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부족 증상 - sogeum bujog jeungsang

죽염

체내 염분 부족하면 몸도 뇌도 ‘비실비실’ - 짭짤한 사람이 여름 이긴다

흔히 땀을 많이 흘리면 소금을 집어먹으라고 한다. 우리 몸은 70%의 물과 0.9%의 염분으로 구성돼 있다.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면 몸속 염분도 함께 빠져나가 몸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 이때 염분을 제외하고 물만 많이 마시면 나트륨 농도가 더 옅어져 두통, 의식장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여름철에 더 똑똑하게 염분을 보충해야 하는 이유다. 글 손수원 일러스트 이철원 사진 셔터스톡 참고도서 몸이 원하는 장수요법(이시하라 유미), 소금 오해를 풀면 건강이 보인다(윤태호)

 세상은 나트륨을 성인병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무조건 줄여라고 말하지만 염화나트륨(Nacl)과 소금은 엄연히 다르다. 나트륨은 소금을 이루는 물질의 일부이며, 천일염과 죽염같이 질 좋은 소금은 그 속에 함유된 미네랄 성분으로 오히려 득이 된다. 염화나트륨을 많이 먹는 것은 독이지만 질 좋은 소금을 어떤 방법으로 먹는가는 생존을 위한 약이다.

덥다고 맹물만 벌컥벌컥 마시면 저나트륨혈증 불러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는 더욱 체내 염분에 신경을 써야 한다. 우리 몸에 염분이 부족하면 단 5분 이내에 사망에 이른다. 우리 몸의 모든 신경 전달은 나트륨, 즉 염분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염분이 부족하면 전위차가 발생하지 않아 인체의 어떤 기관도 작동할 수 없게 된다.

 운동 후 목이 마르다고 맹물만 벌컥벌컥 마시는 것이 위험한 것은 체액의 나트륨 농도가 낮아져 심한 경우 저나트륨혈증을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저나트륨혈증은 피로감, 무기력증, 식욕 저하, 소화 불량 등의 증상을 나타내거나 아예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저나트륨혈증이 위험한 이유는 신경 전도 속도가 늦어지기 때문이다. 나트륨은 신경 전도의 중요한 물질이다. 나트륨 농도가 낮아지면 신경 전도 속도가 느려지고 근육이 수축해 걷는 도중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한마디로 몸이 느려지고 제대로 제어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체내 염분 농도가 낮아지면 삼투압 작용으로 세포가 수분을 빨아들여 팽창하게 된다. 이는 뇌도 마찬가지다. 뇌세포로 수분이 과도하게 이동하면 뇌가 붓고 두통, 구역질 등이 나타나며 더 심해지면 의식장애, 발작,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의 몸은 아주 똑똑해서 체내 염분이 부족해지면 외부에서 수분이 들어오더라도 즉각 몸 밖으로 배출해 더 이상 체내 염분농도가 낮아지는 것을 막는다. 따라서 소금 없이 맹물만 먹는 것은 오히려 탈수로 가는 지름길이다. 탈수 상태가 되면 세포는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다. 따라서 땀을 많이 흘리면 소금을 물에 타서 마시거나 전해질 음료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체내 염분이 부족하면 뇌 활동이 활발하지 못하게 된다. 뇌는 산소와 포도당으로 에너지를 얻는다. 즉 포도당이 뇌 활동에 제일 중요한 영양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체내 염분이 부족해지면 뇌에 필요한 포도당의 이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게 되어 뇌세포가 제대로 활동을 하지 못한다. 뇌세포가 제대로 활동하지 않으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무기력해진다. 짜증도 늘어난다. 근육의 아미노산을 포도당으로 바꿔 뇌에 전달하기 위해 근육을 녹이면서 근육도 퇴화한다.

체내 염분은 면역력과도 직결

 체내 염분은 면역력을 지켜주는 역할도 한다. 1882년 나폴레옹이 이끄는 약 50만 명의 프랑스 군대는 러시아를 침략하다 대패했다. 역사책에는 엄청난 추위와 작전 실패 때문이라고 기록되어 있지만, 의학적 관점으로는 발진티푸스 등의 전염병이 퍼져 전투력이 형편없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보기도 한다.

 전염병이 돌았다는 것은 면역력이 떨어졌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역사학자들은 이처럼 프랑스군의 면역력이 떨어진 이유로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한 것, 즉 장기간 소금을 섭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염분이 면역력과 관련이 있는 것은 바로 체온때문이다. 일본의 이시하라 유미 박사는 의학의 비약적인 발달에도 불구하고 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2배 이상 급증한 배경에는 극단적인 염분 억제와 운동 부족, 수분 섭취 과잉으로 인한 저체온화가 있다라면서 암세포는 35도의 저체온일 때 가장 잘 번식하고 39.3도 이상이 되면 사멸한다고 주장했다.

50년 전에는 성인의 체온은 36.6~36.8도 정도였다. 하지만 요즘은 높아야 36.2~36.3도이고 대부분은 35도 정도이다. 체온이 1도 낮아지면 면역력은 30% 이상 저하되므로 암을 비롯한 자가면역력질환 같은 원인 불명의 난치병이나 희귀병이 증가하는 이유도 염분과 체온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 이시하라 유미 몸이 원하는 장수요법

 염분이 체온을 올려 면역력을 높이기도 하지만 몸속 중금속과 환경호르몬을 배출하고 분해함으로써 면역력을 높이기도 한다. 체내 중금속과 환경호르몬은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인데 염분은 이들을 흡착해 소변이나 땀으로 배출한다. 과일이나 채소를 씻을 때 소금물에 10분 정도 담가두었다가 흐르는 물에 씻으면 중금속이나 농약 등 불순물이 깨끗하게 씻겨나간다.

 염분의 강력한 살균력도 체내 면역력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생선에 소금을 뿌려 염을 해두면 한여름에도 쉽게 상하지 않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소금은 박테리아균, 각종 바이러스, 세균, 식중독균 등 나쁜 균을 죽이거나 약화시키고 이로운 균은 보호한다.

 옛날에 연탄가스를 들여 마시면 동치미 국물을 먹이라고 했다. 동치미 국물에는 소금에 절인 무와 소금이 들어간다. 소금은 대기 중의 아황산가스,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등의 유해가스를 흡착하는 성질이 있다. 즉 소금이 들어간 동치미 국물을 마심으로써 일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것이다. 체내 유해가스가 제거되면 활성산소의 발생이 억제되어 면역력이 향상된다.

 염분은 소독약보다 세포재생력이 10배 이상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스에서는 기원전 1세기경부터 몸에 상처가 나면 소금을 문질러 치료했다. 소금에 기름이나 벌꿀, 식초를 섞어 만든 액체는 피부병은 물론, 전갈 같은 것들에 물려 독이 퍼졌을 때 해독제로 사용하기도 했다. 목감기가 걸려 목이 아플 때 소금물로 입을 헹구는 치료법은 동양권 문화에서는 아주 일상적인 일이었다. 몸 안에 염분이 충분해야 세균 또는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것이다.

소금 대신 설탕 많이 먹는 것이 더 안 좋아

 로마시대에는 군인들의 월급을 소금으로 지급했을 정도로 소금은 귀중한 존재였다. 현재 짜게 먹지 마라고 하는 것은 화학 정제염인 염화나트륨과 소금을 혼동해 나온 오류다. 어찌 되었건 소금을 적게 먹으면서 생긴 가장 심각한 문제는 설탕을 더 많이 먹게 된 것이다.

 2014, 프랑스 파리 5대학과 13대학 의학, 영양역학센터 공동연구팀은 프랑스 성인 남녀 8,670명을 대상으로 혈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고혈압을 일으키는 주된 요인은 소금 속 나트륨이 아닌 설탕의 당 성분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체내 염분이 부족해지면 힘이 없어지고 무기력해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소위 당이 부족하다는 말로 더욱 더 단 음식을 찾게 되고 질 낮은 탄수화물 음식을 먹는다. 그 결과 고혈압당뇨병 환자가 늘어나고 그 합병증으로 뇌졸중,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소금을 먹어서 이런 병에 걸리는 것이 아니고 소금을 덜 먹고 다른 질 낮은 음식들을 먹어서 병에 걸리는 것이다.

시원한 음식이 당기는 여름, 설탕 가득 넣은 달달한 아이스커피 대신 소금을 넣은 단짠커피를 마시고 단 과일을 설탕에 찍어 먹는 대신 소금에 찍어 먹어보면 어떨까. 오히려 맛은 더 좋아지고 건강도 좋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