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붉은 반점 - geonseon bulg-eun banjeom

피부에 붉은 반점이 몸 여러 곳에 돋기 시작하거나 겨울도 아닌데 각질이 눈처럼 쌓여 판 형태를 이룬다면? 게다가 자극되거나 상처 난 부위에 새로운 병변이 생기는 등 자꾸 번지고 넓어지거나 각질을 뜯을 경우 출혈이 발생한다면 건선이라는 피부질환 가능성을 의심해 볼 수 있겠다.

건선은 팔꿈치, 무릎, 엉덩이나 머리에 잘 생기는 편이지만 얼굴, 몸통, 팔, 다리, 손, 발, 손발톱 어느 곳이든 발생할 수 있다. 다른 피부질환에 비해 가려움이 심하지는 않은 편이다. 그러나 물방울이나 판상형 건선의 경우 환부가 커지거나 다른 부위까지 발생하여 홍반, 각질의 미관상 문제, 농포성이나 박탈성 건선의 경우 물집과 피부 벗겨짐 등의 괴로움이 동반될 수 있다.

건선은 피부 면역세포의 과잉 활동으로 각질층이 과도하게 형성되어 문제가 된다. 차근차근 정상적인 피부 세포 분화 단계를 거쳐야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는데, 건선에서는 이 과정이 심할 경우 4~6배까지 빨라지면서 내실은 갖추지 못한 채 피부의 가장 겉표면인 각질만 잔뜩 쌓이게 된다. 공장 시스템 오류로 불량품만 빠르게 많이 만들어내는 것에 비유할 수 있겠다.

따라서 무너진 체계를 바로잡아 빨라진 피부재생주기를 정상화하는 것이 치료의 열쇠가 된다. 이를 위해서는 몸 속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어 건선이 발생한 것일까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피부 재생의 에너지나 혈(血), 진액(津液) 등의 원료 자체가 부족한 경우, 지나친 한기(寒氣)나 열독(熱毒) 또는 습담(濕痰), 어혈(瘀血)과 같은 노폐물의 과도한 축적이 정상 활동을 방해하는 경우 등에서 발병원인을 찾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피부질환은 겉만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우리 몸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에, 내부 시스템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평소 취약했던 부분으로 표현된다. 피부도 그 중 하나이다. 따라서 피부질환이 생겨 쉽게 나아지지 않을 경우 내 몸이 경고 신호를 보내는 것임을 인지하고, 임시방편이 아닌, 문제점이 시작되는 곳을 찾아 뿌리부터 바로잡는 치료를 늦지 않게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 방철환 임상강사와 광운대학교 경영학부 이석준 교수, 윤재웅 연구원은 건선 환자가 정신질환을 겪을 위험도와 발생까지 걸리는 기간을 조사 분석했다.

연구팀은 2002년~201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바탕으로 건선과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환자 1만2762명을 조사했다. 정신질환은 우울증, 불안장애, 급성 스트레스 반응, 신체형 장애, 신경증성 장애, 비기질성 수면장애로 분류했다. 신체형 장애는 정신적인 갈등 때문에 신체에는 문제가 없는데도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비기질성 수면장애는 신체적 원인이 아닌 정신적인 수면장애를 의미한다.

연구 결과, 건선 환자는 건선을 진단 받지 않은 정상인 집단에 비해 급성 스트레스 반응(1.25배)을 제외한 나머지 정신질환이 발생할 위험도가 2배 이상 높았다. 특히 불안장애가 2.92배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경증성 장애 2.66배, 신체형 장애 2.62배, 비기질성 수면장애 2.58배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 환자는 우울증이 발생할 위험도가 가장 높았고, 남성은 신경증성 장애와 신체형 장애가 나타날 위험도가 높았다. 정신질환이 발생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급성 스트레스 반응이 61일로 가장 짧았고, 우울증과 신경증성 장애가 각각 196일, 224일로 가장 길었다. 불안장애, 신체형 장애, 비기질성 수면장애는 86일~94일로 나타났다. 대부분 발병까지 3개월 가량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 건선 환자가 불안장애에 걸리는 기간은 53일로 2개월이 채 되지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약 3%의 유병률을 보이는 건선은 국내에서도 16만명 이상이 고통받고 있다. 건선 환자는 질병보다는 주위의 편견 때문에 힘든 경우가 많다.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인 건선은 무릎이나 팔꿈치처럼 돌출된 부위에 증상이 나타나는데 빨간 반점에 각질이 덮인 모양을 보인다. 심하면 한꺼번에 온 몸으로 번지기도 한다. 노출되는 부위다보니 전염병으로 오해받기 쉬워 건선 환자들이 사회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이 많다. 사회생활이 왕성한 30~50대 환자가 전체 환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다보니 이들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클 수 밖에 없다.

건선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면역시스템 이상으로 몸 속 특정 면역세포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조기에 치료를 시작해 증상을 완화하고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 건선은 무릎이나 팔꿈치에 이유 없이 붉은 반점이 생기거나, 눈에 띄게 각질이 증가했을 때, 손톱 끝이 하얗게 부서지거나 손발톱이 벌어졌을 때 의심할 수 있다. 머리에 건선이 생기면 비듬으로 착각하기 쉽고, 붉은 피부는 아토피나 접촉성 피부염으로 오해하기 쉽다. 건선 치료에는 연고와 먹는 약, 광선치료, 생물학적 제제 등이 사용된다.

건선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피부과 전문의 3인이 소개한다. 먼저, 성기현 원장은 건선의 증상에 대해 말했다. 김협 원장은 건선이 어떨 때 악화하는지, 치료는 어떻게 하는지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오정준 원장은 일상생활에서의 건선 관리법에 대해 말했다.

건선 붉은 반점 - geonseon bulg-eun banjeom
무릎에 발생한 건선
건선이란?
피부에 작은 좁쌀 같은 발진이 생기면서 발진 위에 하얀 비듬 같은 각질이 겹겹이 쌓여 나타나는 피부병이다. 이 발진이 점차 커지면서 좁쌀 크기가 밤톨만 해지다가 호두나 달걀 크기로 커진다. 방치하면 이보다 더 커져 몸 전체로 번지기도 한다.

Q. 건선의 증상은?

"하이닥 피부과 상담의사 성기현 원장 (소사벌휴먼피부과의원)"
건선의 전형적인 피부 소견은 은백색의 각질을 동반한 경계가 명확한 홍색 구진과 판 모양의 형태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건선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물방울모양 건선, 농포 건선, 두피 건선, 홍색피부 건선, 간찰부 건선, 성기 건선, 건선 관절염 등 여러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건선이 많이 생기는 곳은 두피, 무릎, 팔꿈치, 손, 발 등입니다. 주로 국소자극을 많이 받는 곳에서 건선이 발생합니다.

건선을 진단할 때는 여러 소견을 종합합니다. 인설(비늘)을 제거하면 점상출혈이 나타나는지, 병변 주위가 색소침착이 저하된 고리로 둘러싸이는지, 손발톱에 특징적인 건선소견이 동반되는지, 관절통이 있는지, 가족력이 있는지 등의 소견입니다.

Q. 건선, 여름에는 저절로 좋아진다?

"하이닥 피부과 상담의사 김협 원장 (소솜피부과 잠실점)"
건선 환자의 피부 보호 조절 능력은 정상인보다 떨어집니다. 따라서 환절기가 되면 피부가 기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건조해지면서 건선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이때 처음 건선이 발병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아울러 건선은 햇볕을 쬐면 호전되는 경향이 있어 여름에 상태가 좋다가 자외선 노출이 적어지는 겨울에는 악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Q. 건선, 완치 가능할까?

"하이닥 피부과 상담의사 김협 원장 (소솜피부과 잠실점)"
건선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완치의 개념이 아닌 통제와 조절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건선을 악화하는 요인은 다양합니다. 피부의 외상, 목감기 등의 상기도 감염, 건조한 피부,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 정신과약, 고혈압약, 진통 소염제 같은 일부 약물에 의해서도 악화될 수 있습니다.

건선이 조금 호전이 됐다고 해서 치료를 중단하면 증상이 다시 악화될 수 있기에 상태가 좋아진 후에도 꾸준히 치료해야 합니다.

Q. 건선 치료법은?

"하이닥 피부과 상담의사 김협 원장 (소솜피부과 잠실점)"
건선 증상이 심하거나 초기에 빠른 치료 효과를 원한다면 스테로이드 연고(부신피질호르몬제 연고)를 사용합니다. 강력하고 신속한 효과를 자랑하는 스테로이드 연고는 적절한 기간에 적절한 용량을 사용하면 좋은 치료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래 사용할 경우, 여러 가지 부작용이 우려돼 비타민 D 유도체와 스테로이드를 적절하게 섞은 복합제제를 병용하거나 이와 교대로 사용합니다.

건선 증상이 전신에 발생했을 때는 단파장 자외선 치료를 권합니다. 햇빛은 파장에 따라 자외선, 적외선, 가시광선으로 구성되는데, 건선 치료에는 자외선이 효과적입니다. 특히, 자외선 중 효과적인 특정 파장인 311nm의 자외선 B 파장을 전신에 조사합니다.

두피 건선 같이 건선이 국소적으로 발생했을 때는 병변 부위에 많은 양의 308nm의 자외선 B 파장을 직접 조사하는 레이저 치료를 권합니다. 이로써 단파장 자외선으로 도달하기 어려운 두피, 점막, 접히는 부위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Q. 건선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하이닥 피부과 상담의사 오정준 원장 (씨유클린업피부과의원)"
피부가 건조하지 않게 보습제를 꼼꼼히 바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울러 피부에 상처가 나지 않게 관리해야 합니다. 식사는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먹는 게 좋습니다. 단, 기름진 고기 섭취는 줄이고,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음식 섭취는 삼가야 합니다.

과도한 스트레스, 수면 부족, 장시간 컴퓨터 게임 등도 좋지 않습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은 건선 관리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부 접촉에 의한 자극이 느는 것은 건선의 악화요인이니 주의해야 합니다.

"하이닥 피부과 상담의사 김협 원장 (소솜피부과 잠실점)"
건선은 그 자체로 피부가 매우 건조해지는 질환입니다. 목욕이나 사우나를 하면 피부가 건조해져 건선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샤워 횟수를 줄이고,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야 합니다. 보습제는 피부에 함유된 수분이 밖으로 배출되는 것을 막아주도록 샤워와 상관없이 수시로 발라야 합니다.

순한 비누나 세정제를 사용해 씻는 것이 좋고, 피부 각질을 떼어내기 위해 때를 미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또, 연고 등을 바르기 전에 피부 각질을 벗기고 바르는 행위는 피부에 자극을 주고 손상을 초래합니다.

피부 건조증도 함께 유발되어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는데 손으로 만지거나 긁으면 건선이 심해집니다. 따라서 마찰, 반복적인 자극, 화상 등을 피하며 보습제를 수시로 사용하는 것이 건선 악화 예방에 중요합니다.

건선 치료와 함께 평소 생활 습관이나 주위 환경을 체크하며 질환이 악화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기 바랍니다. △규칙적인 생활로 스트레스 최소화 하기 △때를 밀지 말고 피부 자극 피하기 △절대 손으로 만지지 말기 △보습제 하루에 2번 이상 바르기 △샤워는 주 2~3회가 적당 △감기 조심하기 △균형 있는 식사와 적절한 수분 섭취 △금주와 금연하기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성기현 원장 (소사벌휴먼피부과의원 피부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김협 원장 (소솜피부과 잠실점 피부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오정준 원장 (씨유클린업피부과의원 피부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