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장 필요한가 - daehag jol-eobjang pil-yohanga

연재ㅣ강원국의 ‘공부하면 뭐 하니’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별별 생각을 다 해봅니다. 그중 하나가 머잖아 학교가 없어질 것이라는 상상입니다. 공부하는 물리적 장소로서의 학교 말입니다.

첫 직장이 증권 회사였습니다. 증권사 ‘객장’이란 게 있었지요. 주식 투자자들이 모여 앉아 주식 시세를 봤습니다. 실시간으로 주식 가격을 알 수 있는 데는 객장밖에 없었습니다. 그곳에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득실득실했지요. 지금은 객장이 사라졌습니다. 스마트폰 등으로 시세를 확인합니다.

나는 강의하고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 코로나 초기 국면에서 강의가 모두 끊겼습니다. 그러다 비대면 강의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학교에서도 많이 하고 있지요. 비대면 강의는 단점도 있지만 나름의 장점도 많습니다. 공간적·시간적 제약에서 자유롭다는 것이 가장 좋은 점입니다. 어디서나, 아무 때나 들을 수 있지요.

일정한 시간 학교에 나가야만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각자 편한 시간에 편한 장소에서 들으면 됩니다. 반복해서 들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익숙해지면 코로나가 물러나도 대면 수업으로 돌아가기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나는 아직도 길에 서서 택시를 잡습니다. 손을 들고 빈 택시가 오기를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갈수록 빈 택시보다는 ‘예약’ 표시를 한 차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들이 내게 택시 부르는 프로그램을 깔라고 합니다. 조만간 나도 그리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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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어느 학교를 나왔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강의도 처음에는 ‘줌’(비대면 강의 툴)을 쓰는 게 무서워 집에서 해도 되는 강의를 굳이 가서 했습니다. 집이 경기도인데 강원도 평창까지 가서 비대면 강의를 한 적도 있지요. 집에서 강의하다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봐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해서였습니다. 이제는 나도 집에서 비대면 강의를 합니다.

머잖아 학생들은 학교에 나가지 않을 것입니다. 적어도 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에 가진 않을 것입니다. 선생님이 가르치는 내용을 읽고 듣는 것은 집에서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학교의 기능은 가르치는 것 말고도 다양합니다. 친구들과 교류하고 체력을 기르는 등의 역할은 지속돼야겠지요. 하지만 등교가 일상적이고 당연한 일로 취급되진 않을 것입니다. 특별한 날을 정해 학교에 나가겠지요.

나아가 입학도 없어질 것입니다. 왜 우리는 입학을 했는가. 매일 등교하는 학교를 정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느 학생이 그 학교 선생님에게만 수업을 들을 필요가 있을까요? 다른 학교 선생님에게 들으면 안 되나요? 이전에는 그럴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지금은 그러지 않아도 되거든요. 이전에 없던 온라인이란 게 생겼잖아요. 기술적으로 얼마든지 가능해졌습니다. 이미 학생들은 유튜브나 인터넷 강의를 통해 배우고 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여전히 학교는 오프라인만 가능했던 시대의 관성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지요. 과거 집에 배달되는 신문을 보고 뉴스를 접했던 것처럼.

학교에 다니지 않으면 졸업장은 어디서 받느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졸업장이 의미 없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사람을 뽑을 때 졸업장을 보지 않을 것이라는 얘깁니다.

지금은 ‘어디 나왔느냐?’고 묻습니다. 그것을 보고 사람을 뽑습니다. 졸업장이 그 사람의 능력을 대변하지요. 이렇게 된 데에는 대졸 공채 제도가 핵심적 역할을 해왔습니다. 사람을 뽑는 기업은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의 역량을 알 길이 없습니다. 어차피 자기들에게 필요한 역량은 재교육을 통해 키워야 하지요. 그런 상황에서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은 어느 학교를 나왔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졸업장에서 적어도 이런 걸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얼마나 말을 잘 듣고 성실한지, 이해력·분석력·암기력이 좋은지. 그리고 인내심과 지구력이 있는지. 중고교 과정에서 공부를 잘했다는 건 이런 능력이 있다는 뜻 아닐까요?

인공지능 시대에도 이런 역량이 중요할까요? 인공지능은 잘 참고 꾸준합니다. 쉬지도 않습니다. 시키는 것 군말 않고 해냅니다. 감정의 기복도 없지요, 이해하고 분석하고 기억하는 능력은 인간이 따라갈 수 없을 만큼 탁월합니다. 하지만 창의성은 없습니다. 창의력은 여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그런데 내가 학교 다닐 적만 해도 공부 잘하는 것과 창의력은 관계가 없었습니다. 창의력과 관계 있는 질문, 관찰, 공감, 상상, 감성 역량이 부족해도 공부는 잘할 수 있었습니다. 도리어 이런 역량이 부족할수록 공부를 더 잘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창의성이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에도 기업은 졸업장을 보고 직원을 채용할까요?

아, 이럴 순 있겠네요. 이른바 명문대 나온 친구들을 뽑아둬야 정부기관에 선을 대야 할 때 써먹을 수 있다고요. 이것 역시 시대착오적입니다. 세상은 앞으로 더 투명해질 것입니다. 그런 게 통하질 않지요.

무엇보다 기업이 정부 눈치 보느라 대졸 공채를 뽑는 일을 지속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경력직을 선호할 것입니다. 이미 자신들에게 필요한 역량이 검증된 사람, 돈 들여 재교육할 필요가 없는 사람을 뽑으려 할 것입니다. 그럴 만큼 시장권력이 세졌습니다. 나도 기업에서 사람을 뽑아봤지만, 경력직은 대학을 어디 졸업했는지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과 기술을 갖췄는지, 그 분야에서 어떤 실적과 성취를 해냈는지를 보지요. 또 그것이 올바른 평가 방식이고요.

결론적으로, 대학 졸업장을 보고 사람을 뽑지 않으면 이른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경쟁하지 않을 것이고, 초·중·고등학교가 대학 입시에서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앞으로는 어느 학교를 나왔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질 것입니다. 국·영·수 고루 잘해서 평균점수가 높은 것보다는 어느 것 하나, 자신이 좋아하고 남보다 잘할 수 있는 그 무엇에 몰입하는 게 새로운 시대에 앞서가는 길이 되지 않을까요?

대학 졸업장 필요한가 - daehag jol-eobjang pil-yohanga

강원국 ㅣ <대통령의 글쓰기> 저자

  • 졸업먼저하세요. 저도 님처럼 하다가 후회한적많아요. 전 중퇴를 했어요. 그러다가 결국 대학을 다시 입학했어요. 공고올라오는거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졸(전문대졸업) 공고가 훨~~~~~~~~~~~씬많습니다. 졸업을 하고나서 다른직업을 하든 뭐를 하든 선택하세요. 자퇴하시면 부모님 피눈물흘리십니다..찐으로 제경험에서 나온겁니다. 힘내시고, 다시 학교가세요

    2020-12-06 작성

  • 저도 그때쯤 비슷한 고민을 했었고, 결국 하기싫은 학업이었지만 졸업장을위해.. 좋지못한 학점으로 어찌저찌 졸업했어요.
    명문대 아니어도, 본인이 적어도 기업이라고 생각하는 곳에서 진행하는 패션브랜드라면 보통은 대학 졸업장이 기본적으로 요구될거에요..!

    2020-11-06 작성

  • 업체에서 신입을 채용할때 그 사람을 평가할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무엇일까요?
    목표를 향한 기본적인 과정인 학업조차 마치지 못한 사람이 놀라운 업무역량을 발휘할수 있다는 기대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디자이너는 감성적인 기술을 갖추어야 하는 전문직이기 때문에, 미싱봉재사처럼 숙련된 기술이 아닌, 역량을 풀어낼수 있는 방법도 갖추어야 합니다
    저는 대학 졸업후 바로 취업하여 5년이 지난 후에 대학원 진학을 했었습니다
    패션마케팅을 전공하면서 패션업계에 있는 동안 더 많은 기회를 얻고, 성취감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학업을 완수하시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2020-10-23 작성

  • 사람마다 다르게지만 저는 좋은 학과도 학력도 아니였지만 열정페이와 같은 시간을 보내고 4년의 프로모션경력으로 중소기업 디자인실에 입사가 되었습니다 4년제라면 공채의기회도 있으니 졸업은 하시는게 좋을거 같아요그후 중소브랜드를 거처 대기업까지 가게되었습니다 마지막 대기업은 중국시장과 관련이 있어 중국까지 나가게 되었습니다
    크게 보시되 어느정도 차례에 맞게 취준생의 시간이 있다해도 마감은 끝내는것이 창업을 하지않으실꺼라면 조언드립니다.

    2020-10-22 작성

  • 3학년이시면 졸업하시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학교가 명문대가 아니라 하더라도 나중에 졸업장은 필요로 할수 있기 때문에 졸업마무리 잘하시는게 좋을것같아요.
    그리고 실무에 빨리 뛰어들며 배우고 싶으시면 남은 1년동안 혹시 학교에서 연결하여 학생인턴으로 할수 있는지(학점처리), 아니면 취업계로 연결하여 가능한지 알아보시고 준비해 보세요.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지금 4학년 막학기에 학생인턴으로 지원하여 인턴하고있습니다.
    아니면 자격증준비나 인턴 추천드려요. 나중에 경험으로도 적을수 있어요!
    휴학하셨으면 인턴알아보셔서 해보세요.

    2020-10-22 작성

  • 패션에관련된 학교를 나오고 홍대 패션디자인 대학원 재학중이면서 디자이너부티크 회사를 재직중에 있습니다.
    막상 실무를 해보니 아무런 지식없이도 몸으로 부딪치면서 해도 할수 있습니다. 관련된 지식이나 학위, 등이 있으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긴하지요. 그러나 어차피 1년남은거면 차라리 마무리 잘하시면서 관련된 자격증 한두개 정도 준비해서
    졸업하시면 더 좋을것같네요. 저같은경우엔 학부때 자격증 하나 없이 나와서 후회를 많이 했네요. 저역시도 학부땐 서양복식사나 그외에 이론수업 등등 이게 필요한가 싶었지만 프로로 뛰게 되면 확실히 도움이 됩니다. 그래야 디자이너 선생님께서 원하시는것도 종종 캐치가 가능하고 어떤 스타일인지 어디서부터 유래가 되었는지 왜 디자인을 그렇게 해야되는것인지
    어느정도 감이 잡히기 시작합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렇게 짜증났던 이론수업들 다 언제든지 써먹을 때가 있는 거 같아요. 코로나때문에 취업자체도 실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현재 의류업계는 거의 박살 수준입니다.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요.. 영어회화, 자격증 한두개쯤 준비하시고, 시간날때 포트폴리오 작업을 꾸준히 하면서 남은 학부 보내시길 바랍니다.

    2020-10-21 작성

  • 무조건 졸업은 하세요, 저도 상황상 자퇴를 고민했었지만 휴학을 결정하고 다시 복학해서 졸업을 했습니다.
    지금은 현역에서 일하구있구요.
    그 당시엔 졸업 하나만을 고민했다면
    졸업이란 결정으로 인해서 사회 나가서는 더 큰 세상을 위해 이익을 볼 경우가 많을꺼에요. 사회에서 졸업장을 원하는데는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패션업계를 가든 다른 업계를 선택하더라도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시대에요.
    요즘은 인턴같은 경험해 볼 기회들도 많으니까 꼭 그런 경험의 기회를 놓치지마시구요. 저도 현역근무자로써 패션업계가 화려해보여도 가장 상업적인 업계이기 때문에 안으로 들어오면 또 다른 세계들이 있어요. 제 입장에선 오히려 그런부분들이 글쓴이께는 좋은 부분들도 많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실무적인 부분이니까요. 꾸준히 하셔서 졸업 꼭 하세요.

    2020-10-19 작성

  • 그래도 학교는 졸업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패션 전공을 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잠시 휴학하고 다른 공부를 하다가 잘 안되서 다시 복학해서 지금 막학기인 상태인데 학교에서 학점인정받고 인턴 나가서 실무경험 쌓을 수 있는 기회도 있고, 국가근로로 저희학교는 패션관련 업체로도 근로로 갈 수 있어서 저는 지금 그거 하는 중인데 저랑 이 일이 잘 맞는지 미리 경험 해 볼 수도 있고, 이러나 저러나 아직 우리나라 보수적인 사회에서는 그래도 대학 졸업장이 있는게 나중에라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 패션 공부하다가 작년에 근로 했던 곳에서 했던 일이 오히려 저랑 잘 맞아서 지금 그쪽으로 취업 준비중이라 많은 경험이 정말 답일 것 같아요. 지금 휴학 하셨으니 패션관련 공부 보다는 알바나 인턴을 해서 실무 경험을 쌓으면서 본인이 이쪽일과 잘 맞는지 체크해보는것도 좋을 것 같아요. 화이팅 입니다!!

    2020-10-18 작성

  • 대학은 무조건 졸업해야합니다. 내가 다른 전공을 할 생각이 아니라 패션을 전공하고 취업을 할건데, 굳이 졸업을 안하는 이유는 뭘까요? 실무 경험을 쌓고 싶어서?
    졸업을 못하면 그 실무를 접할 선택의 폭이 굉장히 작아집니다. 졸업예정자를 원하지 중도포기한 사람을 원하는건 아니죠. 그렇다고 내가 일찍 실무를 시작한다고 해서 이득이느냐 그렇지도 않아요. 직급 순서가 나이 순서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너무 나이와 직급이 안 맞는 경우 소위 족보가 꼬이는 경우가 생기면(나이어린 윗사람 뭐,, 이런 경우죠) 위에서 관리도 힘들고 사람 들이기도 힘들어서 꺼리는 경우도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페이 차이도 큽니다. 결국은 고졸이잖아요. 더 윗선으로 올라가려면 결국은 졸업장이 필요하게 될거에요.

    2020-10-18 작성

  • 패션쪽이 굉장히 트렌디하다고 다들 생각하지만 참으로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집단이라 자퇴보다는 빠른졸업을 하시는게 더 나을것 같네요 저또한 비슷한생각으로 실무경험위주의 방향으로 선택했지만 패션회사도 결국 그냥 회사입니다. 실무경험도 좋지만 어쨌든 한회사 얼마나 오래다녔는지가 중요하고 인맥또한 무시 못합니다. 그리고 본인이 여성복 지원하고 싶다면 피팅이 절대적이죠 공부잘하고 일 잘해도 결국 피팅이 되어야하고 그게 안되면 인맥이 필요할거예요 참 거지같지만....

    디자인실에 막내들 들어와서 적성맞아서 일하는 사람 거의 없어요 실무란게.. 해보면 알거예요
    휴학을 하셨다고 하니 인턴쉽이나 피팅알바라도 해보고 결정하세요
    면접을 보는 사람들도 결국 부모님 세대사람들이예요

    번외로 패션업은 정말 다양해요
    디자인실도 그렇고... 뭐 화려한 군들에 국한되서 결정하지 않길 바랍니다.

    2020-10-15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