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창 한자 - mugi chang hanja

한국의 창(槍)

중국 고대의 창과 한국 청동기 및 초기 철기시대의  

▶ 창을 의미하는 한자들

우리말로는 창은 모두 창(槍)으로 부를뿐 세밀하게 구분하는 용어는 없다. 하지만, 한자로는 창을 의미하는 글자가 여러 개 있다. 예를들어 모순(矛盾)이라는 고사성어에서 '모(矛)'가 창을 의미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창을 의미하는 한자로는 과(戈), 극(戟), 삭, 연 등등이 있다.(윈도우에서 사용할 수 없는 한자가 있으므로 아래 한자들을 눈여겨 보기 바란다)

무기 창 한자 - mugi chang hanja

▶ 모(투겁창)

무기 창 한자 - mugi chang hanja

모(투겁창: 왼쪽에서 두번째 한자)와 창의 차이는 날과 자루의 결합형태로 구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금속으로된 날의 하단부분에 구멍이 뚤려있어 그 속에 나무로 된 자루를  넣는 형식이면 모(투겁창)이고, 금속으로 된 날이 나무 자루 속으로 들어가면 창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의 창은 한자로 '피'라고도 한다.

한국에서 삼국시대 무기를 주로 연구한 학자는 김기웅씨가 거의 유일한데, 김기웅씨가 이런 분류체계를 도입한 이후 삼국시대 무기에 대해서는 모(투겁창)와 창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 분위기이다.

하지만, 고려시대 이후의 무기에서는 투겁창과 창을 구별하지 않고 모두 창으로만 분류한다. 사실, 투겁창이냐 창이나를 구별하는 것은 고고학적 양식분류로서는 의미가 있을지 몰라도 결합방식 자체로는 실전에서의 효과의 차이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군사사적 관점으론 큰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청동기 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는 주로 투겁창을 사용했으며, 고려 시대 이후로는 창을 주로 사용했다.

▶ 모(矛)

무기 창 한자 - mugi chang hanja

'모(矛)'는 동양 창의 고전적 형태로 중국 고대의 대표적 무기중의 하나이다. 창과 모(矛)를 구별하는 구체적인 기준에 대해서는 학자들에 따라 견해 차이가 있는 듯하다. 도(刀)와 검(劒)의 구별 기준이 무엇이냐에 대한 논란이 많은 것은 독자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창과 모(矛)에 대해서도 그런 논란이 있는 것 같다.

조선시대의 세종실록 군례서례나 병기도설에 나오는 의장용 모를 보면 갈고리 모양으로 생긴 날을 가진 무기로 나온다. 한편, 모(矛)를 모(두번째 한자:투겁창)와 동의어로 보는 견해도 있는 듯 하다. 모 (두번째 한자: 투겁창) 는 모(矛)의 옛 글자 (古字) 라고 하며, 일본에서도 모(두번째 한자:투겁창)와 모 (矛) 를 혼용하는 듯 하다.

무엇이 모(矛)인지, 모의 특징이 무엇인지에 대한 학자들의 설명은 다양하다. '모는 창에 비해 날이 긴 편이다'라고 설명하는 학자도 있다. 혹은 '모는 찌르는 작용과 동시에 베는 작용도 중시하는 편이지만, 창은 주로 내찌르는 용도로 사용한다'라고 설명하는 학자(육사 교수 강성문) 도 있다. 혹은 '모는 자루가 짧은 편이고, 창은 자루가 긴 편이다'라고 설명하는 학자도 있다. 반대로 옥편에는 모(矛)에 대해 자루가 긴 창이라고 설명해 놓은 경우도 있다. 이 정도면 단순히 견해의 차이 정도로 보기는 힘들것이다. 한국 전통 무기에 대한 유일한 공간사인 "한국무기발달사"(국방군사연구소, 1994) 에서도 같은 책 안에서 모순되는 설명을 해놓은 걸 볼 수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조선시대에 의장용 무기로 쓰인 모는 예외로 친다고해도, 기본적으로 모와 창의 구별기준에 대한 합의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된다. 무엇이 모인지에 대한 정의도 없는 상태에서 모와 창의 용도와 전술적 효과를 논하는 것은 더더욱 어불성설이다.

왼쪽 사진은 대구시 북구 비산동에서 출토된 청동기-초기 철기시대의 동과이다. 연대는 기원전 1세기로 추정하고 있다. 날이 넓은 이른바 광봉형 동모로 동검과 비슷한 형태의 날을 가지고 있다. 이런 형태의 동모는 실전 무기보다는 다분히 의장용 무기의 성격이 강하지 않겠느냐는 견해가 많은 편이다. 창의 날 부분이 검(양날 칼) 형태를 띄고 있다는 점에서 삼국시대의 검신형 철모와도 개념적으로 연결되는 무기이다.

아래 왼쪽 그림은 은나라 시절부터 중국 삼국시대에 이르기까지 중국 모(矛)의 변천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이것과 유사한 종류의 모(矛)는 청동기시대 부터 우리나라 삼국시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유적에서도 많이 출토된다. 아래 오른쪽 사진은 우리나라 청동시 시대-초기 철기시대의 동모이다. 경북 경주 입실리에서 출토된 것이다. 연대는 기원전 1세기로 추정하고 있다.

무기 창 한자 - mugi chang hanja

무기 창 한자 - mugi chang hanja

 

 ▶ 과(戈;꺽창)

무기 창 한자 - mugi chang hanja

과(戈)는 모(矛), 극(戟)과 함께 아주 고전적인 형태의 중국식 창이다.  모와 창의 구별이 다소 애매한 점이 많은데 비하여 과(戈)는 두드러진 특징이 있기 때문에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우선 날과 자루를 결합할때 일직선으로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90도 각도로 결합한다.

우리말로는 꺽창이라고 부른다. 과(戈)는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찌르는데는 부적합한 무기이며, 찍어내리는 것이 주용도라고 할 수 있다. 이 과(戈)는 전차(戰車) 승무원들이 상대방 전차 승무원들을 공격하기에 적합한 무기이다. 과(戈)는 전차전을 대표하는 무기였기 때문에 전국시대 말기부터 전차전이 퇴조하자, 덩달아 사라져간 무기이다.  왼쪽은 중국 고대 은나라 부터 삼국시대까지의 중국 과(戈)의 변천과정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청동기 시대나 초기철기 유적에서 현재까지 약 30여점의 꺽창이 출토되고 있다. 대부분 청동제이고 철기로 된 것은 평북 영변과 경남 의창에서 1점식 출토된 바 있다. 중국에서도 남북조 이후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고, 우리나라에서도 삼국시대 이후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고려도경에 고려군이 과를 장비하고 있다고 기록하고 있으나 이 기록은 의심스럽다.

관련 부분에서 후술하겠음) 한국의 청동기 시대나 초기철기 시대에 전투용 전차는 사용되지 않았다고 생각되므로, 전차전용의 꺽창이 이렇게 많이 발견된 것은 다소 뜻밖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학자들도 고대 한국에서는 이 꺽창이 일종의 신분을 나타내는 의장용 무기로 사용된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을 하고 있다. 굳이 실용적 용도를 찾는다면 몇몇 학자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대(對) 기병 용도로 사용할 수는 있었을 것 같다.

아래 왼쪽 사진은 충남 부여군 규암면에서 출토된 청동기 혹은 초기 철기시대의 동과(銅戈)이다. 우리나라에서 출토된 동과는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모양으로 생긴 것이 대부분이다. 사진 속의 동과는 국립 중앙박물관 소장품이며, 육군박물관에도 충남 서산에서 출토된 동과를 소장하고 있고, 기타 여러 곳에서 다수의 동과를 소장하고 있다. 아래 오른쪽의 그림은 한국식 동과의 세부 명칭을 보여준다.

무기 창 한자 - mugi chang hanja
무기 창 한자 - mugi chang hanja

▶ 극(戟;갈래창) 

무기 창 한자 - mugi chang hanja

무기 창 한자 - mugi chang hanja

극 (戟;갈래창)은 모(矛), 과(戈)와 함께 고전적인 창 종류중에 하나이다. 극은 모 (矛)와 과 (戈)를 합쳐놓은 모양을 하고 있다. 위그림은 은나라 시대 부터 삼국시대까지의 중국 극의 변천을 나타내고 있다. 과 (戈)는 남북조 시대 이후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지만, 극 (戟)은 후대에 이르기까지 사용한 무기이다.

위의 그림은 삼국지에도 나오는 유명한 방천화극이다. 방천화극도 극 (戟)의 한 종류이지만, 전형적인 극과는 다소 다른 신형식의 극이라고 할 수 있다.아래에서 왼쪽 그림은 주(周) 나라 시대의 극 (戟)으로 고전적인 형태의 극 형식이다.

모 (矛)와 과 (戈)는 고대 한국에서 많이 사용된데 반하여 극 (戟)은 별로 사용되지 않았던 것같다. 그 이유는 한번쯤 생각해 볼 주제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출토 사례도 드문 편으로, 평양과 황해도에서 각 1점식이 출토된 바 있을 뿐이다. 아래 오른쪽 그림의 왼쪽이 황해도 황주 순천리에서 출토된 것이며 오른쪽이 평양 석암리에서 출토된 것이다. 시기는 기원전 2-3세기로 추정되고 있다. 이외에 조선시대의 창중에서 극(戟)과 유사한 모양을 가진 창이 몇 점 남아 있다.

무기 창 한자 - mugi chang hanja
무기 창 한자 - mugi chang hanja

▶ 삭, 삭, 연, 당, 차

삭(여섯번째 한자)은 창과 거의 동의어로 쓰이기도하며 혹은 날이 파상형으로 굽은 창을 의미하기도 한다. 혹은 일본쪽 자료를 보면 창자루의 길이가 6미터에 달하는 장창을 의미한다는 설명도 있다. 대체로 이 삭(여섯번째 삭)은 기병용 장창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면 무방하다.

삭(일곱번째 한자)은 삼지창을 의미한다. 연(여덟전째 한자)은 자루가 짧은 보병용 창의 일종이며, 자루까지 금속으로 된 것이 일반적이다. 이중에서 연은 우리나라에서 단 1점이 출토된 바 있다. 아래쪽의 그림이 평남 강서군 대성리 13호 토광묘에서 출토된 연의 실물 도면이다.

당(아홉번째 한자)은 당파라고도 하며 삼지창의 일종이다. 차(叉)도 삼지창의 일종인데, 좌우의 날이 극처럼 꺽여진 창이다.

무기 창 한자 - mugi chang hanja

출처 : 신재호의 군사연구   http://hackjaponaise.cosm.co.jp/archives/websites/etica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