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숙 엠아이제이 대표 강원대 경영학 박사, 현 강원도 정보화위원회 위원 사진 엠아이제이 엠아이제이의 이명케어 맞춤형 골전도 헤드셋 ‘TC스퀘어’. 사진 엠아이제이
허진숙 엠아이제이 대표는 2019년 원인을 알 수 없는 어지럼증을 앓기 시작했다. 골전도(骨傳導) 헤드셋을 만드는 전자 기기 회사, 엠아이제이를 세운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골전도 헤드셋은 귓속 고막이 아니라 두개골을 진동시키는 방식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음향 기기다. 어지럼증을 치료하려고 이비인후과를 전전하던 허 대표는 이명(耳鳴·귀울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보며 ‘나와 같은 처지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명은 귓속에서 ‘삐-’ 소리 등이 들리는 증상이다. 환자 자신은 극심한 고통을 겪지만, 겉으로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여 ‘꾀병’이란 오해를 받는다. 그러다 보니 삶의 질도 나빠진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팀에 따르면 만성 이명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감이 1.7배, 자살 위험이 2.5배 높았다. 허 대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병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운지 그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런 허 대표의 삶은 진인기 한림대 청각학 교수를 만나면서 바뀌게 됐다. 허 대표를 만난 진 교수는 엠아이제이의 골전도 기술을 이명 환자를 위한 ‘소리 치료’에 써보자고 제안했다. 소리 치료는 이명의 데시벨, 주파수 등을 파악해, 비슷한 음원을 환자에게 장기간 반복해 들려줘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명과 비슷한 음원을 계속 듣다 보면, 뇌가 그 소리에 익숙해져 이명을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이 치료법은 이명에 가장 효과 있는 치료법으로 통한다. 골전도 헤드셋을 활용한 소리 치료의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소리 치료는 짧게는 3~5개월, 길게는 12개월 동안 이뤄진다. 환자는 매일 4~5시간씩 치료용 음원을 들어야 하는데, 이어폰을 사용하는 환자들은 모두 귀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10명 중 6명은 도중에 치료를 포기했다. 그런데 골전도 헤드셋을 쓴 환자는 10명 중 9명이 치료를 끝까지 마쳤다. 허 대표는 세계 최초 유양돌기 밀착형 이명 케어 전용 골전도 헤드셋 ‘TC스퀘어’를 개발했다. 유양돌기는 귀 뒤쪽에 볼록 나와 있는 두개골의 일부분이다. 엠아이제이 헤드셋은 이 부분을 통해 소리를 전달한다. 귀를 막지 않아서 헤드셋을 쓰고도 바깥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 제품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박람회 ‘CES 2022’에서 디지털 헬스·웰니스 부문 혁신상을 받았다. 허 대표를 5월 10일 강원도 춘천에 있는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만났다.
디지털 헬스케어에 발을 들이게 된 배경은. 골전도 기술로 어떻게 이명 증상을 완화하나. 치료법이 소리를 듣는 것뿐이라면 굳이 골전도 기술이 필요한가. 골전도 기기로 소리 치료를 하면 환자들이 중간에 포기하는 일이 적나. ‘TC스퀘어’를 개발했다. 앞으로 계획은.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 이번주 인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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