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안동 농협 고추 시세 - seo andong nonghyeob gochu sise

건고추 생산량 늘어 값 급락… “정부, 수매비축을”

입력 : 2021-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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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북 서안동농협 농산물고추유통센터에서 한 상인이 경매가 끝난 올해산 건고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보다 최대 35% 증가

도매가격도 30%가량 낮아 추석 이후 약세 지속 전망

영양군의회, 정부수매 촉구 주산지 농협들도 한목소리

건고추 시세가 급락하면서 가격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경북 서안동농협 농산물(고추)공판장에서는 건고추가 화건 600g(한근)당 평균 7771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경락값인 1만1010원보다 30%가량 낮은 값이다. 평년(4개년) 같은 기간 평균값인 1만270원과 견줘서도 24% 낮다.

소비지가격 역시 하락세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건고추 화건 상품 600g의 도매가격은 13일 기준 1만1990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과 평년 동기 대비 각각 33%, 7% 낮은 값이다.

이같은 약세 기조는 전년 대비 생산량 증가에 따른 공급과잉이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고추 재배면적은 3만3373㏊로 전년과 평년보다 각각 7.1%, 9.3% 증가했다. 여기에 기상 호조로 단수가 크게 늘면서 올해 생산량은 7만5808∼8만950t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과 평년에 견줘 각각 26.2∼34.7%, 7.5∼14.8% 많은 양이다.

이승엽 서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장은 “지난해 작황부진으로 건고추 시세가 강세를 띠면서 올해는 신규 출하자가 급증할 정도로 재배농가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추석을 앞두고 하루 반입물량이 12만근에 달하는 등 출하물량이 많아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데, 생산량이 많은 만큼 추석 이후에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고추값 약세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산지에선 정부가 올해산 건고추 수매비축에 나서 농가소득을 지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북 영양군의회는 9일 제270회 영양군의회 2차 본회의에서 ‘고추 가격 안정화를 위한 정부수매 촉구 건의문’을 채택했다. 고추 주산지 농협 조합장들도 10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농협농식품가공공장 고춧가루류협의회’에서 정부수매가 절실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박명술 농협농식품가공공장 고춧가루류협의회장(경북 남영양농협 조합장)은 “올해 병해충이 적고 작황이 양호해 영양지역만 해도 지난해보다 고추 생산량이 40% 이상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생산량 증가로 시세가 떨어진 데다 인건비까지 크게 올라 농가 근심이 깊은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홍성주 한국고추산업연합회장(충북 제천 봉양농협 조합장)은 “대량 수요처들이 국산보다 값싼 외국산을 선호해 국산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상황인데, 가격까지 급락해 농가들이 허탈한 심정”이라며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수매비축 계획을 발표하면 출하 조절을 통해 고추 가격을 안정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수매에 신중한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2019년의 경우 건고추 화건 600g 산지가격이 5000원대로 떨어졌을 때 수매를 결정했던 만큼 아직은 가격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농가들은 가격 지지를 위해 추석 대목 홍수출하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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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서 안동 농협 고추 시세 - seo andong nonghyeob gochu sise

서안동농협 공판장 고추 출하장 전경 /사진제공=안동시

[안동=환경일보] 정순기 기자 = 안동 서안동농협 농산물(고추)공판장은 햇고추 출하로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전국 고추 산지시세의 기준이 되는 서안동농협 고추공판장으로 재배농가와 외지상인, 소비자가 대거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8~10월은 건고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시기로 서안동농협 고추공판장에는 건고추만 연일 10만근 내외로 출하되고 있다.

서안동농협 홈페이지 고추시세자료에 따르면 올해 8~9월 건고추 화건(꼭지 달린 것)은 600g(한근) 당 평균 8,360원, 건고추 화건 꼭무(손꼭무, 일반꼭무)는 600g(한근) 당 평균 9,800원에 거래됐다.

그 기간 경매된 건고추 화건 280만근 중 꼭무(손꼭무, 일반꼭무)로 출하된 건고추는 120만근 43%로 전년 33% 대비 약 1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작년 8~9월 고추 성출하기 꼭무 시세는 일반화건에 비해 14%, 올해 같은 기간에는 17% 이상 높게 형성되고 있어 농가에서도 손꼭무로 출하하는 것이 고령화와 코로나19로 인한 인손부족과 농산물 수취가격을 높이는 농가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서안동농협은 ‘손꼭무’에 대한 농가 선호도가 매년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도 ‘손꼭무’ 출하 물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손꼭무는 고추 수확 할 때 고추꼭지를 제거하고 수확하는 방식으로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고추꼭지를 제거할 수 있다. 때문에 수확 후 별도로 꼭지 따기 작업이 필요 없다.

예전에는 8, 9월이면 동네마다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고추꼭지 따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지만 농촌 고령화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일손 구하기가 힘들고 인건비가 비싸 꼭지 따기 같은 품삯이 낮은 소일거리를 하는 사람을 구하기가 힘들어 진 것도 손꼭무를 선호하는 이유다.

손꼭무는 일반꼭무(건조 후 꽃자루만 제거)와 달리 꽃받침이 없어 고춧가루로 가공했을 때 이물감이 없고 색깔도 좋아 고추를 대량으로 유통하는 상인이나 고춧가루가 제품의 품질에 큰 영향을 주는 김치공장 같은 가공공장에서도 손꼭무 건고추를 더 선호한다.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들도 별도 손질이 필요 없는 손꼭무를 많이 찾고 있는 추세다.

서안동농협은 농촌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10년 전부터 매년 2회 재배기술교육을 통해 고품질 고추 재배방법과 새로운 손꼭무 고추 수확방식을 적용하고 계약재배를 통해 매년 20만근 이상의 건고추를 수매하여 농가소득 증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생소한 수확방식에 거부감이 있던 농가들도 이제는 오히려 손꼭무 방식이 더 익숙해 편하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외국인 근로자 입국까지 단절되면서 인력난이 더욱 심화돼 ‘손꼭무 건고추’가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유일의 고추 전문 공판장인 서안동농협 고추공판장은 2009년 개장 이래 고추유통의 상적(거래)기능, 종합물류기능, 디지털 유통기능, 유통정보센터 기능, 공익적 기능으로 국내 고추 유통의 중심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으며, 전자경매 시스템 도입으로 경매의 투명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현재까지 출하자로 등록한 생산자는 2만여명 이상으로 명실상부한 고추 유통의 메카로서 자리하고 있다.

특히, 출하자 신고제도 운영으로 전체 성수기에는 매일 출하자에게 가격정보를 문자로 제공하고 출하 시 예정단가 제시 및 경매 후 30분 이내 경락단가 문자 발송으로 대기시간 단축으로 편의성을 높였다. 서안동농협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품종, 등급별 가격을 확인 할 수 있다.

서안동농협 고추유통센터는 올해 판매금액 1,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거래 투명성 확보와 공정한 가격형성으로 농가 수취가격 향상과 함께 소비자들에게는 안정적으로 국산 고추를 공급할 계획이다.

박영동 서안동농협 조합장은 “고령화와 코로나19로 인한 농촌 인력난 해소와 농가소득증대를 위해 손꼭무 수확방식을 적극 홍보하고, 코로나 히트상품인 손꼭무 계약재배를 통해 농가의 안정적인 수익 보장과 우수한 농산물 공급에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농가수취가격 증대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