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위 의 아폴론 영화 - eondeog wi ui apollon yeonghwa

이처럼 영화에 대한 간단한 줄거리 소개와 감독의 전작, 포스터만 보고 영화를 보러 갔을 땐
당연히 이 영화는 세 남녀의 사랑이 주를 이루는 영화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이 영화의 주를 이루는 스토리는 세 남녀가 아닌
두 남자 주인공, 카오루와 센타로의 우정이자 브로맨스이다.

영화의 가장 첫머리, 전학을 온 첫날 옥상에 가고 싶다며 잠겨진 옥상 문 앞에서 
잠을 자고 있던 센타로를 카오루가 처음 발견하는 모습이나
성당에서의 연주신 이후 마치 결혼식에서 사랑하는 연인의 손을 잡고 뛰쳐나가는 것처럼 뛰어나가는
두 남자의 모습은 뭐랄까... 우정을 넘어선 그 무엇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사실 영화에서 카오루는 리츠코를, 리츠코는 센타로를, 센타로는 유리카를, 그리고 유리카는 준이치를 좋아하는 복잡하게 얽힌 관계가 설정된다. 하지만, 결국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비중의 유리카와 준이치를 제외하면 카오루와 리츠코, 센타로 세 사람은 모두 다른 사람을 좋아하면서 관계의 어긋남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랑의 갈등과 아픔, 그리고 결국 이어질 듯하게 마무리되는 결말까지의 과정을 조금 더 중심으로 그렸다면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를 보고 기대한 나 같은 관객에게는 조금 더 매력적인 스토리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 외에도 이 영화의 주요 요소인 재즈 음악은 그 자체만으로는 좋았고 특히 주인공들이 직접 연주했다는 데에서 더욱 큰 점수를 주고 싶지만, 막상 본격적인 음악 영화이다거나 음악을 통한 매력을 주는 영화라기엔 부족하다 보니 아무래도 큰 인상을 남기진 못한다. 뭔가 영화를 보며 음악이 나오는 장면에선 <위플래시>나 <라라랜드>가 생각나기도 했는데 역시 연출이나 전체적인 스토리, 배우의 차이가 있는 상태에서 이런 영화들과 동일한 인상을 받기엔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