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2남 2녀를 둔 54세 가정 주부입니다. “속에서 불이 활활 타며 무언가가 치밀어 올라요. 견딜 수 없을만큼 가슴이 답답해요. 화가 나는 것을 참으려고 하면 목에 덩어리가 콱콱 막히고… 요즘에는 사는 재미도 없고, 울고만 싶어요.” A씨의 증상, 보통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A씨는 여기에 이런 말을 덧붙였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증상을 말하니 다들 ‘화병’이라고 하더라고요. 저 역시 ‘속이 썩어 생긴 병’인 것 같아요.” 화병 = ① 특징적 감정 반응 + ②일반 신경증 증상 + ③기타 증상 ② 신경증 증상 : 우울, 불안, 불면, 소화 장애, 두통, 신체적 통증 등 ③ 기타 특징적 증상 : 답답함, 열기, 입마름, 치밀어 오름, 가슴 뜀, 목 가슴의 덩어리 뭉침, 한숨, 뛰쳐 나가고 싶음, 잦은 하소연 및 한숨 등 화병의 증상을 살펴 봤는데요. 글만 봐도 가슴이 답답하고 괴로움이 전해지는 듯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더 있습니다. 이 화병이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건데요. 화병의 증상이 심해지면 심장에 이상이 없는 사람도 가슴통증이나 협심증, 심근경색, 심혈관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최악의 상황에는 심장이 멈춰서 돌연사할 가능성 까지 있지요. 마음의 병이 신체의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건데요.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는 것이 좋겠죠? 그래서
오늘은 ‘화병’의 진단부터 예방법까지 천천히,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학기중 조별과제에서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동기 때문에 가슴이 답답한 적 있으셨던 학생 여러분, 일 못하는 상사 때문에 뒷처리 하느라 속 터지는 직장인 여러분, 그리고 A씨처럼 가족과 함께 있어도 외롭고 우울한 주부 여러분 모두 천천히 살펴보시고, 화병과 싸워 이기시기를 바랍니다. 혹시나 스트레스 쌓이고 속이 답답하다고 담배를 입에 달고 사시는 것은 아니시지요? 백해무익! 담배는 치료약이 아니라는 점! 기억해주세요. 흔히들 화가날 때, ‘울화가 치민다’는 표현을 쓰곤 합니다. 이렇게 울화가 치미는 증상이 나타나는 화병은 일반적인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주변 환경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가 그 원인입니다. 분노와 같은 격렬한 감정이나 마음의 흥분이 장기에 쌓여 병이 나는 거지요. 1. 장기적 스트레스 : 일회적 분노의 감정이 아닌 장기적으로 누적된 스트레스와 분노에 의해 발생한다 2. 폐경기에 따른 호르몬 변화 : 폐경기 여성은 열을 조절하는 능력이 남성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게 되는데, 이 때의 여성에게 쉽게 나타난다 3. 고연령 : 나이가 들면 화를 통제하기 어려워지는데 이것이 화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일상의 잦은 스트레스도 화병의 원인이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스트레스에 쉽게 노출된 우리 현대인들의 건강이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화병 진단법을 준비했습니다. 지금 체크해 보세요!
밤에 잠을 잘 못 자거나, 자고 나도 개운하지 않다 신경이 예민해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난다. 두통이 생긴다 소화가 잘 안 된다 숨이 쉽게 차오른다 화가 나면 얼굴과 온 몸에 열이 오른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의욕이 없다 명치끝이 딱딱하게 느껴진다 혓바늘이 돋아 음식을 삼키기 힘들다. 아랫배가 따갑다 목 안이 꽉 찬 느낌이다 * 자가진단 테스트 중 2~3가지 이상 체크가 되는 경우에는 ‘홧병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전문의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께 도움 드리려고 진단법과 증상 등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약은 약사에게- 병은 의사에게-라는 말처럼 증상이 의심되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병원에서는 더 전문적으로 여러분의 병을 진단하고 치료가 이루어지기 때문인데요. 화병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병원에서는 화병의 검사부터 치료까지 전문적인 진료가 이루어집니다. 바로 이렇게요!
화병에는 약물 치료와 정신 치료 두 가지 치료방법이 있습니다. 화병의 증상부터 화병 예방법까지- 오늘은 화병에 관한 모든 것을 살펴 보았습니다. 우리는 이런 저런 일로 스트레스 받을 일이 많은 환경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그런 스트레스가 화병으로 이어지기까지 하지요. 하지만 마음에서 비롯된 병은 마음가짐을 새로 하는 것 만으로도 호전될 가능성이 큽니다.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의사표현을 확실히 하고, 속에 나쁜 생각, 감정 등을 쌓아두지 마세요! 그리고 가족과 배우자, 친구들과 더 많이 사랑하고 대화하세요. 화병도 결국 마음에서 시작되는 병이듯 마음이 상하면 몸이 상합니다. 마음에서부터 건강한 생각을 유지한다면, 분명 여러분은 화병을 완전 정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은 하나로 연결 되어 있다고 합니다. 어느 것 하나 포기하거나 지나치지 마시고 세심한 관리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세요! 여러분의 건강을 응원합니다.
-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