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 마르소 영화 다시보기 - sopi maleuso yeonghwa dasibogi

소피마르소 라붐/라붐2 다시보기

소피마르소가 주연을 맡았던 80년대 영화, '라붐'

라붐의 원 뜻은 일종의 학생들의 '파티' 라는 의미인데요.

라붐2가 이어서 나올 정도로 대히트를 쳤었던 작품입니다.

▽ La Boum, 1980

 ▽ La Boum 2, 1982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가 없이, 소피마르소가

청소년들의 우상이 됐을 정도루요.

그 당시 소피마르소의 팬들은 지금도 소피마르소를

잊지 못합니다.

저도 너무 오래전에 봤었던 영화라 가물가물하군요.

최근 국내 개봉한 소피마르소가 엄마로 출연한 영화

'비밀일기'가 21세기 라붐이라고 비교되고 있어서

다시금 라붐을 추억하고자 이 포스팅을 올리게

되었답니다.

마티유(알렉산더 스텔란 분)은 워크맨의 헤드폰을 빅(소피마르소 분)

의 귀에 끼워주고 '리얼리티(reality)'에 맞춰 즐겁게 춤을 추는데...

빅은 필립이라는 멋진 가이에게 맘이 끌리나, 오해가 생겨

서로 떨어지게 됐는데...빅이 역으로 달려오고 필립이 이를

발견하자마자 열차에서 뛰어내려 둘은힘껏 포옹하는데....

소녀 소피마르소의와 함께 추억속으로~

◀ANC▶

소피 마르소, 음악 '리얼리티' 하면 떠오르는 영화, 라붐이 30년 만에 국내에서 공식 개봉했습니다.

영화 보면서 "그 땐 그랬지" 하게 하는 추억의 영화가 극장에 잇따라 내걸리고 있는데 왕종명 기자가 소개합니다.

◀VCR▶

시끌벅적 댄스 파티, 라 붐.

소년이 소녀의 귀를 헤드폰으로 막고 둘 만의 교감을 나눕니다.

13살 아이들 사랑 놀이에 왜 그렇게 심장이 두근거렸는지, 잊지 못할 러브 신이 된 이 장면은 30년 넘게 여기저기서 재연됐습니다.

프랑스 소녀 소피 마르소는 수 많은 소년들의 첫사랑 아이콘이었고, 국내에선 브룩 쉴즈, 피비 케이츠와 함께 책받침 여신으로 남아있습니다.

13살 아이들의 흡연과 키스 장면.

1980년대 초엔 도저히 용납 못할 내용이라 극장 개봉 대신 7백명 초청 시사회만 가졌던 라 붐이 30년 늦어 이번 주 지각 개봉했습니다.

◀SYN▶ 이지숙/관객
"30년 후 영화를 보니 거기에 나오는 엄마, 제가 지금 아이가 있는데 아이의 입장에서도 보게 돼요."

레옹 4만2천 명, 러브레터 3만 8천명, 시네마천국 2만 4천명.

향수를 자극하기 위해 올해 재개봉한 옛 영화들 성적표입니다.

그리고 8월의 크리스마스, 터미네이터2도 극장에 다시 걸릴 예정입니다.

◀SYN▶ 강상욱 이사/영화 수입사
"복고 붐이 불면서 극장에 잘 가지 않던 40대, 50대가 자발적으로 극장에 찾아가게 됐습니다."

예전 영화 한 편, 다시 보는 걸 넘어 그 영화, 처음 보던 그 시절의 나로 돌아가게 하는 스크린 속 추억 여행은 계속됩니다.

MBC뉴스 왕종명입니다.

[씨네멘터리] 아듀, 장 뤽 고다르… 다 잘된 거야

소피 마르소 영화 다시보기 - sopi maleuso yeonghwa dasibogi

19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 출간된 어느 영화 서적 표지에 쓰였던 것으로 기억하는 인상적인 사진이 하나 있습니다. 선글라스를 쓰고 담배를 입에 문 채 필름을 들여다보고 있는 한 영화 감독. 영화는 '감독의 예술'임을(요즘엔 그때그때 다른 것 같습니다만)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유명한 사진. 바로 누벨바그의 기수이자 '현대영화의 시작'이라고 일컬어지는 프랑스의 영화 거장 장 뤽 고다르의 젊은 시절 모습입니다. LA에서 '오징어 게임'의 낭보가 전해지던 날, 스위스에서 비보가 날아들었습니다. 장 뤽 고다르 91세로 사망. 1930-2022. 사실 너무나도 전설적인 이름이라 장 뤽 고다르 감독이 타계했다는 뉴스에 잠깐 어리둥절했습니다. 아, 이분이 아직 생존해 계셨구나. 장 뤽 고다르는 영화를 재발명했다는 평가를 받는 감독입니다. 영화사에 길이 남을 데뷔작인 “네멋대로 해라(1959)”는 점프컷과 들고 찍기(핸드헬드), 배우가 카메라를 응시하며 말하기 등 새로운 영화 문법으로 미국의 영화감독 D.W. 그리피스가 정초한 이래 (지금까지도) 세계영화계의 표준이라고 할 수 있는 할리우드 고전 영화의 문법을 뒤흔들었습니다. 미드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케빈 스페이시가 카메라를 쳐다보며 시청자에게 직접 말하는 장면은 장 뤽 고다르의 유산인 것이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장 뤽 고다르의 타계 소식에 “국보를 잃었다”며 애도했습니다. * * * 우리에게 친숙한 프랑스의 영화인이라면 또 누가 있을까요? “라붐(1980)”, 유 콜 잇 러브(1989) 의 소피 마르소를 으뜸으로 꼽을 수 있지 않을까요? 한때 중고생들의 '책받침 여신'이었고 한국 TV광고에까지 나왔던 적이 있으니까요. 때마침 오랜만에 소피 마르소 주연의 영화 한 편이 국내에서 개봉했습니다. 제목은 “다 잘된 거야”. '끝을 선택하고 시작된 조금 다른, 작별'이라는 카피가 인상적인, 프랑소와 오종 감독의 지난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입니다. 뇌졸중으로 갑자기 쓰러져 얼굴 한 쪽과 오른쪽 신체가 마비된 아버지 앙드레. 때로는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게 된 아버지는 병실로 찾아온 딸 엠마뉘엘(소피 마르소)에게 청천벽력 같은 말을 합니다. “한 달 후면 나는 85세다. 이젠 거동도 불편하고 평범한 일상 활동도 힘들어졌다. 좋아하는 일도 즐길 수 없고. 내가 열 살만 젊었어도 싸워 볼텐데 사실 이마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해. 더는 이 상태로 살고 싶지 않다. 이런 삶은 원치 않아. 그러니 나는 이젠 죽고 싶다. 이게 내 뜻이야…도와줘. 끝낼 수 있게.” 소피 마르소와 여동생은 혼란에 빠집니다. 평생 고집스럽고 이기적으로 굴었던 아버지라 마음을 돌리기 힘들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다고 어떻게 아버지의 죽음을 도울 수 있단 말인가. 아버지는 어린 시절의 딸들에게 다정한 아버지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였습니다. 그러나 노인이 된 아버지는 아이가 됐습니다. 돌봄 관계가 역전된 겁니다. 딸들은 양가적인 감정이 듭니다. 소피 마르소는 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피동적 존재인 동시에 스스로 죽음을 실현할 수 없는 아버지의 죽음을 이뤄내야만 하는 능동적 주체가 돼버렸습니다. 아버지의 요구를 들어주자니 아버지를 죽음으로 내모는 것이고 고집불통 아버지의 간곡하고 단호한 요구를 거부하는 것은 그것대로 견디기 힘든 일입니다. 윤리적 문제이기도 했지만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생활의 문제- 프랑스처럼 자유를 중시하는 나라에서도 현재는 안락사, 존엄사, 조력사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금이라도 인위적으로 죽음을 맞는 것은 당연히 불법이고, 법과는 별개로 현대 의료 기술의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마지막까지 죽음을 '저지'하지 않는 것은 불효라는 죄책감이 따라옵니다. 때로는 환자를 위한 것인지 산자를 위한 것인지 헷갈리는 순간도 찾아옵니다. 소피 마르소는 결국 안락사가 합법인 스위스의 한 전문 기관을 수소문합니다. 영화는 이후 부모 자식 간의 글자 그대로 '생이별'을 향해 가는 굉장히 어색하고도 정신적으로 힘겨운 순간을 향해 절뚝거리며 나아갑니다. 이 영화에서 아버지 앙드레 역을 맡은 앙드레 뒤솔리에는 장 뤽 고다르와 함께 프랑스 누벨바그를 이끌었던 고(故) 에릭 로메르 감독의 영화에도 출연한 바 있는 노장 배우입니다. 이 영화의 감독인 프랑소와 오종 역시 프랑스의 국립영화학교인 라 페미스에서 에릭 로메르를 사사했습니다. 이래저래 이 영화는 장 뤽 고다르와 인연이 있는 셈입니다. * * * 장 뤽 고다르는 존.엄.사.로 세상을 떴습니다. 고다르의 사망 소식을 처음으로 전한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고다르 지인을 말을 인용해 고다르는 (심각하게) 아프지는 않았으며, 여생을 보내던 스위스의 법이 허용하는 의학적 도움을 받아 죽음을 선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고다르가 여러가지 난치성 질환에 시달리기는 했지만 “살만큼 살았다”며 명확한 의식으로 존엄한 죽음을 선택했으며(wanted to die with dignity) 조력자살(assisted suicide)로 숨졌다고 장 뤽 고다르의 오랜 법률자문역의 말을 빌어 전했습니다. 또 고다르는 자신의 죽음 방식이 알려지기를 원했다고 리베라시옹은 전했습니다. 조력자살은 의사가 처방한 약물을 환자가 직접 복용해 죽음에 이르는 적극적인 존엄사입니다. 고다르 별세 당일 프랑스 대통령실은 '죽음을 선택할 권리'에 대한 국가 차원의 토론에 돌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개념과 관련해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안락사, 존엄사, 조력사, 조력자살 등 다양한 단어가 등장하는 것만 봐도 이 문제가 앞으로 큰 사회적 이슈로 부상할 것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장 뤽 고다르의 대표작 “네 멋대로 해라”의 원제는 “숨의 끝”(A Bout de Souffle)입니다. 리처드 기어가 주연한 1983년 할리우드 리메이크 버전의 영어 제목은 브레드리스(Breathless)”.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정치적인 영화가 아니라 영화의 정치화다 라고 부르짖었던 장 뤽 고다르는 마지막까지 세상에 메시지를 던지고 정치적으로 떠났습니다. 자신의 영화처럼. 내 멋대로. 숨의 끝까지. (※ 아래로 내려가면 '씨네멘터리'를 구독하실 수 있고 지난 에피소드도 읽을 수 있습니다.)

SBS 뉴스 | 이주형 기자 | 2022.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