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 면 만들기 - naengmyeon myeon mandeulgi

꽤나 인상깊었던 도전이었기에 스압이 조금 있음

냉면 면 만들기 - naengmyeon myeon mandeulgi

집에서 냉면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예전 포스팅(http://coldstar.egloos.com/4460708) ) 육수는 예전에 냈었는데, 엊그제는 면도 한 번 직접 뽑아봤다. 만화 <아빠는 료리사>에 나온 명절 국수만들기를 보고서 뽐뿌를 받은건데, 보통 노동이 아니라 망설이다가, 어느 밤 문득 진행을 결심하다. 말하자면 지금 이 료리는 일본식 메밀국수 만드는 레시피를 보고 따라한 건데

냉면 국수의 양대산맥인 함흥냉면과 평양냉면에 대해 말하자면, 평양냉면은 메밀 함량이 높은데 기본적으로 칼국수 스타일(반죽을 밀어서 칼로 써는)이었고, 함흥냉면은 전분 함량이 높고, 압출식 (틀에 넣고 힘으로 눌러 만드는) 국수였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국수는 평양식 칼국수 되시겠다. 그러니까 일본식 메밀국수나 평양식 칼국수가 큰 차이가 뭔지... 는 아직 잘 모르겠다는 이야기. 헷

전통적으로 면을 만드는 방식은 세 가지다. 첫번째이자 가장 오래된 제법은 반죽을 얇게 밀어 칼로 써는 것. 두번째는 녹말풀을 쑨 후 바가지에 구멍을 뚫어 흘러내리게 하는 것. 그리고 세번째는 국수틀을 이용해서 뽑아내는 것. 현대에는 거의 대부분 국수틀을 이용해서 압출식 국수를 만든다. (이 포스팅 참조 http://coldstar.egloos.com/2990482) 조선시대 후반, 일제시대, 사실은 삼사십년 전까지도 외식 식당에서는 주로 압출식 국수를 쓰고, 일반 가정에서는 칼국수를 해먹었던 것 같다.

평양냉면은 외식메뉴이므로 제대로 된 평양냉면을 만들려면 국수틀을 이용했어야겠지만, 집에 국수틀 따위가 있을 리 없으므로 그냥 칼로 썬다. (홈메이드 스타일의 평양냉면이다.-_)

 우선 재료는 메밀가루 2컵과 밀가루 1/2컵. 아빠는 료리사에 나온 8:2 비율을 얼추 맞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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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다 물은 아주 조금만 넣고서, 물기가 하나도 없다고 생각될 정도의 상태에서 치대라고 아빠는 료리사가 말했다. 빵반죽류도 원래 물기를 그렇게 조금씩 적게 붓기는 하지만, 하나도 없어보이게 넣으라는 말 때문에 너무 적게 넣어서 반죽하느라 힘들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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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반죽이 이런 상태였다. 아빠는 료리사를 믿고 열심히 뭉치려고 했으나 도저히 뭉쳐지지가 않아서, 조금씩 물을 더 부으면서 힘을 줘서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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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 시작한지 약 15분. 팔힘이 빠지기 시작한다. 한 삼십분은 치대줘야 할 것 같은데 힘이 빠져서, 결국 봉지에 넣고 밟기로 한다. 열심히 밟았다가 꺼내보니 예쁜 광택이 나고 있다. 일미주임께서는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광채>라고 말했던 바 있다. 여기까지가 전반전. 이 상태에서 일주일간의 인생의 격무를 이기지 못하고 잠에 곯아떨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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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오전 열한시, 격무에서 완전히 회복하여 이제 국수를 만들기 위하여 숙성시킨 반죽을 굴대로 열심히 굴리기 시작한다. 제법 반죽같은 모양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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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착 접어서 (이 과정에서 밀가루를 이빠이 뿌려줘야 한다. 거의 반죽할 때 넣었던 만큼 넣는다고 봐야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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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 가지런하게 썰어준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썰면 의외로 오래 걸리고, 생각만큼 쉽지도 않은 것이 바로 이 써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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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가지런하게 썰은 것처럼 보였지만 막상 보면 굵기가 들쭉날쭉. 그런데 저 붙어있던 것 때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 -_-; 내 경우에는 때느라고 10분은 걸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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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는 물에 투하하면,  처음에는 가라앉았다가 차츰 떠오르는데, 떠올랐다고 익은 것은 아니더라. 내 경우는 10분 가까이 삶았다. 중간중간에 익었는지 안 익었는지 맛 보느라고 1인분 정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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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아서 찬물에 헹구면 기대가 만발한다. (라고는 하지만 굵기가 정말 예상 외로 굵다. 나름 최선을 다해서 얇게 썰었는데, 만들어진 국수는 시판 메밀면보다 2배 이상 두껍다. 소면 굵기가 될 줄 알았는우동면발보다 조금 얇은 정도? 게다가 군데군데 수제비도 섞여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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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육수를 만들어보자. 육수는 두 가지로 준비했다. 1번은 평양냉면을 위한 차게 식힌 사골육수. 2번은 메밀국수를 위한 가쓰오육수.

1번 만드는 법은 예전 포스팅 참조. 냉동실에 얼렸던 것을 썼다.

2번은... 국시장국을 쓰는 게 제일 간단하지만, 기왕 하는길에 빡세게 해보려고 다시마국물에 무우와 다시다를 넣고 끓이다가 (국물이 더 맛있을까 싶어서 황태포도 한두조각 넣었다-_) 가다랭이포를 넣고 데친 후 국간장과 진간장을 번갈아 넣었다.

1번, 냉면. 위에 얹어진 고명은.... 사실 면뽑느라 지쳐 삶은달걀 말고는 아무 것도 준비를 못하고, 반찬 중에서 하나씩 골라 얹었다가, 국물맛 망칠까봐 사진만 찍고 얼른 먹어치웠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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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은 가쓰오 국물에 말은 메밀냉면. 갈은 무우와 와사비를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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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평
비쥬얼은 그럴듯하지만 냉면쪽은 맛이 형편이 거의 없었고, 가쓰오 국물쪽은 맛이 아주 형편없었다 -_-
물에 끓일 때 푹 퍼진 것처럼 느껴지던 면이, 찬 물에 헹군 뒤에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쫀득해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지 하나가 빠진 듯한 맛이 나서 잘 생각해보니.... 반죽할 때 소금을 안 넣었다 -_
아빠는 료리사에도 소금 넣으라는 이야기는 없었는데 흑흑....

아무튼 소금 뿐만 아니라 면발의 전반적인 느낌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오래된 메밀가루(전에 언젠가 쿄모양과 함께 조까치 선생의 공연을 보러 갔을 때 샀던 메밀이다)라서 그런지 메밀향도 나지 않았다.

올해 햇메밀이 나거든 가루를 사서 다시 한 번 덤벼봐야겠다. 담번엔 조상의 얼을 이어받아 양잿물이나 좀 넣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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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은 뭘로 만드나요?

재료별 냉면.
메밀냉면: 메밀가루로 만든 메밀국수를 쓴 냉면이다. 평양냉면, 해주냉면, 진주냉면 등 전통적 냉면은 메밀냉면이다. ... .
녹말냉면: 녹말가루로 만든 녹말국수를 쓴 냉면이다. 감자 녹말로 만든 동북 지방의 농마국수가 대표적이다. ... .
밀냉면: 밀가루로 만든 밀국수를 쓴 냉면이다..

냉면 몇분 삶아야?

냉면, 1분 이내 단시간 삶기 특히 끓는 물에 넣어 40초 정도만 삶는다. 1분 이내에 삶아야 면발이 쫄깃하고 풀어지지 않는다. 냉면은 삶아 건진 후 찬물에 담가 재빨리 헹군 다음 얼음물이나 얼음 위에 얹어서 물기를 빼야 시원한 맛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