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 옷 간섭 - namjachingu os ganseob

상대방의 패션에 간섭?하는 커플 있나요

2017.08.27 01:04조회 수 2772추천 수 3댓글 9

저는 그냥 활동하기 편하고 그냥 깔끔하게 기본템들로만 옷 입는걸 좋아하거든요. 유행하는 옷들을 별로 사지 않아요. 유행타기 때문에 남들이랑 똑같아 보이고, 시간 지나면 촌스러워 보여서 안 입게 되고.. 저만의 딱 스타일대로 입는걸 좋아하는 편인데요. 유독 남친은 제 패션에 민감하고 간섭이 좀 심해요.

남친은 유행한다 하는 옷들은 입어줬으면 좋겠고, 막 화려하거나 딱 달라붙거나 여성스럽다거나 그런 과한 옷들을 저한테 입어달라고 말해요. 처음에는 그냥 몇번 입어줬는데, 제가 너무 활동하기 불편하고 스스로 어색해서 남친이 원하는 패션으로 입고 데이트하면 기분도 안 좋아지고.. 분위기가 다운돼서 항상 싸우기 일수예요ㅜㅜ.. 옷이 뭐 별거라고 이런거에 의견차이 있을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매번 제 옷이나 패션 얘기만 나오면 둘다 민감해지네요.

결국 제가 하고 싶은대로 하는거니, 답정너네요.
다른 커플들도 서로의 패션에 대해 저희처럼 갈등이 있는지 궁금해요.

제가 옷입는것마다 간섭하네요..

물론 다른사람들이 쳐다보는게 싫어서 그럴수는 있는데

대체 저한테 뭘 입으라는건지 저는 이해가 안가요.

제가 야한옷과는 거리가 아주 먼중요부위 다 가려주는

헐렁한 셔츠를 입고오면 입지말라고 짜증을내요.

고개숙이면 보인다고..

왜 입고오지 말라는데 자기말 안듣고 계속 입냐고해요.

그리고 오프숄더 원피스를 입었는데

이것도 입지를 말라네요.

어깨 다 들어낸 오프숄더도 아니고

어깨끝에 딱 걸쳐서 쇄골만 보이는정도?

파인것도 아니고 치마도 무릎 조금 위 길이었어요.

이것도 입지 말라네요.

나시나 나시원피스보면

목까지 올라와있지 않고

가슴은 가리지만 쇄골은 보일만큼 파인 원피스 있잖아요?

그것도 못입게해요.

이것도 숙이면 보인다고.

그리고 저도 가끔 나시원피스가 헐렁하면

가슴이 보일까봐 원피스 안에 가슴 가려주는 하얀 밴드를 입어요

근데 그걸 입어도 보인다고 입지말래요.

자기가 걱정돼서 그러는거니까

자길 믿고 따라오래요.

저는 평소에 잘만 입던 옷도 못입게해서

짜증나는데...

이해해요, 다른사람이 보는게 싫겠죠

그리고 고마워요

근데 대체 무슨 옷을 입으라는건지...

맨날 목티랑 청바지만 입어야할거같아요....

남자친구 옷 간섭 - namjachingu os ganseob

Q 2년 정도 만난 남자친구와 사귀고 있어요. 저에게는 첫사랑이기 때문에 이 남자가 저는 정말로 좋습니다. 하지만 딱 한 가지 저를 미치게 하는 그의 단점이 있는데요, 그건 바로 제 스타일을 가지고 너무 간섭을 한다는 겁니다. 지난 2년 동안 저는 긴 바지,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치마, 염색안한 검은 생머리에서로부터 벗어나본 적이 없답니다. 싸우기 싫어서 제가 늘 맞춰주다가, 한 번은 유행하는 핫팬츠를 입고 갔더니 정말 불같이 화를 내길래 결국 옷을 사서 갈아입기까지 했죠. 자기는 하고 싶은 스타일 다 하면서, 저에게는 자기 스타일을 강요하는 남자친구, 이거 문제 있는 거 맞죠?

남자친구 옷 간섭 - namjachingu os ganseob

핫팬츠를 입든 가슴 라인이 훅 파인 슬리브리스를 입든 그건 개인의 자유이고 개인의 취향일 뿐이다. 게티이미지뱅크

A 문제있다 마다요.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자기는 하고 싶은 스타일 다 하면서 나에게는 자기 스타일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건 스타일의 문제라고 보기엔 많이 이상한 점이 있거든요. 스타일의 문제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최소한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옷을 입을 수는 있었어야 합니다. 당신이 입은 옷에 대해서 그 사람이 '솔직히 너는 이런 스타일이 좀 안 어울리는 것 같아', 라든가 '이런 스타일 말고 다른 스타일을 입어 보는 게 어때?' 정도의 말을 하는 정도로 그쳤어야죠(물론 저는 이런 말 조차도 정말 불편하다고 생각하지만요). 가벼운 간섭이나 제안을 넘어서서, 자신이 원하는 차림과 조금도 어긋나는 것을 아예 못 입게 한다는 건 자기표현을 할 권리를 침해하는 중대한 문제로 봐야 합니다. 그냥 스타일의 문제가 절대 아니에요.

그렇다면 생각해봐야겠죠. 이 사람은 왜 나의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하고,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가의 문제에 대해서요. 첫째, 어쩌면 그는 당신이 자유의지를 갖고 있는 독립적인 인격체라는 생각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가 당신에게 지금 보이고 있는 행동을 보세요. 이건 마치 인형놀이의 한 장면을 보는 듯 아찔하기까지 합니다. 핫팬츠를 입든 가슴 라인이 훅 파인 슬리브리스를 입든 그건 개인의 자유이고 개인의 취향입니다. 설사 어떤 사람들이 안좋은 시선으로 그 사람을 흘깃댄다면, 그렇게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더 비난받아야 하지 않나요? 물론 사람은 시간과 장소에 맞는 옷차림을 해야 한다는 룰이라는 게 존재하지만, 그것을 과하게 뛰어넘지 않는 이상 그저 노출의 정도 만으로 누군가를 속박하는 일이 정당화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내 맘대로 옷을 입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 절대로 그 사람에게 옷을 갈아입으라고 말할 수 없을 거에요. 내어주지 말아야 할 선을 내어주는 순간, 당신은 자신의 자유의지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어 버린 겁니다. 그러니 이젠 단호하게 주장하세요. '네가 뭐라고 생각하든, 나는 내가 원하는대로 옷을 입을 자유가 있는 사람이야'라고 말입니다. 스타일 문제가 아니라 자유의지에 대한 비존중의 문제로 프레임을 바꾸는 순간, 그는 이것에 대해 진짜 속마음을 밝혀야 하는 순간이 오고 말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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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이름의 '인형놀이'는 단호하게 싫다고 이야기 하세요. 게티이미지뱅크

그리고 그의 이런 행동의 두 번째 이유, 그건 어쩌면 그의 질투심과 자격지심에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긴 옷, 긴 치마, 검고 긴 생머리는 괜찮지만 조금이라도 더 꾸며서 다른 사람들 속에 있을 때 조금이라도 부각되는 것만은 싫다는 거잖아요. 앞서 말했듯 그는 '난 이런 스타일이 제일 좋아'라는 식으로 당신에게 에둘러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당신이 남들 눈에 띄는 것이 싫다는 말로밖에는 보이지가 않네요. 동화로 따지면, 마치 백설공주를 꼭대기 다락방에 숨겨놓고 아무의 눈에도 못 띄게 만들려는 왕비 같은 느낌이랄까요. 왕비는 사랑해서 그런게 아니잖아요. 불안했고 질투했기 때문에 그랬죠. 좋아하고 사랑하고 아낀다는 건, 그냥 그 사람이 맘대로도 할 수 없고 다른 사람에 눈에 띄지 않게 하는 일과 같은 일이 절대 될 수 없어요. 그 사람을 믿고, 그 사람이 더 넓은 세상에서 많은 걸 경험할 수 있도록 기꺼이 그 자유를 인정해야죠. 남친의 그토록 강한 간섭은, 사실상 다른 모든 이성을 적으로 생각하고, 내 사람을 빼앗아 갈 수 있는 잠재적 경쟁자로 생각한다는 증거밖에 되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건 또한 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이 나를 믿지 못해 생긴 불신에 대한 문제입니다. 그에게 물어보셔야 해요. '나를 믿지 못하는 이유가 뭐냐'고요.

'이 점만 빼면 정말 좋은 사람인데...'라는 스스로의 판단에 속지 마세요. 바로 '그 점'을 합한 전체가 그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아무리 당신에게 따스하게 대한다고 해도, 아무리 당신에게 친절한 얼굴로 옷을 골라준다고 한들, 그는 당신의 자유의지를 억압하는 사람이며 당신이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것 자체를 불편하게 생각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니까요. 단호하게 물어보고, 그 후에 현명하게 판단하는 것이 지금 당신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하고 큰 숙제가 아닐까요.

연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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