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내연기관차 유지비 비교 - jeongicha naeyeongigwancha yujibi bigyo

전기차 오너들에게 전기차를 왜 타냐? 라고 물어보면 십중팔구 저렴한 유지비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물론, 배기가스와 탄소 배출이 적어 환경을 지키기 위해 타거나 정숙성 때문에 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이유는 유지비 때문이다.

우리 부부가 가장 처음 타던 차는 쉐보레 볼트EV였는데, 이 때는 전기차 충전비가 지금보다 훨씬 낮았다. 하지만 내연기관을 포함한 자동차 자체를 많이 타본 적이 없을 때여서 차량 유지비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었다. 게다가 일명 ‘집밥’이라는 파워큐브 이동형 충전기도 구매하지 않아서 일일이 집 근처 충전소에 가서 충전을 했다.
그러다 보니 충전이 번거롭고 귀찮아졌다. 결국 1년만에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바꿨다. 나름 주유비를 아껴보겠다고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택했는데 주기적으로 엔진오일 교체비에 주유비까지... 생각보다 유지비가 많이 나왔다. 결국 반년 만에 다시 전기차로 돌아왔다.
전기차에서 내연기관차로 갈아탈 때는 ‘다시는 전기차 안탄다!’라고 외쳤다. 그런데 전기차와 내연기관 사이에서 유목생활을 하는 동안 충전시설 및 관련법령 등이 개선돼 전기차를 이용하는데 있어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었다.

내연기관차 한 대 유지하는 것보다 전기차 두 대의 유지비가 훨씬 적게 나온다는 계산하에 전기차를 1대 더 추가했고 지금은 남편과 내가 각각 볼트EV, 니로EV, 총 2대를 운용하고 있다.
나와 남편은 합쳐서 한달에 약 3,600km 정도 운행을 한다. 이 정도 주행을 할 때 한달 유지비는 얼마일까? 들으면 모두 깜짝 놀란다. 약 40,000~50,000원이다. 0 하나가 빠진 게 아니다. 대중교통보다 훨씬 저렴하다.
유지비가 이렇게 조금 나올 수 있는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파워큐브 이동형 충전기 덕분이다. 신축 아파트뿐 아니라 구축 아파트에도 지하주차장 기둥마다 파워큐브 태그가 붙어있다. 이 태그가 있는 곳에서는 이동형 충전기만 있으면 충전이 가능하다.

전기차는 초기 비용이 내연기관차보다 비싸지만, 유지비를 계산해보면 결국 훨씬 저렴하다. 아래 사진은 2월 한달 동안 파워큐브를 이용해 충전한 비용이 나와있는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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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2월이 짧다 보니 다른 달에 비해 충전량이 적긴 했지만, 전기 값이 겨울 요금제로 측정되어서 충전량에 비해 가격이 높게 나왔다. 그래도 내연기관 유지비 보다 저렴하다는 사실!
한달 충전량은 549.08kWh. 2월엔 낮은 기온으로 인해 연비도 낮아진다. 평균 연비를 5km/kWh로 생각했을 때 한달 동안 549.08 X 5 = 2,745.4 km를 주행한 셈이다.
대략 2,800km라고 쳤을 때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한달 유지비를 비교해보자. 엔진오일 교체비 등은 제외하고 순수 전기 충전비와 주유비로만 계산을 해본다. 위 사진과 같이 549.08kWh을 충전했을 때 사용금액은 41,334원. 여기에 기본료와 부가가치세로 대략 23,000원 정도가 추가돼 2월 요금은 64,560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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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끝이 아니다. 삼성 EV카드, 신한 EV카드 등 전기차 충전요금이 할인되는 신용카드를 이용한다면 최대 70%(약 3만원)까지 추가 할인이 들어가서 실제 지불한 충전 요금은 4만원도 안되는 금액이다.
만약 내연기관차로 2,800km를 달렸다면 주유비가 얼마나 나올까? 연비를 12km/L, 2월 평균 휘발유 값을 1,715원/L로 두고 계산할 때 1,715 X 2,800 ÷ 12 = 400,166.66. 대략 400,167원이 나온다.
동일 거리를 달렸다고 치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유지비는 10배정도 차이가 나는 셈이다. 아래 사진은 3월 한달 동안 충전비가 나온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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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는 전기 값이 봄/가을 요금제로 측정되어서 충전 요금이 훨씬 저렴하다. 그래서 2월보다 충전량은 많지만 충전요금은 더 적게 나온 것이다.
충전량은 586.33kWh, 사용금액은 31,209원인데 기본료와 부가가치세를 합쳐서 53,050원이 나왔다. 여기에 신용카드 할인을 더해 실제 지불하는 요금은 3만원 정도가 나올 것이다. 날이 따뜻해지면 평균 연비가 올라가니 연비를 6.5km/kWh라고 생각했을 때, 주행 거리는 586.33 X 6.5 = 3,811km이다.
다시 내연기관차랑 유지비 비교를 해보자. 3월 한달 평균 휘발유값은 1,939원/L이므로 주유비만 대략 615,794원이 나오는 것이다. 약간의 오차가 있겠지만 이 정도면 거의 20배 차이가 나는 셈이다.
게다가 지금은 유류비가 계속해서 상승하는 추세니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유지비 차이는 점점 벌어지게 된다. 이 정도의 차이면 파워큐브 이동형충전기 구매 비용(61만원)을 감안하고도 엄청나게 이득인 것이다. 물론, 집밥이 아닌 급속 충전기로만 충전을 한다면 충전 비용이 더 비싸겠지만 그래도 내연기관차보다 유지비가 덜 나오는 건 사실이다.

간혹 주변 사람들은 나에게 충전하는 게 귀찮지 않냐고 물어본다. 한겨울에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 정도의 장거리 여행이 아니라면 목적지나 중간지점에 충전기가 있어서 충전을 할 수 있다. 또 평소엔 파워큐브를 이용해 집밥을 먹이면 되니까 충전이 번거로울 일은 없다. 충전하는게 귀찮다고 몇 십 만원 더 쓰는 것보다 ‘차라리 돈을 아끼고 살짝 귀찮고 말지!’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현재는 초창기 전기차가 도입될 때에 비해 다양한 차종이 있고, 충전시설과 환경 또한 많이 개선되었다. 전통적으로 내연기관차량만을 고집하던 포르쉐마저도 전기차 타이칸을 출시했고, 각 차량 제조사들 역시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모델을 구상하고 출시하려고 한다. 경제성뿐 아니라 환경까지 생각할 수 있는 전기차를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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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의 두가지 매력은 환경오염을 줄여주고, 유지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전기차를 선택했을 때 비용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밸류챔피언과 더스쿠프가 차량 가격, 정부지원금, 보험료, 유류비 등을 종합해 전기차와 가솔린차의 유지비용을 비교해 봤다. 중형 SUV를 연 1만5000㎞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가솔린차의 기름값은 223만원, 전기차의 충전값은 84만원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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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초기 구입비가 비싸지만 유지비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1년 전세계에서 106개의 새로운 배터리 전기차가 출시되고, 2025년까지는 500여종의 새로운 전기차 모델이 등장할 것이다.” 지난 3월 31일 전미자동차부품협회(OESA) 웨비나(Web+seminar)에 참석한 소비자행동 분석기업 Escalent의 마이크 도보래니(Mike Dovorany) 부사장은 전기차를 구매하기로 마음먹은 소비자들의 수요가 2025년까지 실현될 수 있을 거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전기차 수요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순수 전기차(BEV)는 202만5371대 판매됐다. 전년 대비 34.7% 늘어난 수치다. 수소차와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하면 300만대에 이른다. 전기차 시장은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KPMG는 2030년 전기차 판매량은 311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람들이 전기차를 선택하는 이유는 뭘까. 아무래도 유지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한 선택점일 것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전기차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대차와 기아 등 국산차 브랜드도 앞다퉈 전기차를 내놓고 있지만 초기 비용은 아직 비싸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국산 전기차는 현대차의 코나(소형 SUV)·아이오닉(중형 SUV), 기아의 니로(소형 SUV)·쏘울(준중형) 등이다. 이들 전기차를 구입하려면 최소 4511만원에서 최대 5213만원이 필요하다. 같은 배기량의 내연차인 현대차 디올뉴투싼·더뉴코나, 기아 셀토스·K3의 평균 가격(2390만원)보다 두배 이상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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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기차는 구입할 때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정부지원금은 에너지 효율성에 따라 다르지만 현대차의 중형 SUV 아이오닉5는 717만원, 기아 소형 SUV 니로는 766만원까지 지원받는 게 가능하다. 앞에서 언급한 4종(코나·아이오닉·니로·쏘울)의 평균 지원금은 737만원이다. 여기서 개별소비세를 최대 300만원까지 감면받으면 원래 가격보다 1000만원가량 전기차를 싸게 구입할 수 있다. 그래도 아직 초기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유지비를 계산해보자.

먼저 자동차세다. 자동차세는 매년 내야 하는 세금이다. 배기량에 따라 납부하는 액수가 달라지는 자동차세는 기본적으로 세금에 배기량을 곱해 세액을 산정한다. 배기량 1000cc 이하는 80원, 1600cc 이하는 140원, 1600cc 초과는 200원을 낸다. 여기에 지방교육세 30%를 더한 게 최종 자동차세다.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 1600cc 미만인 소형 SUV의 자동차세는 약 29만원이다([1600×140]+[1600×140×30%]).

반면 전기차는 엔진이 없다. 그렇다고 자동차세를 안 내는 건 아니다. 차량 가격에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전기차에 매겨지는 세금 10만원에 30% 지방교육세를 더해도 1년에 13만원만 내면 된다.

가장 크게 절약할 수 있는 건 유류비다. 1년 동안 1만5000㎞를 운행하는 걸로 잡아 계산해보자. 가솔린차의 유류비는 1L당 1533원을 기준으로 삼았다. 평균 연비가 10.5㎞/L인 소형 SUV를 1년 동안 몬다고 계산하면 유류비는 약 219만원이 든다(주행거리÷연비×L당 유류비). 준중형은 평균 연비를 12.5㎞/L로 삼으면 184만원을 유류비로 쓰게 된다. 중형 SUV는 평균 연비가  10.3㎞/L인 경우, 1년 유류비가 223만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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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어떨까. 전기차는 1㎾h를 충전하는 데 256원 든다고 가정하면, 소형 SUV는 1년에 82만2000원, 준중형은 82만8000원이 든다. 중형 SUV라 해도 84만원밖에 들지 않는다. 중형 SUV로 비교해보면 전기차를 몰았을 때 가솔린차보다 연 139만원을 아낄 수 있다는 얘기다. 주행거리가 많은 운전자일수록 전기차를 굴렸을 때 유류비를 더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줄일 수 있는 건 이것 말고도 더 있다. 전기차는 통행료와 공영주차장 이용료 등에서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전기차와 가솔린차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지는 운전자의 몫이겠지만 환경을 생각하고 주머니 사정을 생각한다면 전기차는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이유정 밸류챔피언 애널리스트

정리 =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