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발전 허와실 - taeyang-gwangbaljeon heowasil

솔라커넥트 뉴스레터 외부 필진 김지석 소장 칼럼 ①

<6년차 태양광 발전사업자가 느낀 태양광 발전사업의 장·단점>

태양광발전 허와실 - taeyang-gwangbaljeon heowasil

나는 상업용 태양광 발전소 3개를 운영하고 있다. 20kW짜리는 2014년 8월부터, 99kW짜리는 2015년 8월부터, 995kW짜리는 2018년 1월부터 운영 중이다. 2019년 실적은 아래와 같다.

20kW

99kW

995kW

발전량

25,741kWh

127,309kWh

1,366,635kWh

발전시간

3.53시간

3.52시간

3.76시간

매출(부가세 제외)

500만원

2,215만원

24,567만원

경비 지출

12만원

(모니터링 서비스)

84만원

(안전관리인, 인터넷)

정산중

수입

488만원

2,131만원

정산중

글을 쓰고 있는 2월 7일, 오늘 발전량은 공주유선태양광 (부모님댁 옥상에 설치한 20kW 태양광발전소) 66kWh, 수현태양광 (농지에 설치한 99kW) 361kW, 승현태양광 (임야에 설치한 995kW) 2,825kWh를 기록했다.

오늘 SMP는 82.78원이고 20kW, 99kW 발전소는 1REC 당 69,900원으로 12년 장기계약을 체결해 두었다. (하필이면 REC가격이 뚝 떨어졌던 2015년 상반기에 장기 계약을 해서 당시 기준 대비 낮은 가격에 계약했다.) 오늘 SMP, 발전량, REC 단가, RPS 가중치를 모두 감안하면 20kW 발전소는 1만 2천원, 99kW발전소는 6만원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995kW 발전소는 1kWh 당 178원으로 20년 장기계약을 했는데 가중치 REC 1.02가 적용되어 실제로는1kWh당 약 180원 정도에 정산 받는다. 오늘 995kW 발전소 매출은 50만원이 조금 넘었다.

태양광은 대박도 없고 쪽박도 없다. 겨울이고 흐린날이어서 오늘 매출은 평균치를 밑돌았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평균치를 계산하면 연간 매출은 일정하게 나온다. 올해도 20kW 발전소는 약 500만원, 99kW 발전소는 약 2,000만원의 소득을 만들어 줄 것이다. (995kW 발전소는 PF 금융으로 만들어서 올해까지는 별다른 수익을 만들어주지 않을 것이다. 금융 조건이 복잡하다.)

발전소 소유주로서 하는 거라곤 가끔 모니터링 사이트를 들여다보면서 발전량을 확인하는 것과 매달 홈택스 사이트에 들어가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것 정도가 전부다.

초기에는 여름에 뜨거워지는 패널을 어떻게 식힐 것인가 겨울에 쌓이는 눈을 어떻게 빨리 치울 것인가 이런 고민을 했었다. 그런데 5년 넘게 운영해보니 호들갑 떠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걸 알게 되니 마음이 더 편해졌다. 발전왕 서비스에 가입하고 나서는 발전량도 문자로 받아보게 되어 이제는 모니터링 사이트도 잘 들어가 보지 않는다.

한가지 억울한 건 있는 내가 경험한 사실 그대로 얘기해줘도 사람들이 잘 믿지 않는다는 점이다. 관리할 게 없어서 없다고 얘기해 주면 의심의 눈으로 쳐다본다.

2014년 8월부터 운영한 20kW 발전소는 아직까지 인버터, 접속반, 패널 모두 멀쩡하다. 인버터는 보통 보증기간이 5년인데 수명은 10년 정도를 본다. 몇 년 안에 인버터 교체 비용이 한번 들어가긴 할 텐데 그건 감당하면 그만이다.

99kW 발전소는 연초에 99kW 발전소 안전관리인으로부터 인버터 이상이 의심된다고 연락이 왔는데, 설치 업체의 진단 결과 인버터가 아니라 접속반에 문제가 있었다. 2015년 8월부터 운영한 발전소인데 약 4년 반 만에 수리 비용이 들어갔다. 부가세 포함해 143만원을 지급하고 교체했다. 원래는 더 오래 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보증기간은 지나서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99kW 발전소로 4년 반 동안 번 돈이 9,000만원 정도 되니 143만원 정도 비용이 발생한 건 큰 타격은 아니다.

995kW 발전소는 작년에 인버터 하나가 꺼졌다 켜졌다 하는 증상이 있었는데, 보증 수리 기간이어서 수리 비용이 들지는 않았다. 대신 증상 파악을 늦게 하는 바람에 매출 손실이 좀 있었다. 혹시 재발할까 걱정되어 한동안 하루에 한두번 정도 모니터링 사이트에 접속해서 에러 메세지가 뜨지는 않았는지 확인하고 있다.

처음으로 이상이 생겨서 수리비가 나간게 조금 속상하긴 하지만 이정도 빈도로 문제가 생긴다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신문이나 TV를 보면 태양광 발전소는 바람 잘 날이 없다. 태풍이 불면 날아가고 비가 오면 무너지고 REC 가격이 폭락해서 이자도 낼 수 없고 허가가 나지 않아 사업이 무산되고 중국산 저가 패널이 판치고 재활용이 안돼서 엄청난 환경 문제를 유발한다고 한다. 유튜브에는 한술 더 떠서 태양광 때문에 나라가 망할 것처럼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기사와 유튜브는 아주 일부 내용만 가지고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보여주는 경우가 아주 많다. 태풍이 불어서 망가진 발전소는 일년에 몇개 되지 않는다. 폭우에 무너진 발전소도 손에 꼽는데 이렇게 되는 건 부실공사 때문이지, 태양광이기 때문이 아니다. 폭우에 손상을 입는 시설은 아주 많다, 도로, 건물, 하수도, 방파제 등등. 태양광 발전소도 아주 가끔 그런 피해를 입는데 과도하게 주목받고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2019년 기준 태양광 장비의 국내산 비중은 지난해 대비 5%가 오른 78.7%였다. 장비의 대부분은 국산 또는 국내 브랜드 제품이다. 그리고 설령 중국산 패널로 발전소를 만들었다고 해도 국산 햇빛으로 국산 전기를 만든다. 태양광 발전소가 늘어날수록 화력발전소 또는 원자력 발전소를 돌리기 위해 해외에서 사오는 석탄, 천연가스, 우라늄 수입을 줄이는 수출 대체 효과가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태양광 사업자는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에 큰 기여를 한다고 볼 수 있다.

태양광 발전소를 여러 개 보유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장점은 ‘여유’다. 자영업을 한다면 내가 직접 일을 하든 아르바이트를 쓰든 내 시간과 신경을 써야 하는데, 태양광 발전소는 그런 게 없다. 원룸을 사서 임대해도 세입자와 충돌, 월세 입금 지연, 시설 손상에 대한 책임 공방 이런 문제가 생기기 마련인데 태양광은 그런 게 없다.

관리에 들어가는 시간도 없고, 신경도 안 써도 되고, 신경을 쓸 수 있는 일도 없으니 마음이 여유롭다. 날씨는 내가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REC 가격 변동이라는 문제도 고정 계약을 해놓거나 한국형 FIT를 받으면 SMP, REC 가격 변동과 상관없이 일정한 금액이 통장에 들어온다. 매달 일정 금액이 들어오니 생활도 여유로워진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사람을 대하고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가는 게 조심스러운 요즘 느끼는 태양광 발전소의 또다른 장점은 대면 접촉이 없는 사업이라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지인들 중 학원 등 사람들이 방문해야 매출이 나오는 사업을 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태양광 발전소는 그런 게 전혀 없다.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나타나는 상권 붕괴 이런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요즘은 예전보다 토지를 계약하고 허가를 받아서 태양광 발전소를 만들기가 좀 어려워졌다고 한다. REC 가격도 하락해서 같은 규모의 발전소를 만들어도 매출이 예전만 못하다. 하지만 공사비도 많이 하향 안정화되었고 한국형 FIT에 해당하는 시설은 20년 고정 계약이 가능해 수익이 매우 안정적이다.

본인이 소유한 건물, 축사, 토지에 사업이 가능한데 막연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제대로 알아보지 않는 분들은 제대로 한번 알아볼 필요가 있다.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완성해서 운영을 시작하면 삶에 ‘여유’를 준다.

* 위 글은 필자 개인의 식견과 견해에 기초해 작성된 글이며, 세부 의견은 솔라커넥트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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