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오너들에게 전기차를 왜 타냐? 라고 물어보면 십중팔구 저렴한 유지비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물론, 배기가스와 탄소 배출이 적어 환경을 지키기 위해 타거나 정숙성 때문에 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이유는 유지비 때문이다. 우리 부부가 가장 처음 타던 차는 쉐보레 볼트EV였는데, 이 때는 전기차 충전비가 지금보다 훨씬 낮았다. 하지만 내연기관을 포함한 자동차 자체를 많이 타본 적이 없을 때여서 차량 유지비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었다. 게다가 일명 ‘집밥’이라는 파워큐브 이동형 충전기도 구매하지 않아서 일일이 집 근처 충전소에 가서 충전을 했다. 내연기관차 한 대 유지하는 것보다 전기차 두 대의 유지비가 훨씬 적게 나온다는 계산하에 전기차를 1대 더 추가했고 지금은 남편과 내가 각각 볼트EV, 니로EV, 총 2대를 운용하고 있다. 전기차는 초기 비용이 내연기관차보다 비싸지만, 유지비를 계산해보면 결국 훨씬 저렴하다. 아래 사진은 2월 한달 동안 파워큐브를 이용해 충전한 비용이 나와있는 사진이다. 아무래도 2월이 짧다 보니 다른 달에 비해 충전량이 적긴 했지만, 전기 값이 겨울 요금제로 측정되어서 충전량에 비해 가격이 높게 나왔다. 그래도 내연기관 유지비 보다 저렴하다는 사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삼성 EV카드, 신한 EV카드 등 전기차 충전요금이 할인되는 신용카드를 이용한다면 최대 70%(약 3만원)까지 추가 할인이 들어가서 실제 지불한 충전 요금은 4만원도 안되는 금액이다. 3월부터는 전기 값이 봄/가을 요금제로 측정되어서 충전 요금이 훨씬 저렴하다. 그래서 2월보다 충전량은 많지만 충전요금은 더 적게 나온 것이다. 간혹 주변 사람들은 나에게 충전하는 게 귀찮지 않냐고 물어본다. 한겨울에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 정도의 장거리 여행이 아니라면 목적지나 중간지점에 충전기가 있어서 충전을 할 수 있다. 또 평소엔 파워큐브를 이용해 집밥을 먹이면 되니까 충전이 번거로울 일은 없다. 충전하는게 귀찮다고 몇 십 만원 더 쓰는 것보다 ‘차라리 돈을 아끼고 살짝 귀찮고 말지!’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EV라운지 파트너 퓨처 전기차의 두가지 매력은 환경오염을 줄여주고, 유지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전기차를 선택했을 때 비용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밸류챔피언과 더스쿠프가 차량 가격, 정부지원금, 보험료, 유류비 등을 종합해 전기차와 가솔린차의 유지비용을 비교해 봤다. 중형 SUV를 연 1만5000㎞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가솔린차의 기름값은 223만원, 전기차의 충전값은 84만원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는 초기 구입비가 비싸지만 유지비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2021년 전세계에서 106개의 새로운 배터리 전기차가 출시되고, 2025년까지는 500여종의 새로운 전기차 모델이 등장할 것이다.” 지난 3월 31일 전미자동차부품협회(OESA) 웨비나(Web+seminar)에 참석한 소비자행동 분석기업 Escalent의 마이크 도보래니(Mike Dovorany) 부사장은 전기차를 구매하기로 마음먹은 소비자들의 수요가 2025년까지 실현될 수 있을 거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전기차 수요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순수 전기차(BEV)는 202만5371대 판매됐다. 전년 대비 34.7% 늘어난 수치다. 수소차와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하면 300만대에 이른다. 전기차 시장은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KPMG는 2030년 전기차 판매량은 311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람들이 전기차를 선택하는 이유는 뭘까. 아무래도 유지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한 선택점일 것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전기차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대차와 기아 등 국산차 브랜드도 앞다퉈 전기차를 내놓고 있지만 초기 비용은 아직 비싸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국산 전기차는 현대차의 코나(소형 SUV)·아이오닉(중형 SUV), 기아의 니로(소형 SUV)·쏘울(준중형) 등이다. 이들 전기차를 구입하려면 최소 4511만원에서 최대 5213만원이 필요하다. 같은 배기량의 내연차인 현대차 디올뉴투싼·더뉴코나, 기아 셀토스·K3의 평균 가격(2390만원)보다 두배 이상 비싸다. 하지만 전기차는 구입할 때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정부지원금은 에너지 효율성에 따라 다르지만 현대차의 중형 SUV 아이오닉5는 717만원, 기아 소형 SUV 니로는 766만원까지 지원받는 게 가능하다. 앞에서 언급한 4종(코나·아이오닉·니로·쏘울)의 평균 지원금은 737만원이다. 여기서 개별소비세를 최대 300만원까지 감면받으면 원래 가격보다 1000만원가량 전기차를 싸게 구입할 수 있다. 그래도 아직 초기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유지비를 계산해보자. 먼저 자동차세다. 자동차세는 매년 내야 하는 세금이다. 배기량에 따라 납부하는 액수가 달라지는 자동차세는 기본적으로 세금에 배기량을 곱해 세액을 산정한다. 배기량 1000cc 이하는 80원, 1600cc 이하는 140원, 1600cc 초과는 200원을 낸다. 여기에 지방교육세 30%를 더한 게 최종 자동차세다.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 1600cc 미만인 소형 SUV의 자동차세는 약 29만원이다([1600×140]+[1600×140×30%]). 반면 전기차는 엔진이 없다. 그렇다고 자동차세를 안 내는 건 아니다. 차량 가격에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전기차에 매겨지는 세금 10만원에 30% 지방교육세를 더해도 1년에 13만원만 내면 된다. 가장 크게
절약할 수 있는 건 유류비다. 1년 동안 1만5000㎞를 운행하는 걸로 잡아 계산해보자. 가솔린차의 유류비는 1L당 1533원을 기준으로 삼았다. 평균 연비가 10.5㎞/L인 소형 SUV를 1년 동안 몬다고 계산하면 유류비는 약 219만원이 든다(주행거리÷연비×L당 유류비). 준중형은 평균 연비를 12.5㎞/L로 삼으면 184만원을 유류비로 쓰게 된다. 중형 SUV는 평균 연비가 10.3㎞/L인 경우, 1년 유류비가 223만원 든다. 전기차는 어떨까. 전기차는 1㎾h를 충전하는 데 256원 든다고 가정하면, 소형 SUV는 1년에 82만2000원, 준중형은 82만8000원이 든다. 중형 SUV라 해도 84만원밖에 들지 않는다. 중형 SUV로 비교해보면 전기차를 몰았을 때 가솔린차보다 연 139만원을 아낄 수 있다는 얘기다. 주행거리가 많은 운전자일수록 전기차를 굴렸을 때 유류비를 더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줄일 수 있는 건 이것 말고도 더 있다. 전기차는 통행료와 공영주차장 이용료 등에서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전기차와 가솔린차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지는 운전자의 몫이겠지만 환경을 생각하고 주머니 사정을 생각한다면 전기차는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이유정 밸류챔피언 애널리스트 정리 =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