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큐탄 명현 기간 - loakyutan myeonghyeon gigan

제로큐탄(로아큐탄 카피약, 이소트레티노인) 20일, 누적 30알 복용했다.

지난 11월 초, 함익병피부과에서 1일 1알 기준으로 제로큐탄 30알을 처방받았었다.


나의 피부 일대기와 함익병 피부과 첫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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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일 1알씩 10알을 먹었지만 전혀 효과가 없고 오히려 더 심해지는(...) 상황이라 더 스트레스를 받았다. 효과가 좀 더딜 수는 있지만 대체 왜 더 심해지는거지! 이게 그 명현현상인가 싶어서 너무 마음이 힘들었다.

그래서 11일째부터는 ​점심, 저녁 2알 씩 먹기 시작했고 조금씩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병원에 가지 않고 스스로 내린 처방. 사실 더 심하게 뒤집어질 수도 있겠지만, 어떤 블로그 분께서 1알 씩 먹을 땐 효과 없다가 2알 씩 먹고 효과를 보았다고 하기에 혼자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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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20일 동안 비운 제로큐탄 30알. 

2알 씩 먹기 시작했더니 그제서야 정말 조금씩 여드름이 줄어드는 기분이다. 아직도 여드름은 진행 중이고, 새로운 여드름은 계속 올라오고, 여전히 사람들 만나기 꺼려질만큼 피부가 많이 안 좋다. 하지만 올라오는 여드름 사이즈가 약간 줄었다고 해야하나.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매일매일 거울보면서 우는 날은 줄었고 조금씩 마음을 컨트롤 할 수 있게 되었다. 남이 보면 대체 어디가 나아진거지? 싶을 정도로 여전히 너무 안좋은 상태지만, 그동안 워낙 여드름이 심해서 흔적이 많이 남아서 티가 안날 뿐, 세수하면 걸리는 게 많이 줄긴 했다. 나아지고 있는거야... 하면서 매일매일 나를 위로하며 버티고 있다.

이마와 코는 깨끗해졌고, 볼 쪽에 있는 여드름은 정말 많이 줄었고 화농성은 거의 나지 않아 하얀 염증성 여드름만 조금 남아 있다. 아직 턱라인과 귀 주변에는 아프고 딱딱한 여드름이 계속 난다. 화장하기도 애매하고 참 사람 지저분해보이게 만드는 위치다. 정말 언제 없어질래...

가장 큰 부작용은 오른손 건조증. 왼손은 멀쩡한데 오른손만 이 모양. 사실 하루에 2알 씩 먹는데도 얼굴은 별로 건조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근데 손등이 이렇게 쩍쩍 갈라지고 쓰라리더니 이 모양이 되어브렀다. 여자 손이 이렇게 되다니 너무 속상하지만 여드름만 나을 수 있다면 손등은 얼마든지 내어주리다. 그래도 한참 심했을 때는 핸드크림을 바르기만해도 너무 쓰라려서 손등이 후끈거렸는데, 지금은 약간 아물어서 이렇게 딱지가 앉아있다. 이 외에 흔한 안구건조증, 입술건조, 탈모와 같은 이소트레티노인 부작용은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다.

제로큐탄 20일, 30알 복용 후기를 다시 정리해보자면,

1. 원래 하루에 5개 씩 올라왔다면, 요즘은 2-3개 정도.

2. 띵띵 붓고 후끈하고 아픈 여드름이 30여 개가 있었는데, 지금은 7개 정도.

3. 여드름 성장속도가 빨라짐. 처음 등장해서 터져 없어질 때까지 10일 정도 걸렸는데 요즘은 3-4일 정도.

4. 얼굴 건조함은 별로 없지만 손등이 건조하고 갈라짐.

5. 탈모는 없지만 두피 가려움증 생김. 머리감고 반나절이면 간질간질함.

6. 안구건조증은 마침 치료받는 기간이라 더 심해진 느낌은 없음.

다시 함익병 피부과까지 가기엔 거리상 부담도 있고, 너무 비싼 것 같아 집 앞 피부과에서 제로큐탄을 다시 처방받았다. 이전 피부과에서 1일 1알 처방해줬었는데 계속 여드름이 나서 요새 2알씩 먹었다고 했더니, 원래 이소트레티노인 처방법 자체가 1일 2알이 맞는거라며 걱정말고 2알씩 먹으라고 1달 치(60알)를 처방해주셨다. 우리동네 약국에서는 제로큐탄을 팔지 않아서 주문해놓고 이틀 뒤에 받았다. 

함익병 피부과는 처방비만 4만원이 넘었는데, 집 앞 피부과는 1만 6천원 정도로 훨씬 저렴해서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약 값 역시 좀 더 저렴한 것 같았다. 제로큐탄 한 알당 530원 정도? 사실 이 것도 좀 비싼 것 같긴 한데, 일단 우리 동네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이렇게 구매했다. 제발 60알 다 먹을 때 쯤이면 사람다운 얼굴이 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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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겠다.
큰 부작용 없이 로아큐탄이 잘 맞는다면 최고의 여드름 치료제가 될 것이다. 피부과 압출, 스케일링, 프락셀 레이저, 모자이크 레이저, 바르는 약, 화장품 다 해 보았는데 여드름 완치의 일등공신은 로아큐탄(이소티논) 이였다. 부작용이 있는지 없는지 의사의 지시에 따라 한 알씩 먹어보며 테스트해본 후, 문제가 없고, 명현현상이 없다면 꾸준히 먹어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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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아큐탄이랑 이소티논은 성분이 같다고 한다. 원래는 로아큐탄을 처방받아서 먹었었는데, 이제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며 이소티논을 처방해 줬다. 혹시 효과가 다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똑같았다.

이 제품이 여드름을 치료하는 원리는 피지선을 말려서 여드름이 올라오지 않게 하는 것이다.

1.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 싶고 반드시 유의하며 복용했으면 하는 사항이다. 바로 높은 확률의 기형아 유발이다. 이 약을 복용하고 있거나 중단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임신을 하게 되면 기형아를 낳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 따라서 반드시 피임을 해야 한다. 약 복용 중단 후 몇 개월 뒤부터 괜찮은지는 잘은 모르겠다. 설명서에는 1 달이라고 하던데, 나는 그게 확실한 건지 잘 모르겠다. 나는 개인적으로 3달은 지나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생명의 인생이 결정되는 건데, 혹시 모르니까 말이다.. 아무튼 꼭 유념하자.

2. 로아큐탄을 복용하다보면 명현현상이라는 게 있다는 인터넷 글들을 꽤 많이 보았다. 약 복용 초반에 여드름이 더욱 악화되다가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약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피부과 압출, 스케일링, 레이저 등을 하지 않고 오로지 로아큐탄만 복용했을 때 여드름이 점점 더 악화되는 사람도 있는지 궁금하다. 그렇다면 의사와 상의 후 계속 복용할지 중단할지 결정해야 할 것 같다.

3. 피부 건조증이다. 가장 먼저 입술이 부르트고 얼굴, 눈, 몸 안건조한 곳이 없어진다. 복용량이 많고 기간이 길어질수록 건조증은 점점 더 심해졌다. 콧속까지 건조해서 피가 살짝 나기도 했었다. 그래서 콧속까지 로션을 발라줬었다.
피부 컨디션을 잘 보면서 보습을 최대한 자주, 풍부하게 해주며 건조증을 잘 관리해 주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건조증은 약 복용을 중단하면서 점차 좋아지다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4. 다른 약과 함께 복용중이거나 장기간 복용하는 사람들은 간수치를 확인해보는 게 좋다. 그만큼 독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술도 자제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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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여드름 폭탄 맞고 로아큐탄 복용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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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피부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여드름 때문에 대인기피증이 생기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존감이 낮아졌었다. 그때의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여드름 극복기를 공유하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 사람마다 피부 타입, 면역 상태 등이 다르니, 내 글은 그저 참고로만 하며 자신의 피부 상태를 스스로 관찰하고 진단을 내렸으면 좋겠다. 경험상 피부과 의사보다, 매일매일 스트레스받으며 피부를 관찰하고 고심하는 내가 내 피부를 가장 잘 알고 더 잘 케어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제 여드름의 발생 과정, 악화 과정, 치료 과정, 완치까지 자세하게 이야기해 보겠다. 여드름이 발생하는 과정, 즉 원인을 잘 파악하고, 자신만의 치료방법을 제대로 알면,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인생을 살면서 총 3번의 여드름 폭탄을 맞았다. 왜 폭탄을 맞았고, 왜 악화되었고, 어떻게 치료하는지 몰랐다. 3번째 폭탄을 맞았을때 비로소 그 모든 질문의 해답을 얻었고, 이제는 여드름이 나지 않게 관리를 잘하고 있다.

1. 첫 번째 여드름 폭탄
10대때 볼에 여드름이 조금 있는 정도였다가 20살 때 급속도로 나빠지더니 얼굴 전체를 뒤덮었었다. 상태가 너무 심각해지자 피부과를 찾아갔다. 잘 모르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 했다. 일주일에 한 번 압출해서 10주 동안 총 10번 했다. 동시에 로아큐탄 하루에 2번, 한 알씩 3개월 복용했다. 또 동시에 이름은 기억 안 나지만 붉은 기 가라앉히는 레이저를 총 4회 받았다. 그렇게 하니까 더 이상 여드름은 안 올라왔다. 그때부터 한 달에 한 번 모자이크 레이저를 4번 받았다. 그렇게 여드름이 다 치료되었었다.

2. 두 번째 여드름 폭탄
첫 번째 여드름 폭탄이 치료되고 8년 뒤였다. 첫 시작은 바꾼 기초화장품과 비비크림 때문이였다. 처음에는 화장이 잘 먹어서 좋다며 쓰다가 점점 여드름이 하나씩 올라오기 시작했었다. 턱에만 나던 여드름이 볼까지 나기 시작했다. 바꿨던 화장품을 모두 중단하고, 순한 기초 화장품으로 바꾸고, 비비크림도 쥐꼬리만큼 발랐다. 5개월이 지나도 호전이 안되자 피부과에 갔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니 스케일링 3번이면 치료가 될 것 같다고 하셨다. 결과적으로 좋아지기는 커녕 갈수록 안 좋아졌고 스케일링을 총 10회나 끊게 되었다. 피부과에서 추천하는 비싼 화장품들을 사다가 썼다. 음.. 결과는? 계속 나빠졌다. 그래서 스스로 진단을 내렸다. 로아큐탄을 처방해 달라고 했다. 혹시 첫 번째 여드름 폭탄을 맞았을 때, 로아큐탄을 먹어서 좋아졌던 건가 싶어서였다. 결과적으로 로아큐탄 덕분에 2개월 만에 여드름을 잡았다(이때는 하루에 한 알만 먹었다.). 그리고 더 이상 여드름이 나지 않았을 때, 흉터 치료를 위해 프락셀 에코 2 레이저를 받았다. 처음부터 로아큐탄 1달만 먹었으면 됐을걸, 괜히 돈만 수백만 원 썼다.

3. 세 번째 여드름 폭탄
새로운 화장품 브랜드를 알게 되었다. 또 안맞는 화장품을 4개월간 쓰고 피부가 뒤집어졌었다. 화장품 회사의 마케팅에 당해서 여드름을 계속 화장품으로 치료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결과는 갈수록 악화되어가는 내 피부였다. 결국 나에게 여드름 발생의 가장 최대 원인은 안 맞는 화장품 사용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리고 여드름 발생 초기에 로아큐탄을 2주일만 복용했어도 그 지경이 안 됐을 텐데 라고 후회하며 로아큐탄의 효과에 대해서도 뼈저리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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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여드름 폭탄 맞고 로아큐탄 복용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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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여드름 폭탄을 맞고 로아큐탄을 처방 받아와 1알을 먹었던, 그다음 날 바로 효과를 봤다. 전날보다 신기할 정도로 많이 가라앉아 있었다. 2달 동안 매일 한 알씩 먹었다. 그리고 3일 정도 쉬고, 1달 동안 매일 한 알씩 먹었다. 그리고 또 1주일 쉬었다 1달 동안 매일 한 알씩 먹었다. 그 뒤로 한 8개월간은 여드름이 올라올 때마다 3일~4일 정도만 먹고 중단하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2년이 지난 지금은 아예 복용하지 않고 있다. 잘 맞는 화장품을 찾아서 그것만 쓰고 있으니 여드름이 거의 나지 않고, 그렇다 보니 피부 면역력과 장벽이 높아져 있는 상태다. (참고로 여드름이 번지듯 나면 장벽, 면역력 모두 다 무너져서 닿기만 해도 여드름이 나는 예민한 피부로 변한다.)

각자 여드름이 발생하는 원인이 있을것이다. 잘 생각해 보자. 언제 급속도로 여드름이 번지듯이 나기 시작했는가. 그리고 그때 원인은 식습관 때문이었을까, 화장품 때문이었을까, 등등. 그리고 로아큐탄이 잘 맞는 사람이라면 다른 곳에 돈 낭비하지 말고 로아큐탄으로 치료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