스 때문이고, 이 영화 통틀어서 고든이 하비에게 가장 잘못한 점은 바로 고든 자신만큼은 본인의 죽음을 위장했다는 점이었다. 조커가 청장, 여판사, 하비를 노리기 시작했고, 조커의 다음 타킷이 고든 본인일 것이 확정되자 자기의 소중한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은 말 그대로 사라져버렸고, 이로 인해 하비와 나란히 레이첼 도스가 희생되었다. 가족들에게까지 순직했다고 속여 나중에 아내 바바라가 고든의 뺨따구를 때려주긴 한다 고담시 시장을 대신해 총을 맞고 죽은 척 SWAT 팀의 일원으로 위장해 배트맨으로 몰린 하비를 구한 한편, 직후 레이첼이 하비가 누누이 신뢰가 안 간다고 경고해 온 본인 팀원으로부터 납치되어 폭발에 휘말려 사망까지 했으니 이 점만큼은 제 아무리 고든이라도 할 말이 없다. 고담시에 단련되어 내성이 생긴 강단있는 고든이 그 성깔에 하비와 초반부엔 고집불통스럽게 말싸움을 하다가도 후반부부터는 죄책감을 떠안게 된 것도 바로 그 때문. 결국 고든이 아내와 아이들을 지켰을 진 몰라도 약혼녀를 잃게 된 하비를 지키진 못했던 것이다. 따라서 고든의 가족들 또한 직간접적으로 이걸로 책문당하게 된다. 하비도 고든의 가족 전부를 몰살할 생각이 아니라 정확히 딱 한 명, 자신이 약혼녀만큼이나 아꼈던 가족 하나를 본인처럼 잃게 만들어 그 비통함을 안겨주려던 것이다. 하비는 고든도 살아남아서 타락한 자신만큼이나 분노하기를 바랐기 때문에 배트맨에겐 총을 쐈을진 몰라도 고든에게는 절대로 총구를 돌리진 않았다.[39] 고든은 부패경찰의 존재를 믿지 않고 몇 번이고 이에 대해 경고한 덴트를 무시해서 일이 터진만큼 직접적인 책임이 있고 개인적인 유감도 있었지만 배트맨의 경우는 레이첼의 사망에 그만큼의 책임은 없다. 굳이 꼽자만 배트맨이 레이첼을 구하려 했다는 걸 모르는 덴트 입장에선 레이첼 대신 자신을 택해 구하려고 왔다는 게 죄목이 된다는 거라 미묘하다. 간발의 차이로 안면이 불타긴 했지만 어쨌든 배트맨은 자신의 생명의 은인이기 때문. 물론 왜 자기를 구하려 왔냐며 멘붕하고 불탄 동전을 보며 오열하는 모습을 통해 자신의 목숨 이상으로 소중히 여겼다고 볼 근거는 있으나, 어쨌든 그 배트맨 덕분에 살아남은 목숨으로 (시간이 한정돼 있었고 배트맨이 분신을 써서 둘을 동시에 구하러 갈 수 없었음에도) 자신을 구했다는 죄로 심판을 내리려 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레이첼을 가장 극력 지킨 자신까지 심판대상으로 놓고 동전을 튕기기 때문에 크게 불합리해 보이지는 않지만.[40] 웃긴 건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도 이런 언급이 나오지만 하비의 일을 계기로 고든이 고담 밖 다른 도시로 가족들을 전부 피신시키게 되었고, 코믹스에선 아들 제임스 고든 주니어가 아버지의 손길을 떠나 살은 그 여파로 갖은 사고를 쳐대다가 결국 고든의 이 아들 또한 조커의 농락에 의해 타락하여 고담시에 손 꼽히는 악독한 싸이코패스 빌런이 된다. 어찌되었든 고든의 가슴에 못 박는데 성공은 한 셈.[41] 혹자는 투페이스의 죽는 순간 투페이스의 생존을 암시하는 동전이 앞면이 나왔다는 아이러니로 투페이스의 이분법적인 흑백논리를 비판한다는 해석을 하지만, 이런 해석에는 심각한 오류가 있다. 투페이스는 배트맨에 이어 이미 자신의 운명을 동전을 통해 결정한 직후란 사실이다. 또한 배트맨에 의해 떨어지기 직전에 던진 동전은 고든의 아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동전이었고 이는 동전이 던져진 이상 뒤바꿀 수 없는 전제다. 결정적으로 만약 본의든 자의든 투페이스만 동전이 두번 던져졌다면 투페이스가 주장해온 공정한 운이라는 철학을 스스로가 부정하는 상황이 되어진다.[42] 배트맨이 죄를 뒤집어쓰지 않았더라도 고담에서 배트맨이 온전히 영웅 대접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먼저 배트맨 비긴즈에서의 활약을 기점으로 마피아들의 악행이 줄기는 했지만, 그를 따라하는 배트맨 민병대가 등장하여 소란을 일으키는 데다가 배트맨더러 정체를 공개하라며 조커가 무고한 사람들을 5명이나 죽이는 동안 함구하여 여론의 지탄을 받았고, 비록 위장이긴 했지만 고든 경감의 죽음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줬다. 후반부에는 비록 인질의 목숨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행동이었으나 SWAT를 때려눕혔다. 그리고 고든이 조커에게 사망한 줄 알고(사망을 위장한 것이었지만) 고든의 아내가 오열하며 배트맨에게 하는 절규인 "당신이 고담에 어둠을 몰고 왔어!"는 당시 시민들의 여론을 알 수 있는 대목. 게다가 아내의 말이 딱히 틀린것도 아니기에 더 무서운 부분이다. 배트맨이 등장했기에 원래는 평범한 마피아였을 조커가 진정한 혼돈의 화신으로서 각성하였기에 배트맨이 고담에 정의와 함께 그 정의보다 거대한 어둠을 가져온 셈이다.[43] 찢어지면서 사진 속 하비 덴트의 얼굴이 좌우로 나눠져 '투 페이스'를 상징한다. 소설판에서는 베인이 사진을 찢는 것이 아니라 불로 태워버리는 것으로 묘사되었는데, 이 또한 하비가 화상으로 인해 투 페이스의 외형을 갖추게 된 것을 고려하면 같은 맥락이다.[44] 이때만 해도 조커 본인이 나선다는 뜻인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하비 덴트를 투페이스로 만들어 풀어놓는다는 뜻이었다.[45] 따지고보면 여러번 농락한 셈이다. 배트맨에게 덴트는 정의를 세우기 위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존재였으나 자신의 사익(사랑하는 여자를 살리겠다)을 위해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를 포기했다. 배트맨과 평범한 경찰의 기동력 차이를 생각하면 경찰들에게 맡겨둔 반대쪽은 죽게 놔두는거나 마찬가지고, 실제로 배트맨이 덴트쪽에 나타나자 배트맨, 덴트 모두 레이첼은 이제 죽었다고 생각했다. 즉, 배트맨은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정의를 포기했는데 오히려 비웃듯 정의를 포기하면서까지 아끼던 여자를 죽게 한 꼴이 됐고, 그렇게 구한 정의의 상징까지 최악의 형태로 뒤틀려 스스로 죽이게 됐다.[46] 다크 나이트 라이즈 초반부의 브루스 웨인은 여러가지 이유로 폐인 상태였지만, 하비 덴트를 자신이 죽여버렸다고 생각한 탓은 아니었다.[스포일러2] 의도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후속작에서는 기묘하게도 거의 동일한 구조로 배트맨 자신이 목숨을 구원받는다. 빌런의 손에 의해 배트맨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순간 그 빌런이 아군에 의해 사살됨으로써 배트맨이 살게 된다. 그 구원자가 이를 꺼렸는지 여부는 차치하고, 상황이 급박해서 죽이는 것 외의 수단이 없었다는 점도 유사하다.[48] 그렇기에 하비가 왜 내 말을 안 듣고 이 꼴을 만들었냐며 고든에게 따지자 고든 또한 결국 할 말을 찾지 못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49] 실질적인 의미는 다음과 같다. "영웅으로서 죽지 못하면, 오래 살아서 네 자신이 악당이 되는 걸 봐야 해." 한때 정의로운 일을 하며 영웅으로 추앙받더라도, 권력과 찬양이 길어지게 되면 타락에 물든다는 인간의 본질을 꼬집는 의미로 보인다. 참고로 식당에서 레이첼, 브루스 웨인과의 대화할 때 '고대의 로마를 철권 통치한 인물'을 언급 한 바 있다.[50] 직역으로는 배트맨의 단도직입적인 질문(you don't 'want' to hurt the boy)에 단도직입적으로 대답함과 동시에 자신의 발언권을 가져오는 깔끔한 맛이 잘 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