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는 어떻게 만들어 지나요 - moyu neun eotteohge mandeul-eo jinayo

‘모유만큼 아기에게 완벽한 식품은 없다.’ 엄마들이 모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대개 이 말 때문이다. 출산만 하면 왕성하게 나올 줄 알았던 젖이 기대에 못 미칠 때, 아기가 젖보다 젖병을 더 찾을 때 엄마들은 모성이 부족한 것 아닌지 자책한다. 매일모유연구소는 이런 엄마들을 위해 고민을 해결해준다. 엄마라면 누구나 잘하고 싶지만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아 고민인 모유 수유에 대한 각종 정보를 알려준다. 2011년 설립된 매일모유연구소를 운영하는 곳은 분유를 제조·판매하는 매일유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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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모유연구소 정지아 소장(오른쪽)이 엄마들과 모유 수유 상담을 하고 있다. 왼쪽 작은 사진은 연구원들이 모유 영양분석을 하고 있는 모습. 매일유업 제공

■분유회사에서 모유 연구

매일모유연구소 정지아 소장(47)은 30일 “ ‘모유를 연구하면 분유도 연구된다’는 게 연구소의 모토”라고 말했다. 그는 소아과 의사 출신으로 2009년 매일유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 소장은 “아픈 소수 아이들도 소중하지만 건강한 다수를 위한 좋은 제품을 만드는 일도 의미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내에 모유 연구기관은 민관을 다 합쳐도 이곳이 유일하다.

모유는 정말 아기에게 좋을까. 연구소 답은 “그렇다”이다. 아기에게 필요한 단백질·지방·비타민·무기질 등 필요한 영양소가 함유돼 있다. 비피더스 같은 면역물질과 항체가 풍부해 면역력 증가에 도움을 준다. 모유를 먹은 아기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잔병치레가 적고 지능이 좋다는 것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정 소장은 모유가 아기의 정서적 안정에도 좋다고 강조한다. 엄마 품에 안겨 젖을 먹는 동안 아기는 엄마의 심장 소리와 목소리를 듣는다. 이 과정에서 엄마와 아기의 정서적 유대감이 증폭돼 긴밀한 애착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수유할 때 아기와 눈을 맞추면 젖이 잘 나온다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있는 말이에요. 젖 분비 호르몬인 프로락틴은 아기가 유두를 물고 자극하면 나옵니다. 자주 빨수록 젖양이 늘어나는 거죠. 프로락틴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고 후엽에서는 옥시토신이 나오는데, 이게 유선을 수축시켜 젖을 아이 입 속으로 들여보내는 역할을 해요. 자궁수축 작용을 해 산후회복도 돕고요. 엄마가 아기에 대한 생각을 하면 모유가 뿜어져 나오는 ‘사출 반사’가 잘 일어나는 것도 옥시토신 분비가 활발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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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아기똥 무료 분석 서비스

경기 평택에 위치한 매일모유연구소에서는 정 소장을 포함해 연구진 15명이 근무한다. 주로 모유와 아기똥을 분석한다.

모유 분석 대상은 탄수화물·단백질·지방·비타민·무기질 등 5대 영양소를 포함해 20가지 이상의 모유 내 영양성분 함량이다. 이를 위해 수유 중인 엄마들의 신청을 받아 냉동 모유 180㎖와 3일치 식사 내역을 전달받는다. 매달 100~800명이 신청한다. 1인당 검사 비용만 150만원으로, 한 달에 분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은 20명으로 한정돼 있다. 지난달 17일까지 실시한 모유 분석 누적건수는 665건이다. 모유 45㎖로 살펴보는 간단 분석까지 합치면 누적건수는 7058건에 이른다.

정 소장은 “간혹 모유에서 환경호르몬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장점이 워낙 많기 때문에 수유를 중단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개선점을 전달한다”고 말했다.

아기의 소화·흡수 능력을 살펴볼 수 있는 아기똥 분석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매일모유연구소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앱) ‘아기똥 솔루션’을 통해 아기똥 사진을 올리면 이상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3132개 ‘경우의 수’가 저장돼 있어 정상변인지, 이상변인지를 쉽고 빠르게 자가진단할 수 있다.

정 소장은 “아기똥은 성인 변과 달리 묽거나 작고 녹색 변도 많지만 대부분 정상”이라며 “그런데도 엄마들이 걱정하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알려주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서비스”라고 말했다.

2010년 11월 시작해 현재까지 6만4000여건을 상담했다. 개설 당시 한 달 평균 106건이던 상담건수는 최근 2500여건으로 늘었다. 매일모유연구소는 그간 누적한 아기똥 사진을 바탕으로 책자를 만들어 온·오프라인에서 무료 배포할 계획이다. 의사나 엄마들이 사진만 봐도 아기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아기에게 미안하지 않을 분유가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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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와 아기똥 분석 자료는 매일모유연구소 연구활동에 활용돼 제품 개발에 반영된다. ‘앱솔루트 엄마가 만든 명작’과 ‘앱솔루트 유기농 궁’은 2013년 특허를 받은 면역 단백질 락토폰틴을 추가하고 두뇌와 시력 발달 성분인 DHA와 ARA를 모유 수준인 100㎖당 17㎎으로 강화한 제품이다.

두 아이의 엄마인 정 소장도 모두 완모(생후 6개월까지 모유만 먹이는 것)를 하지 못했다. 그는 “모유 상식만 제대로 알아도 완모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잘못 알려진 정보를 몇 가지 꼽았다.

대부분 엄마들은 자신의 모유가 적게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젖이 부족한 경우는 5%도 안된다. 초기 잘못된 수유 자세 등으로 아기가 충분히 빨지 못해 모유를 더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뿐이다. 흔히 말하는 ‘참젖’이나 ‘물젖’은 없다. 다만 젖을 물리기 시작해 5~6분 정도는 목마름을 해결해주는 말간 전유가 나오고, 이후에는 단백질과 지방이 듬뿍 함유된 후유가 나오는 것이다.

정 소장은 “이 시대 엄마들에게 ‘당신은 잘하고 있다’ ‘어떤 경우든 죄책감은 갖지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모유를 생산하는 유방의 구조와 원리

[연재] 아기도 엄마도 좋은 모유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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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 모유 만드는 유방 모습. ⓒ최희진

아기 낳고 오면 시어머니, 친정어머니, 옆집 아줌마 등 여러 명의 모유수유 전문가가 나섭니다. 물론 모두 가짜(?) 정보를 들고서 말입니다.

"젖꼭지를 잡아야 나오지."

"임신했을 때 미리미리 마사지 안 했으면 젖 안 나와."

"아기는 힘이 없어서 젖 못 빨아. 남편이 빨아 줘야 나와."

"난 그냥 물리니까 막 나오던데, 넌 어떻게 젖이 그렇게 적으냐?"

"내 젖은 뽀얘서 애가 쑥쑥 컸는데, 네 젖은 말건 거 보니 물젖이야. 먹여도 소용없겠어."

안 그래도 출산 후 잔뜩 예민해 있는 엄마들은 자신감이 푹푹 꺾여 곧 포기해버리고 맙니다. 이런 정보를 전하는 사람들은 물론 진심으로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겠지만, 모두 아이 낳은 지 오래돼 기억이 안 나서 하는 말이라는 걸 명심하세요.

유방은 임신 7개월 무렵 서서히 모유를 만들기 시작해 보통 출산 후 30~40분이 지나면 프로게스테론의 농도가 떨어지면서 젖의 양이 조금씩 늘어납니다. 따라서 대부분 처음 분비되는 초유는 20cc 안팎이지요. 그러니까 처음부터 젖이 콸콸 나오는 산모는 거의 없다는 거죠.

자, 아기가 먹을 모유를 생산하는 유방의 구조와 원리를 공부해 보세요. 엄마가 정확하게 알고 나면 주위의 갈팡질팡한 의견 중에 어떤 방법이 일리 있는지 옥석을 가릴 수 있겠죠.

아름다운엄마모유클리닉 : http://www.beautifulmo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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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최희진은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 가정간호과에서 8년 동안 모유수유와 신생아교육을 맡아 진행했다. 서울대학교 가정간호사 과정을 이수했으며 국제모유수유전문가 자격증을 취득한 바 있다. 현재 아름다운엄마모유클리닉 대표로 일하면서 각 대학과 대학원에서 모유수유 특강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모유 먹고 이유식 먹고』(시공사)가 있다. 베이비뉴스에 연재되는 칼럼의 일부는 출판사와의 협의 하에 이 책의 일부 내용을 발췌하고 수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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