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정시의대 수기 - hyeon-yeog jeongsiuidae sugi

 안녕하세요 멘토 강승훈입니다. 여러분들게 어떤걸 알려줘야 도움이 될까 싶어서 고민하다가 구체적인 과목별 공부보다는 우선적으로 제 이야기를 하고, 제 이야기를 통해 여러분들이 ‘저 정도면 나는 당연히 할 수 있겠는데?’ 라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하려 합니다. 더불어 모두에게 만족스러울 순 없지만 최소한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던 준 노베 상태에서 8개월만에 성적을 급상승시킨 비결을 말하려고 합니다.

0. 공부 시작 상황

 현역 때 수능 준비보단 내신에 몰두 하여서 수능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고 따라서 43413이라는 처참한 등급을 받았습니다. 그 수능등급으로 어떻게 고려대학교에 입학 했는지 궁금하실 수 있는데 다행히 수학내신이 모두 1등급 이었던 덕분에 과학인재 전형에 응시 할 수 있었고, 면접시험을 통해 수시로 입학했습니다. 따라서 현역 때 조차 수능실력은 거의 없었습니다. 거기다가 군 복무를 포함한 4년간의 공백기간으로 인해 거의 ‘노베이스’ 상태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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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때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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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시작 후 1달 반 정도 지났을 때 성적]
(20수능땐 수능 생각 없이 군 생활 하고 있을 때라 기록이 없습니다.)
(출처: 청솔학원 8025리포트)


1. 자신에게 ‘잘’맞는 계획을 짜라
  

 계획을 짜는게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계획을 ‘잘’짜는 사람은 드문거 같습니다. 저도 이번 공부전까진 제대로 된 계획을 짜본 적이 없었지만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계획을 만들었습니다.

1) 장기적 계획 : '6월 전까진/9월 전까진/ 수능 직전까지 ~등급을 만들거야'
2) 주간, 일별 계획
3) 과목별 마음가짐 &접근 방법

 이렇게 3)을 기준으로 1), 2)계획을 짜고 공부하게 되니깐 ‘내가 잘하고 있는건가? 이 공부가 효율적인건가?’ 같이 불필요한 생각 없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계획을 잘 짰다고 하더라도 언젠가 불안해지기 때문에 매주 일요일마다는 ‘이번주는 …목적을 가지고 …했고, 달성률이 … 가 되네 그러니깐 다음주에는 …점에 집중해서 해야겠다’ 같이 한 주를 정리했습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하얀 백지 위에 일주일 동안 배운 내용을 적어가며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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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제가 매주 작성했던 주간계획표중 한 개입니다. 검은 글씨는 수업 및 학원 컨텐츠이고 빨간글씨가 자습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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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제가 공부 시작전 스스로 만들었던 과목별 피드백&데일리 공부법 입니다. 이걸 기준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2. 주기적으로 보는 모의고사 이렇게 활용하라
 

 모의고사를 보고나서 그저 실망 혹은 기뻐하거나 아니면 ‘아 열심히 해야겠다’ 이 정도로만 생각하고 넘기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사설 모의고사라 하더라도 수능 시간에 맞춰 본 풀 모의고사만큼은 그냥 넘기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시험을 볼 때의 느낌부터 시작해서 선지 하나하나에 느낀 감정을 모두 복기했습니다. ‘아 이 시간에는 집중력이 떨어졌어’, ‘아 이 정도 난이도의 문제가 나오니 당황해서 시험전체가 엉망이 되었어’ , ‘아 이 개념은 진짜 헷갈렸어’ 같이 생각을 하고 하나하나 분석하며 복기했습니다. 그리고 이 분석을 통해 다시 계획을 짜고 약점부분을 집중보완 했으며 다음 시험에서는 같은 미스가 나지 않게 공부했습니다. 심지어 저는 먹는 청심환 양 까지 조절해가며 실전 모의고사를 활용했습니다.(이렇게 까진 굳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성적표가 나오게 되면 성적변화표를 통해 공부의 방향성을 확인해가며 공부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국어가 가장 취약했기 때문에 시험지 여백이 꽉 차도록 분석한 기억이 있을 정도네요.

3. 그 외에 도움 됐던 부분 2개, 안됐던 부분 1개

1) 도움 됐던 부분

① 공부습관
항상 왠만하면 수능 시간표에 맞춰서 공부했었습니다. 또한 수능 시간표외의 공부시간에는 과목피로도에 맞춰서 했습니다. 가장 컨디션이 좋고 공부가 잘되는 시간에는 집중하기 어려운국어를, 비교적 피곤하고 집중이 안되는 시간엔 수학문제풀이를 하는 등 상황과 컨디션에 맞춰가며 공부습관을 길렀습니다.
    

② 공부방법
공부를 탄탄하게 해오신 경우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저처럼 짧은 시간에 기초부터 심화까지 해야 하는 분들에게 추천 드리는 방법입니다.
 

 '개념-> 심화->기출풀이 가 아닌 개념&기출 -> 심화&기출 로 진행하기'

보통의 경우엔 기출 문제를 풀었을 때 성적이 낮거나, 개념이 잘 안되있는 상태에서 하게 되면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서 공부 후반부로 미루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기출문제는 수십문제라는 적은 문제 안에 모든 내용이 담겨있고, 더불어 출제요소에 맞게 출제되 있으므로 그저 문제를 푸는 것만으로도 전체적인 과목특성을 파악하고, 출제원리는 어떻게 되는지, 또 공부를 어떻게 해야할지를 깨달으면서 감을 잡을 수 있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어려워 하거나 취약과목이라 생각되는 과목만큼은 기출문제를 병행하면서 공부하시는걸 추천합니다.

2) 도움 안 됐던 부분
 

① 남들이 말하는 '적절한 행동' 따르기
 공부를 하다 보면 주변에서 '~~ 하는게 효과적이야 ~~~이렇게 해야돼'라는 말을 많이 들으실 겁니다. 이것을 무조건 수용하기보다는 시험삼아 해보시고 잘맞으시면 유지, 안 맞으시면 그만두시기를 권장합니다. 저같은 경우엔  짬시간에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 들어서 처음엔 등하원 시간, 급식 기다리는 시간 등 짬짬이 공부를 해봤는데 실질적인 공부양에 비해 소모되는 에너지양이 크고 진짜 공부해야 할 시간에 집중을 잘 못하게 되는 부작용이 있어서 그만뒀습니다. 또한 수면시간은 최소 6시간이 되야 효율성이 좋다고 들었으나 개인적으로 4시간을 자나 6시간을 자나 공부할 때 피로도는 비슷해서 수면 시간을 4시간으로 유지했습니다. 이렇게 '남들이 말하는 적절한정도' 를  따르기보다는 잘 맞으면 활용하고, 맞지 않으면 버리면서 자신에게 맞는 환경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4. 마지막으로..
공부하면서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을 뽑으면 ‘주체적으로 공부하기’입니다. 수업을 듣든, 자습을 하든 어느 순간 방향성을 잃어 문제에게, 수업에게 끌려다니게 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공부는 누가 뭐라 해도 자기 스스로가 하는 것이므로 계속해서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공부하면서 주체성을 유지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나는 …점을 얻기위해 이 수업을 듣는거야. 그러니깐 수업이 끝나고 자습을 하면서 ...점을 복습해야지’ 같이 계속 생각하며 공부했습니다. 

#2010071

현역 정시의대 수기 - hyeon-yeog jeongsiuidae sugi
정시로 돌릴거라는 고1,2는 보아라(+수능 후기)

ㅇㅇ 2022.04.27 00:36 조회26,865

안녕 나는 파릇파릇 반수생이란다.

나는 객관적으로 상위권에 속했고 이 글은 현역 정시파이터들이 어떻게 수능을 말아먹고 재수학원에 가게 되는지에 대해 고찰한 글임. 개인적으로 >내신 7등급인데 모고 5등급임 정시로 틀어?< 이런 글 쓰는 애들한테는 뭐라 해줄 말이 없다. 니네는 수시 정시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냥 기초공부부터 안된거니까 수시 정시 신경쓰지 말고 기초부터 공부를 차근차근 하다보면 내신이든 모의고사든 성적이 오를테니 일단 성적부터 올리고 고민하렴.

우리 학교는 객관적으로 공부를 잘하는 학교였음. 우리 학교 애들 중 수시를 챙기겠다는 애들은 전교 1~10등 그리고 789등급들이었음. 2~6등급은 무조건 정시였다. 그렇게 <정시 위주 학교>인 우리 학교에서도 선생님들은 절대 수시를 놓지 말라며 고1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나자 마자 정시하겠다며 날뛰는 우리들을 울며 말리셨음. 아무것도 몰랐던 고1의 나는 그런 선생님들을 이해할 수 없었음. 왜냐? 내 모의고사 성적은 올1이었거든. 물론 고1 3모였음 ㅎ 아무런 쓸데도 없는 시험ㅋㅋㅋ.... 어쨌든 난 쫄보였기에 수시를 놓을 순 없었음. 울며불며 공부해봤자 등급도 안나오는 내신 공부를 하다보니 1년이 지났음. 고1 총합 내신은 3.1이었음. 내가 3학년 때까지 이 성적을 유지해도 우리학교에서 3점 초로 갈 수 있는 학교는 서성한이었음. 높지? 하지만 난 야망가득한 고딩이었기에 서성한으로 만족할 수 없었음. 내 목표는 오직 의대였으니까! 고1 3, 9, 11모 전부 올1이 떴음. 내신 공부한다고 모고 공부는 1도 안 했는데 올1이 떴으니 내가 얼마나 자만했겠니. 공부 안하고도 올 1 떴으니 고3 때 수능 공부만 하면 의대 쌉가능이다! 이지랄로피테쿠스였다. 

그리고 고2. 선택과목이 생기면서 과목 인원은 줄고 내신따기는 훨씬 빡세지는 현실에서 나는 수시에 해탈하기 시작했다. 공부는 하는데 될대로 돼라라는 심정이었음. 더구나 나는 선행도 제대로 안 한 상태에서 고등학교에 올라온 데다 우리학교는 2학년 때 수1 수2 미적분 기하를 모두 듣는 미친 커리큘럼을 가진 학교였거든. ㅎ 내 수학성적은 나락으로 가기 시작했고 영어는 이미 포기한지 오래. ( 94점에 4등급인데 82점은 5등급이었음. 중간이 없으ㅋㅋㅋㅋㅅㅂ안욱겨) 과탐은 중간고사에 1등급 나오면 기말고사엔 6등급 나왔다. 응 진짜 중간이 없지? 2학년 총내신은 4.2였음. 그리고 모의고사는 올1 아니면 하나 삐끗해서 하나 2등급에 나머지 다 1등급. 응, 난 정시로 돌렸어. 내신 3점 후반에 모의고사는 올1이면 정시로 돌려야지 뭘하겠니. 

그리고 3학년. 우리학교는 3학년은 전부 진로과목이라 A만 받으면 됐었는데 2과목에 자신없던 나는 과감히 모두 C를 받고 정시 공부에 전념했어. 근데 고3이 되면 알게 될텐데 얘들아 고3이 생각보다 공부를 안 한단다... 수업시간에 공부하고 자습시간에 공부하고 할 것 같지? 하긴 해. 문제는 3분의 1은 꿈나라에 있다는 거.... 공부 쬐끔하고 졸다가 종 치면 밥먹고 다시 공부 쬐끔하다가 식곤증에 자고 다시 석식먹고 야자가서 공부 쬐끔하다가 졸다가 집에 오면 하루 다 가있다... 3모에서 나는 112111을 받았어. 영어가 생각보다 안 나오더라고? 하지만 1,2 학년 때 성적으로 자만하던 나는 별것 아니겠지 싶어 그냥 하던대로 공부했음. 그리고 대망의 6모. 122222. 자신있던 국어 하나 빼고 올2등급. 게다가 수학은 간당간당한 2등급이었음. 역시 n수생 파워는 달랐던 것일까. 국어를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성적 하락세를 경험한 나는 그때부터 등허리에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저 성적이면 수시로도 갈 수 있던 서성한은 커녕 중앙대 경희대도 애매했음.(정시로 대학가기 이렇게 어렵다.) 심지어 난 하락폭이 작은 편이었음. 내 친구 중 하나는 올1에서 23234까지 갔더라.. 그떄부터 난 발등에 불 떨어진 것처럼 헐레벌떡 공부하기 시작했음. 근데 얘들아 이게 성적이 떨어지는 건 쉬운데 올리는 건 쉽지 않다. 게다가 니 경쟁 상대는 고3이 아니라 n수생들이다. 고3은 다 조빱이야. 진짜는 n수생들이라고. 9모때라고 달랐겠니. 여전히 122222. 응... 난 현타가 왔어. 수학 영어는 말이 2등급이었지 3등급에 가까웠음. 탐구는 킬러를 죽어도 못 맞히겠더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킬러가 문제가 아니라 준킬러 시간단축을 못한건데 난 계속 킬러 공부만 했지... 그렇게 험난한 수험 생활 끝에 드디어 수능!

응 우리 수능 불수능이었어. 

1교시 국어부터 난 멘탈이 나갔음. 나 솔직히 말해서 재능충이라 단 한번도 시간 모자랐던 적이 없는데 문제 다 못 풀고 나왔음. 이미 멘탈 갈린 상태에서 2교시 수학...

ㅎ...

ㅎ...

응 말아먹었어

킬러는 손도 못댔고 준킬러도 못풀었음.

난 해탈했지. 응 될대로 돼라. 난 상관없다. 

해탈하고 영어를 보니까 잘 풀리더라고? 한국사야 뭐 5분 컷 내고 잠이나 잤음. 

그리고 탐구.

난 조상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탐구 시간에서야 깨달았다.

죽어도 안 풀리던 문제가 갑자기 눈이 맑아지면서 풀이방법이 보이는 거야

그렇게 수능이 끝나고 시간 모자라서 가채점 표조차 작성 못한 나는 집에와서 수능 한번 더 풀었다.. 가채점 표 만들라고.... 진짜 못할 짓이다 너넨 가채점표 작성 못해도 그냥 살아 어차피 성적은 바뀌지 않아...

수능 성적은 131112

수학은 결국 3을 찍고 말았다. 그나마 국어가 커버해줘서 좀 살아남긴 했지만... (국어 백분위가 99였음)

어쨌든 난 수학을 말아먹었기 때문에 이과대학은 갈 곳이 없었다... 서성한은 개뿔 ㅅㅂ... 하지만 국어를 잘봤기 때문에 난 문과에선 메리트가 있었쥐 결국 교차지원 해서 연고대 라인 왔다. 

나도 수능 잘본 편은 아니지만 내가 내친구들 중에서는 제일 잘봤다. 왜냐 난 국어 재능충이었거든. 내친구들 나보다 내신 성적 높던 애들도 이번에 다 수능 말아먹고 재수학원 가있다. 내신으로 연고대 갈 수 있었는데 건동홍숙 성적 나온 애들 수두룩 빽빽하다. 

어쨌든 고1,2 때 모고 올1 나왔다고 정시로 돌릴 생각 하지 마라... 수능은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다... 난 그나마 잘본 편에 속한거란걸 꼭 명심하고.. 수능에선 1등급이었던 애들도 4등급까지 떨어지는 경우 진짜 엄청 무지 많다. 정시는 시험 한번으로 대학가는 거기 때문에 정말 위험하고 네 실력을 그대로 보여줄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정시하겠다는 애들 다시 한 번 생각해봐라. 대학가는 가장 쉬운 길은 수시다!!!!!!!!!!!!

+) 나는 국어가 수학보다 높았기 때문에 이과보다 문과에서 더 메리트가 있어서 교차지원으로 연고대 문과를 온거임. 만약에 내가 교차지원을 안하고 이과로 대학을 갔으면 중앙 경희 하위공대가 내 적정선이었음. 내가 수시 원서 접수할 당시에 내 적정선은 고대 하위과~서성한 공대였음. 결론적으로 수능 성적은 서성한 공대는 광탈할 성적이 나왔고, 수시를 망했다 망했다 해봤자 그렇게 열심히 준비했던 정시보다 더 좋은 학교를 갈 확률이 높다는 거임. 정시는 위험성이 저어ㅓㅇ어어ㅓ엉말 큼. 니가 공부한만큼 성적이 안 나올 확률도 지이이이인짜 큼. 모의고사랑은 차원이 다름 진짜.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던 애들도 마찬가지임. 수시로 인서울 간당간당 했던 애들 고2때 정시로 틀고 공부했는데 결론은 지거국도 안되는 성적 나와서 재수중임.

정시를 챙길거면 수시 챙기면서 공부하는 게 베스트임 절대 정시만 한다고 수시 다 놓지마

내가 국어를 잘봤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국어가 1교시이기 떄문임. 1교시에서 말아먹으면 나머지 시험 볼 정신 사라진다. 1교시에서 평타를 쳐야 나머지도 볼 정신이 생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