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 벌레 먹어도 되나요 - sangchu beolle meog-eodo doenayo

어린이 날 오후 늦게 시장에 나가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크고 나니 어린이날 딱히 할 일이 없다며 아내가 가게로 출근 하고 난 후 집에서 밀렸던 일을 마친 후 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어린이 날이라도 시장은 문 닫은 집이 거의 없었고 오히려 징검다리 연휴를 맞이해서 손님들이 더 많아진 듯했습니다. 시장에서 김과 이면수 그리고 젓갈을 사고 난 후 어시장에서 회를 떠논 청어를 오천원 어치와 함께 싸 먹을 상추와 깻잎도 사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제 시험공부 한다고 독서실에서 밤을 홀딱 새운 아들은 오후 세 시가 되어서야 일어났습니다. 상추와 깻잎을 흐르는 물에 두어번 씻어내고 다시 물에 담가놓고 늦은 점심식사를 준비했습니다.

회를 좋아하는 아들은 특히 청어회를 좋아합니다.비린 맛이 별로 없고 고소하기 때문이라며 쌈을 싸 먹다 급기야 밥과 함께 비벼서 즉석 청어 회덮밥을 해먹었습니다. 그런데 깻잎을 송송 쏠아 넣던 아들이 꼭지를 모두 떼어 내고 약간의 흠집이 있거나 구멍이 뚫린 깻잎이나 상추는 모두 음식물 쓰레기 통에 넣는 것이었습니다.

상추 벌레 먹어도 되나요 - sangchu beolle meog-eodo doenayo


약간의 상처난 것들은 먹어도 괜찮다고 했지만 아들은 모두 골라 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난 후 깨끗하게 씻은 상추와 깻잎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증이 생기더군요....방에 있는 현미경에 붉을 밝히고 남아있는 상추와 깻잎 하나씩 올려놓고 보기 시작했습니다.


현미경 위에 깻잎의 뒷면을 들여다 보고는 아,하는 탄성을 질렀습니다.....깻잎 뒷면에 이렇게 많은 보석이 박혀 있을 줄이야....무언지 알 수 없는 투명한 구슬들이 반짝 거리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깻잎의 잎줄기에는 마치 사람의 혈관 같은 것들이 빼곡했는데 아마도 수분과 영양분을 공급하는 통로같아 보였습니다.


상추는 씻으면서 상처를 입은 듯 했지만 역시 수분을 공급하기 위한 잎맥들이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깻잎의 안쪽에는 뽀송뽀송한 수염들이 보였고 그곳에는 벌레의 알이 붙어있었습니다. 깨끗하게 씻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잎에 매달려 있는 알들이 있었다니......


깻잎은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뒷면을 깨끗하게 씻어야 할 것 같습니다....앞면은 물에 잘 닦이지만 뒷면은 두들두들한 줄기 사이로 이물질이 묻기 더 쉽기 때문입니다....가운데 상처난 깻잎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상처난 깻잎은 마치 혈관이 막혀 핏줄이 말라 붙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오른쪽의 푸른 잎맥과는 너무나 대조적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곳저곳 을 둘러보다 깻잎 뒷면 잎줄기 부근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꿈틀꿈틀 열심히 몸을 움직이며 잎을 갉아먹는 저것은 무엇일까......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깻잎 속에 벌레가 꿈틀거리며 열심히 잎을 갉아 먹고 있었습니다. 흐르는 물과 그릇에 담긴 물에 깨끗하게 씻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잎에 벌레가 남아있다니......처음에는 왕성하게 움직이던 벌레가 배가 불러올 수록 몸이 둔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진딧물인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 자세히 알 수는 없었지만 한곳에서 오랜동안 깻잎의 즙을 빨아먹고 있었습니다.벌레가 있다는 것이 오히려 농약을 치지 않았다는 반증일 수 있고 안 보고 먹으면 약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깻잎이나 상추를 씻을 때 좀더 깨끗하게 씻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입력 2016.09.13 10:50 조회수 7,765 입력 2016.09.13 10:50 조회수 7,765

상추 벌레 먹어도 되나요 - sangchu beolle meog-eodo doenayo

벌레는 단백질이 풍부한 미래의 식량자원이다. 곤충을 식용화하기 위한 연구가 나날이 활성화되는 이유다. 비위가 약한 사람들은 아직 벌레를 음식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어하지만 이미 메뚜기처럼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 곤충이 있고 식용으로 허용되는 벌레 종류도 늘어나는 추세다. 미관상으로 부담 없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 요리연구가들의 노력까지 더해지고 있다.

그런데 사실상 우리는 이미 일상 속에서 예기치 않게 종종 벌레를 먹고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들에 벌레가 기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인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벌레를 음식처럼 먹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식품은 물론, 수입식품도 마찬가지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식품 내 다음과 같은 일부 벌레를 허용하고 있다.

삽주벌레= 삽주벌레는 날개가 달린 아주 작은 크기의 기생충이다. 이 벌레의 길이가 0.1~0.3㎝ 사이에 속할 땐 사과잼, 캔에 든 아스파라거스, 냉동 아스파라거스, 냉동 브로콜리, 냉동 양배추 등에 일정량 허용된다.

진딧물= 녹색이나 검정색을 띠는 벌레인 진딧물은 냉동 채소에서 종종 발견된다. 특히 얼린 시금치, 브로콜리, 양배추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맥주 양조를 위해 홉 열매를 기른다면 홉에서도 이 벌레를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FDA에 따르면 홉 열매는 10g당 2500마리의 진딧물이 허용된다.

진드기= 작은 하얀색 곤충인 진드기는 밀을 비롯한 각종 곡물을 저장하는 과정에서 생긴다. 집먼지 진드기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사람은 이 진드기를 특히 주의해야 한다. 곡물에 든 진드기도 집먼지 진드기와 동일한 유형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구더기= 캔에 든 음식을 먹었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구더기를 함께 먹었을 수 있다. 구더기는 양송이버섯, 토마토, 토마토 페이스트, 피자소스 등의 캔 제품에서 주로 발견되기 때문이다. 특히 양송이버섯에서 흔하게 발견되는데 수분을 제거한 양송이버섯 100g당 20마리까지 허용된다. 토마토 제품은 500g당 5개까지가 법적 허용량이란 게 FDA의 설명이다.

초파리= 과일에 초파리가 달라붙어있다면 흐르는 물로 씻어내고 먹으면 된다. 그런데 물로 헹굴 수 없는 과일주스에 초파리가 들어있는 경우도 있다. 감귤류 주스에는 235㎖당 5마리까지의 초파리가 허용된다. 건포도를 한 움큼 집어먹었다면 초파리 알을 35개까지 먹게 될 수도 있다.

애벌레= 솜털이 보송보송한 애벌레는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아름다운 나비로 변신한다. 그런데 나비로 자라지 못한 채 냉동된 채소에 붙어 사람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애벌레 유충이나 애벌레 조각 형태로 냉동채소에 섞이는 경우도 있다.

(사진=shuttersto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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