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사설 수리 - pujo saseol suli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를 타는 A씨는 최근 서비스센터에서 당혹스러운 일을 겪었다. 엔진오일 누유를 발견해 수리를 요구했지만, 담당자는 차를 둘러보지도 않은 채 "한번이라도 엔진오일을 사설 업체에서 교환하면 보증수리를 제공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기 때문이다. 

푸조 사설 수리 - pujo saseol suli
푸조 시트로엥 서비스센터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A씨는 이유를 물었지만 돌아온 답변은 '본사의 지침'이라는 말 뿐이었다. 일반 카센터에서 엔진오일을 갈면 보증수리를 안 해준다는 황당한 답변에 지속적으로 항의를 해봤지만 그저 '본사에 물어보라'는 대응으로 일관했다. 답답한 마음에 스텔란티스코리아 측에 직접 문의도 했지만, 회사측은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모터그래프 취재 결과, 스텔란티스그룹 산하 브랜드인 지프는 물론, 다른 수입차 브랜드 서비스센터는 동일 조건에서도 보증수리가 가능하다는 답을 내놨다. 한 서비스센터 측은 "차량 자체의 불량이라면 오일 교환 여부와 관계 없이 (보증)서비스가 가능하다"면서 "보증수리 여부는 구체적인 차량 진단을 통해 판단하는 것이지, 오일을 외부에서 갈았다는 이유로 결정하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푸조 사설 수리 - pujo saseol suli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이에 대해 푸조·시트로엥·DS 소비자들은 올해 초 한불모터스에서 스텔란티스코리아로 사업권이 이관된 이후, A/S 전반이 후퇴했다고 주장했다.

한 소비자는 "스텔란티스로 넘어간 이후 최대 2년 추가 보증이 가능한 보증연장 패키지 판매를 중단했다"면서 "한불모터스 시절 제공되던 노후차량 수리비 할인 혜택도 없앴고, 부품 가격도 인상됐다"고 말했다. 이어 "차량 유지관리 정보 제공 및 정비 예약이 가능하던 서비스 애플리케이션도 별다른 이유 없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서비스네트워크도 이전보다 축소됐다. 화산오토모빌, 송광모터스 등 주요 딜러가 이탈하며 수도권에서는 강서, 부천 서비스센터가 올해 초 돌연 문을 닫았다. 지역에선 유일했던 원주 서비스센터까지 폐쇄돼 강원도 지역에서는 서비스 공백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차량 결함에 대한 스텔란티스코리아의 대응이다. 푸조·시트로엥·DS 디젤 차량의 경우, SCR(선택적환원촉매장치) 결함으로 경고등이 점등되는 등 차량 운행에 중대한 문제가 생겼지만, 리콜을 하기는 커녕 보증 기간이 남아있는 차량에게만 무상수리를 제공하고 있는 형편이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스텔란티스코리아가 브랜드 운영권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못한 것 같다"며 "이렇다 할 대책이 없다면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 고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URL복사
  • 기사공유하기
  • 스크랩
  • 프린트
  • 메일보내기
  • 글씨키우기

수입차량을 구매한 소비자가 구입 8개월만에 부품 고장으로 수리를 맡겼으나 부품수급 문제로 장기간 대기를 해야 했고, 어렵게 구한 부품은 계속 불량이 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에 사는 장 모(남)씨는 2020년 12월 5700만 원대의 푸조 5008 GT를 구입했다. 구입 8개월이 경과한 지난해 8월부터 차선 유지 보조 장치에 이상이 생겨 서비스센터에 수리를 맡기려 했지만 대기가 밀리는 바람에 점검을 9월에서야 받을 수 있었다. 

진단 결과는 차선 인식용 카메라 고장. 서비스센터 측은 현재 국내 서비스센터에 해당 부품이 없어 해외 배송이 필요하며 5~6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 씨는 3개월을 기다린 뒤 지난 12월에 서비스센터를 재방문했다. 장 씨 차량을 담당한 직원은 반도체 부족 문제로 부품 수급이 지체됐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번엔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오래 기다려 수급받은 부품이 불량이라 작동이 되지 않은 것이다. 다시 대기에 들어가 해가 바뀐 지난 1월 부품이 재수급됐다는 담당자의 연락에 다시 센터를 찾았지만 이번에도 부품이 불량이라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푸조 사설 수리 - pujo saseol suli
▲장 씨가 푸조 서비스센터 직원과 주고받은 내용 중 일부 캡처.

장 씨는 “문제가 발생하고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당 장치 수리가 안돼 그냥 불편함을 감수하고 타는 상황”이라면서 “단종된 차량도 아니고 구매한지 1년도 안돼 고장이 발생했는데 6개월이 넘도록 부품 하나 찾지 못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이 정도면 하나 만들었어도 될 시간”이라 말했다.

이어 “국내에 재고 하나 마련해두지 않고 소비자 불편은 아랑곳 없이 무작정 기다리라고만 하는 본사의 자세부터 시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장 씨는 현재 한국소비자원에도 피해구제를 신청한 상태다.

수입차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부품 수급 지연 문제는 여전히 해묵은 과제 중 하나다. 공간 확보, 비용 절감 등의 사유로 국내에 필수 부품 위주로 구비하고 그 외 부품은 외국 본사에서 수배하는데 길게는 수개월이 넘게 지연돼 소비자 불편이 커지고 있다.

수입차 제조사가 부품 미보유로 수리가 지연될 경우,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이나 보상을 받을 규정도 없어 소비자는 그저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푸조 사설 수리 - pujo saseol suli
▲푸조 5008 GT

최근에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까지 겹치며 신차 출시 지연은 물론 국내에 없는 부품 필요 시 대기기간까지 더 길어지는 추세다.

푸조는 지난해까지 한불모터스가 수입, 판매해다 올해부터 시트로엥, DS를 포함해 스텔란티스의 한국법인인 스텔란티스코리아에 흡수됐다. 전국에 운영 중인 서비스센터는 16개로 신규 오픈은 2019년 5월이 마지막이었다. 이중 인천 서비스센터는 계약 만료로 3월 이후 보증 수리도 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조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푸조뿐 아니라 많은 자동차 브랜드에서 반도체 관련 부품 공급 지연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장 씨와는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해 불편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저작권자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푸조 사설 수리 - pujo saseol suli

박인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

피해를 겪었으면 제보해주세요

푸조 사설 수리 - pujo saseol suli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URL복사
  • 기사공유하기


관련기사
수입차 AS센터 증가율, 판매 증가율보다 더 높아...토요타 볼보 포르쉐 AS 센터 가장 많이 늘어

주요기사

빙그레 '쿠앤크 아이스크림'·동원F&B '도가니 설렁탕' 일부 제품 회수 조치

SK브로드밴드 유영상 사장 "SK텔레콤과 결합 시너지 더욱 강화할 것"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 "임성기 선대 회장 뛰어넘는 새 50년 만들자"

'빅4' 카드사 시장점유율 갈수록 상승...신한·삼성카드 1위자리 각축

황병우 대구은행장 취임..."영업기반 강화·브랜드가치 강화할 것"

이승열 하나은행장 취임..."은행 존재의 이유는 손님, 현장에 집중하겠다"

주요기사

빙그레 '쿠앤크 아이스크림'·동원F&B '도가니 설렁탕' 일부 제품 회수 조치

SK브로드밴드 유영상 사장 "SK텔레콤과 결합 시너지 더욱 강화할 것"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 "임성기 선대 회장 뛰어넘는 새 50년 만들자"

'빅4' 카드사 시장점유율 갈수록 상승...신한·삼성카드 1위자리 각축

황병우 대구은행장 취임..."영업기반 강화·브랜드가치 강화할 것"

이승열 하나은행장 취임..."은행 존재의 이유는 손님, 현장에 집중하겠다"

댓글 0댓글입력

로그인

이름 비밀번호

내용
0 / 40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회원 로그인 비회원 글쓰기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