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정거장 건설 비용 - ujujeong-geojang geonseol biyong

  • 여러 차례 발사돼 우주에서 조립…우주 발전 등 활용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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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주정거장 우주인의 첫 우주유영 모습.[AFP]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미국과의 우주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중국이 화성 탐사선과 우주정거장 발사 등을 잇달아 성공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국제우주정거장(ISS) 10배에 이른 1㎞급 초대형 우주설비 건조를 추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6일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 국가자연과학기금위원회는 최근 14차 5개년 경제 계획 기간(2021∼2025년)에 초대형 설비를 우주 공간에서 조립하는 것을 연구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위원회는 우주정거장(ISS) 10배 이상 길이 1000m의 초대형 우주설비가 미래 우주 자원 이용, 우주 탐사, 궤도 장기 거주에 중대한 전략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중대 프로젝트 지침에서 밝혔다.

이 우주설비는 우주 발전소 등으로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프로젝트 지침에 따르면 우주설비는 여러 개의 모델로 구성되는데 여러 차례 발사돼 우주에서 조립된다.

우선 모듈의 경량화가 필요하다. 이는 발사 횟수를 최소로 줄여 건설 비용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또 전체 구조의 통제성을 확보해 조립 과정에서 변형과 진동 등을 제어하는 것도 요구된다.

우주 전문가 팡즈하오(龐之浩)는 ㎞급 우주설비를 건조하는 어려움이 ISS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발사 로켓 추진력 한계 때문에 ISS는 부품을 우주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1998년 시작해 최종 완성한 2010년까지 12년이 걸렸다.

팡즈하오는 “㎞급 우주설비 건설에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며 그에 따라 핵심 부품의 사용 수명도 더 길어야 하며 부품을 유연하게 교체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주 파편의 위협에 대응하는 것도 과제다.

ISS는 우주 파편에 부딪힐 위험을 발견하면 궤도 고도를 변경해 파편을 피한다. 하지만 ㎞급 우주설비는 크기와 무게 때문에 파편을 피하기 어려우므로 보호 장갑을 갖추거나 다른 방안이 있어야 한다.

팡즈하오는 초대형 우주설비의 건조는 큰 도전이지만 대규모 발전 등 응용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그는 태양광을 전기 에너지로 바꿔 마이크로파나 레이저로 지구로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NASA, 민간저궤도개발 후보 기업 발표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이달 2일 민간 우주정거장을 개발하는 ‘민간저궤도개발(CLD)’ 프로젝트의 후보 참여 기업 세 곳을 발표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우주탐사 기업 ‘블루오리진’과 지난 10년 동안 1300여 개의 장비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공급한 미국 우주장비 기업 ‘나노랙스’, 미국 방산 기업 ‘노스럽그러먼’ 등 세 곳이다. 이들 기업은 이르면 2024년, 늦어도 2028년 퇴역할 ISS의 뒤를 이어 지구저궤도(LEO)에서 연구와 산업, 관광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우주정거장 개발을 진행한다. 미국은 100∼2000km 상공 지구저궤도를 민간기업과 함께 상업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데니스 스톤 나사 상업용 LEO 프로그램 사무소 프로젝트 책임자는 7일 ‘코리아스페이스포럼 2021’에서 “지구저궤도의 상업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우주시장을 만드는 것이 나사의 궁극적인 목표”라며 “민간 우주정거장 건설은 우주를 산업화하고 우주경제를 확대하는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우주공장·관광지로 확대되는 저구저궤도

고도 2000km 이하의 궤도는 지구와 충분히 가까워 운송이나 통신, 관측에 유리한 궤도 영역이다. 우주인이 거주를 시작한 지 올해로 21년째를 맞은 ISS도 지구저궤도인 418∼422km 궤도를 돌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주도로 15개국이 운영에 참여하는 ISS는 세계 최대의 우주 실험실로 생물학과 물리학, 화학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바꿔 놓은 수많은 연구 성과를 쏟아냈다. 최근에는 기업들과 함께 지구와 다른 미세중력(중력이 거의 0인 상태) 환경에서 각종 소재와 신약 연구를 추진하면서 ‘우주공장’으로서의 가능성도 입증했다. 처음엔 4, 5일에 불과하던 인류의 우주 체류시간은 1년 365일로 늘었고 인류의 우주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도 맡고 있다.

민간저궤도개발 프로그램은 그간 정부 주도로 운영하던 ISS를 퇴역시키고 민간 우주정거장으로 대체한다. 나사는 1단계 개발 사업자로 블루오리진과 나노랙스, 노스럽그러먼을 선정했다. 나노랙스는 이번 1차 계약으로 1억6000만 달러(약 1890억 원), 블루오리진은 1억3000만 달러(약 1530억 원), 노스럽그러먼은 1억2560만 달러(약 1480억 원)를 각각 지원받는다. 나사는 2024년부터 진행할 2단계 사업자는 이 가운데 실제 실현 가능성이 높은 2개 기업과 연장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안에 따르면 세 기업이 각각 구상하는 민간 우주정거장의 용도는 서로 다르다. 나노랙스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연구와 실험용 우주정거장인 ‘스타랩’을 기획하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10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우주대회(IAC)에서 2020년대 말까지 연구와 산업, 관광이 두루 가능한 10인승 규모의 다목적 우주정거장 ‘오비털 리프’를 공개했다. 가장 최근 참여 의사를 밝힌 노스럽그러먼은 시그너스 화물우주선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8명의 우주인이 거주할 우주정거장을 개발하는 계획을 제출했다.

스톤 책임자는 “이들 민간 우주정거장은 ISS에 도킹도 가능하고 자유롭게 지구저궤도를 돌기도 하는 ‘프리 플라이어’ 방식으로 개발된다”며 “2029, 2030년 정도에는 ISS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사는 이와 별도로 미국의 우주벤처 액시엄스페이스와 퇴역 이후 우주공간에 남을 ISS를 민간 우주정거장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24년 첫 우주정거장 모듈을 발사할 계획이다.

○ 기업 간 경쟁 통해 우주정거장 운영 혁신

나사가 민간 저궤도 개발을 추진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우주정거장 건설과 운용에 기업 간 경쟁을 통한 혁신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이 담겨 있다. ISS는 운영에만 연간 30억∼40억 달러(약 3조5400억∼4조7200억 원)가 들어간다. 나사는 민간 우주정거장으로 대체할 경우 10억∼15억 달러(약 1조1800억∼1조7700억 원)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우주자원과 우주공장의 가능성 및 효율성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기업들도 우주정거장 건설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민간 우주정거장이 건설만 된다면 우주 제조에 나서겠다는 기업과 벤처, 스타트업도 이미 여럿 등장했다. 우주산업 전문가들은 대형 발사체 개발과 미국의 지구저궤도 상업화 프로그램이 순조롭게 추진되면 우주경제도 더욱 확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도 이런 지구저궤도 상업화 흐름을 간파하고 2022년 말 완공을 목표로 톈궁 우주정거장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러시아 로스코스모스(연방우주국)도 2025년 ISS에서 일단 철수하지만 정치적 결정만 내려지면 2030년쯤 로봇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새 우주정거장을 궤도에 올릴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공개했다.

마지막 관문은 건설 자재를 싣고 올라갈 발사체 비용이다. 스톤 책임자는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스타십은 100t 이상 화물을 싣고 올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자재 운송비를 획기적으로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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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26 17:30:04수정 : 2021-10-27 07:47:47

블루오리진, 기업들과 손잡고
민자 우주 전초기지 세우기로
노후화된 ISS 대체·보완 계획
2020년대 말까지 완성 목표

우주정거장 건설 비용 - ujujeong-geojang geonseol biyong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우주 기업 '블루오리진'이 낡은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대체 또는 보완할 민간 우주정거장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블루오리진은 이달 초 민간 우주여행용 우주선을 쏘아올린 데 이어 이번에는 우주에 연구·생활공간을 짓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날 공개된 우주정거장 구상을 계기로 위성 발사 대행과 제한적 우주여행, 화물 운송에 그쳤던 민간 우주 기업의 사업 영역이 확대될지 주목된다. 25일(현지시간) 외신들은 블루오리진이 '시에라스페이스' 등 다른 항공·우주 기업들과 합작해 지구 궤도에 최신식 민자(民資) 우주 전초기지를 세울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블루오리진은 최대 1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민간 우주정거장 '오비탈 리프(Orbital Reef)'를 2020년대 후반께 완성할 방침이다. 블루오리진은 웹사이트에서 "오비탈 리프는 2020년대 말까지 상업, 연구, 관광을 위해 지구 저궤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우주정거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행객들은 지구를 향한 대형 창문이 달린 넓은 모듈(생활공간)을 통해 지구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무중력 상태를 편안하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같은 블루오리진의 계획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지은 지 20년이 넘은 ISS를 대체할 새 시설을 찾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고 설명했다. ISS는 1000억달러(약 116조6900억원)가 투입돼 2011년 완공됐지만 첫 모듈이 발사된 이후 20년이 넘어 잦은 고장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CNN방송은 블루오리진이 승객과 화물을 새 우주정거장까지 실어나르기 위해 이 회사가 만든 로켓인 뉴 글렌이 투입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CNN은 새로운 우주정거장이 기존 ISS처럼 제약·바이오 분야와 재료과학 연구에서 중요한 미세 중력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블루오리진은 구체적인 새 우주정거장 건설 비용 추정치를 밝히지 않았다. 기존 ISS 건설 비용이 1000억달러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새 우주정거장 비용은 이를 훨씬 넘어설 것이 확실해 보인다. NYT는 건설 비용과 관련해 블루오리진 측은 NASA가 이 프로젝트에 얼마나 많은 자금을 지원할 수 있을지가 프로젝트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NASA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해 민간 우주 기업에 4억달러(약 4670억원)를 할당할 계획이라고 NYT가 보도했다. 또 블루오리진이 매년 10억달러(약 1조1675억원)를 투자하고 베이조스로부터 막대한 재정적 지원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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