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비슷한 속담 - sachon-i ttang-eul samyeon baega apeuda biseushan sogdam

혹시 주변에 최근 폭등한 강남의 아파트 여러 채를 가진 사촌이 있어, 장에 탈이 나진 않았는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와 비슷한 속담은 거의 모든 나라에 있다고 한다. 뇌와 장은 이렇듯 모든 나라에서 끈끈하게 연결되어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뇌와 장 사이를 조종하는 그동안 미처 우리가 몰랐던 ‘보이지 않는 손’이 존재한다고 한다. 오늘은 그 보이지 않는 존재에 관한 이야기이다.

내 몸속엔 많은 종류의 호르몬이 있어 지금의 나의 기분을 조절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이 바로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이다. 쾌락과 관련된 도파민과 같은 호르몬과 달리, 세로토닌은 중독성이 없다. 행복감 이외에도 식욕, 수면 등 우리 삶의 여러 가지 측면에서 좋은 기운을 북돋아 주는 대표적인 호르몬이 바로 세로토닌이다.

재미있는 것은 당연히 뇌에서 주로 있어야 할 것 같은 이 호르몬이 주로 대장에서 발견된다는 점이다. 우리 몸 안의 세로토닌 중 최소한 90% 이상을 뇌가 아닌 장 세포가 만들고 보관한다. 물론 뇌에서 발견되는 것과 같은 종류이다. 대장에서 만들어 지는 세로토닌은 뇌로 들어가지는 않지만, 전신을 돌며 소화를 돕고, 혈당 조절을 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장 세포의 세로토닌 만들기는 장내 미생물과 관계가 깊다.

먼저, 장내 미생물이 전혀 없는 어마어마하게 깨끗한 무균 생쥐는 장내 미생물이 있는 더러운 생쥐보다 60%나 적게 세로토닌을 만든다고 한다. 물론 무균쥐가 보통쥐보다 60% 덜 행복한 건 아니다. 비슷한 무균 인간이 우리 주변에 없어 증명은 어렵지만, 우리의 행복 호르몬의 반 이상은 장내 미생물의 지령 또는 협조가 필요한 듯하다. 이후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분명 장내 미생물 중 일부가 장 세포에게 세로토닌을 더 만들라고 명령을 내리는 건 분명한 것 같다. 그렇게 장에서 만들어진 행복 호르몬은 피를 타고 온몸으로 퍼져간다. 그럼 도대체 그 기특한 미생물이 누구냐고? 물론 이걸 알아내려고 전 세계 과학자들이 혈안이 되어 있다. 아마도 몇 가지 세균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은 아닐 것이고, 수십 종의 세균이 협력하는 일종의 컨소시엄의 형태가 될 것이다. 물론 이 컨소시엄의 구성도 민족마다, 또 사람마다 다 다를 가능성이 크다.

장내 미생물이 우리의 뇌를 조절하는 방법은 지금까지 발견된 것만 네 가지이다. 먼저 장내 미생물이 뇌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을 직접 만든다. 이 물질은 장에서 흡수되어, 피를 타고 뇌로 이동해서 우리의 기분까지 조절한다. 두 번째로 우리 대장 세포에게 세로토닌 같은 호르몬을 만들도록 지시한다. 세 번째로 뇌와 초고속의 신경망으로 연결된 대장의 신경 세포에게 바로 신호를 준다. 이 방식을 통하면 뇌로 즉시 장내 미생물의 지령이 전달된다. 마지막은 주로 자폐, 치매 등 뇌질환과 연관이 되어 있는데, 장내 미생물이 우리 면역계에 악영향을 주는 경우이다. 물론 또 다른 방식도 있겠지만, 이 네 가지에 대해서도 현대과학이 이해하는 부분은 아주 적다. 장내 미생물과 인간의 장, 뇌의 연결고리는 이제 막 우리가 이해하기 시작했고, 인간과 수만 종의 세균이 이루어낸 수천만 년 진화의 산물이니 오죽 복잡하겠는가?

“잘 먹어야 행복하다”는 이 명제는 장내 미생물 즉 마이크로바이옴이 끼어들면서, 더 확실한 진리가 된다. 다만 내가 소화해서 흡수하는 영양분뿐만 아니라, 장내 미생물이 먹을거리도 생각해줘야 한다. 여기엔 일단 쿠키나 케이크, 청량음료처럼 당장 기분이 좋아지는 음식은 해당 사항이 아니다. 즐거운 명절에 가공식품은 되도록 피하고 고기도 좀 적게 먹고, 채소나 나물 같은 장내 미생물 먹이도 꼭 챙겨 드시길 바란다! 강남 아파트 여러 채 가진 사촌이 있다면 더더욱.

우리말과 한의학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속담 중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이 있다. 이 속담의 사전적 의미는 ‘남이 잘되는 것을 기뻐해 주지는 않고 오히려 질투하고 시기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사전적 의미 외에도 ‘정신적 스트레스가 실제로 복통을 유발시킨다’는 의학적인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어서 흥미롭다.시험 시간에 정신적 긴장감과 압박감으로 인해 갑자기 복통이 생겨 시험을 망친 경험, 집에선 괜찮다가도 학교에만 가면 복통이 생긴다는 옆집 아이의 이야기, 직장에서의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복통이 생긴 친구의 경험담을 우리는 흔히 접하게 된다. 이런 경우 대체로 신경성 복통(기능성 복통)일 가능성이 크다. 복통의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이 가운데 정신적인 문제가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복통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과민성 대장증후군도 주변 환경에서 오는 긴장, 스트레스 같은 심리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동의보감>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을 칠정상(七情傷)이라고 한다. 칠정(七情)은 희(喜), 노(怒), 우(憂), 사(思), 비(悲), 공(恐), 경(驚)의 7가지 감정으로, 이러한 칠정에 의해 여러 가지 정신적·육체적 질환이 발생하고 있음을 기록해놓고 있다.사촌이 땅을 사게 됨으로써 시기, 질투 등의 감정이 유발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칠정상이 생기면, 오장육부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되고 여러 가지 증상이 유발하는데, 특히 간에 영향을 많이 미치게 된다. 한의학적으로 간은 우리 몸의 근육을 주관하며, 쓸개와 더불어 지방 등의 소화기능에 관여해 막힌 것들을 풀어주는 소설 작용을 한다. 간의 기능이 원활하지 않으면 근육의 경련, 떨림 증상이 발생하며, 근육 경련이나 떨림 증상이 우리 몸속 장 외벽을 구성하는 평활근에 발생하면 경련성 복통, 복부 팽만감, 변비, 설사, 더부룩함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즉,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을 한의학적으로 해석하면, ‘정신적 스트레스가 간을 상하게 하고, 근육과 소설 기능(풀어주는 기능)을 주관하는 간에 문제가 생겨 복통이 나타난다’라고 볼 수 있다.현대인들은 다양한 스트레스 속에서 살고 있으며, 이러한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들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다. 물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가벼운 운동, 음악감상, 명상 등으로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노력도 적절히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스트레스로 인한 복통이 자주 발생하는 분이라면 모과차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모과는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강화시켜주며, 위장기능 개선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어 경련성 복통, 근육경련, 쥐가 나는 증상 등에 효과가 있다.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입니다”라는 모 공익광고의 문구처럼, 국민 모두가 따뜻한 보금자리에서 마음껏 안식과 평안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여정구/한의사·청년한의사회 학술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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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비슷한 속담 - sachon-i ttang-eul samyeon baega apeuda biseushan sogdam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비슷한 속담 - sachon-i ttang-eul samyeon baega apeuda biseushan sogdam

우리나라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남이 잘되는 것을 기뻐해주기 보다는 시기하고 질투한다는 말이다. '표준 국어대사전'에는 '남이 잘되는 것을 기뻐해 주지는 않고 오히려 질투하고 시기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 적고 있으나 유래나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근래에 와서는 배 아픈 범위가 '사촌'에서 이웃·사돈·형제까지 범위가 확대되기도 한다. 왜 이런 속담이 생겨났을까? 단순히 '우리 민족성 문제'라고 말하기에는 좋은 행태의 어감은 아니다. 그렇다고 선조들 때부터 유래된 속담인데 근거 없는 말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좋은 방향으로 해석하자면 '자신이 잘되는 것에 다른 사람이 질투할 수도 있으니 언행을 조심하라'는 교훈으로 볼 수 있다.

조선시대 한글소설 '흥부전'에서 놀부가 심술을 부리는 것을 보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백 번 이해가 간다. 성경 창세기편에 등장하는 '카인'이 시기와 질투심으로 동생 '아벨'을 죽인 범죄 또한 인간의 본성을 나타낸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요즘 이 속담의 해석을 달리하자는 바람이 불고 있다. 말과 글의 유래는 객관적인 고증과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우리 민족성을 좋게 보고자 하는 마음에서 재해석 하고 있어 애교로 읽어 볼만하다는 평이다. 또한 주위와 경쟁하며 살아야 하는 현대인들에게는 한번쯤 삶을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재미있다고들 한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의 원래 속담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파야 한다'로 좋은 의미에서 사용됐다고 한다. 사촌이 땅을 샀으니 축하는 해야겠는데 가진 것은 없고, 땅에 거름이라도 보태주기 위해서 배가 아파 똥(거름)을 보태주기 위한 배려의 마음에서 유래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이 우리 민족정신 말살정책으로 상대방이 잘되면 시기하고 질투하는 민족인양 의도적으로 말을 바꾼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니 이를 바로 잡아 '본디 우리 민족은 상대방이 잘되면 진심으로 축하할 줄 아는 민족'이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SNS로 세상과 소통한다. 하지만 SNS 공간에 시기와 질투가 나쁜 뉴스와 가짜뉴스 형태로 나타나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 일부 관종(관심받은 싶어하는 종자)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로 국가적인 재난 위험방송을 하고 있는데도 흥미위주의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진실에는 관심이 없고 미디어 소비자들의 비이성과 혐오·증오를 부추켜 감염시킨다. 이들의 숙주 노릇을 일부 언론들이 하고 있으니 문제가 심각하다. 눈꼴이 시려 남이 잘되는 꼴을 못 보는 인간들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을까? 특히 '언론'이라는 무기로 잔인한 학살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예전 라면업계의 1위였던 '삼양라면'은 '공업용 소기름 파동'이라는 과장된 뉴스로 도산 위기까지 갔고, '음식물 쓰레기로 만두소를 만든다'는 보도로 이 회사 사장은 자살을 했다. 하지만 '만두소'는 무해하다는 판결을 받았다.

또 황토팩으로 성공했던 한 여배우는 '황토팩에 중금속이 함유됐다'는 근거 없는 의혹보도로 사업실패 후 이혼에 암까지 얻어 결국 사망했다. 황토팩에 중금속이 있다는 보도내용은 허위였다. 기자는 그럴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상황근거로 무죄를 받았다.

우리 사회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고, 남이 잘되는 꼴을 보면 눈꼴이 시려 못보는 인간들로 인해 얼마나 더 아파야 할까? 특혜의혹이라는 제목 아래 기사내용은 별다른 사실과 특혜의 근거가 추측성 뿐인 기사가 합리적 의심이라는 언론의 무기를 만나면서 진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근거 없는 의혹 보도는 남의 생명도 앗아갈 수 있다. 가짜언론, 나쁜 언론을 생산하는 자들은 자신들이 무슨 잘못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