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 변화 - 4cha san-eobhyeogmyeong-gwa iljali byeonhwa

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 변화 - 4cha san-eobhyeogmyeong-gwa iljali byeonhwa

VOL.126March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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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 변화 - 4cha san-eobhyeogmyeong-gwa iljali byeonhwa

Special  ____  인공지능은 사람의 일자리를 위협할까?

인공지능은 사람의 일자리를 위협할까?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인간 중심으로 이뤄지던 일자리는 바뀌지 않을까?”란 우려는 어느 정도 생각해 볼 만 하다. 컴퓨터 보급으로 인한 단순 사무직 종사자나 대형마트의 캐셔, 톨게이트의 검표원 숫자가 대폭 줄어든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한편에선 인공지능 발달이 지식 노동화를 앞당기고,향후 대규모의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인류는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어떻게 변화에 대비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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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있는 상자를 자동으로 옮기는 무인운반장비(AGV, Automatic Guided Vehicle)

실업,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개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른 산업의 파급력이 노동시장에 가져올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중 가장 큰 관심은 일자리 문제이다. 인공지능 구현의 접근 방법 변화와 빅데이터 기반의 급진적 기술 성과들은 이미 인간의 업무 영역을 조금씩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공장의 자동화가 진행되면서 기존 일자리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인공지능이 내 일자리를 빼앗아가면 어쩌지?”란 우려도 적지 않다.

사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일자리 판도가 바뀌는 현상은 이번뿐만 아니다. 그동안의 산업혁명 과정에서 농민과 수공업자 일자리가 위협받아 한 차례의 실업이 있었고, 자동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공장노동자들의 실업도 존재해 왔다. 이후 화이트칼라가 직장을 잃었던 적이 있었고, 컴퓨터 등장에 따른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전문가들이 일자리를 잃기 시작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전개 중이다. 이런 변화를 거쳐 과거 농업종사자들은 공장으로 공장종사자들은 서비스업으로 이동하는 변화 또한 있어 왔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 개막 직전에 발표한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는 오는 2020년까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총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1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은 산업과 업종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비관적인 예측을 낳기도 했다. 또 한편으로는 이런 비관론적 관점은 인류의 기술 도약 능력을 과소평가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앞으로 수많은 신산업을 만들어낼 것이고, 현존하지 않는 다양한 직업군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주장은 인공지능의 발전과 함께 고용 또한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경제포럼
(World Economic Forum)

전 세계의 저명한 기업인, 정치가, 학자, 언론인 등이 모여 세계경제에 관해 논의하는 권위 있는 국제민간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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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이 로봇 바텐더와 연결된 태블릿을 사용하여 메뉴를 주문하는 모습

인공지능이 바꿔 놓을 미래의 일자리

과거 첫 번째 대량실업으로 농부의 수는 줄었지만,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간접 일자리는 늘어났다. 예를 들어 비료 및 트랙터 공장, 종자 개량 등을 위한 유전공학 및 생명 공학자, 가공식품 종사자 등이다. 이처럼 직업의 다양화가 촉진됨에 따라 직접적인 일자리는 줄어들지만, 간접적인 일자리는 늘어났다.

또 세계적인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Thomas Frey)는 미래 일자리 중 60%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서도 “2016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의 약 65%는 현존하지 않는 새로운 직업을 가지게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물론, 향후 10년간 이뤄질 기술 발전은 노동시장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현실론 적인 주장도 있다. 아직은 약한 인공지능 시대이고, 여전히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 교수 마이클 글래스먼(Michael Glassman)은 미래 인공지능이 현재보다 더 많은 기능을 수행하겠지만, 실제로 사라지는 직업의 수는 과장됐다고 말한다. 이처럼 여러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제4의 실업은 ‘미래완료 진행형’이라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인공지능의 발달과 일자리 문제를 성급하게 비관적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 4차 산업혁명으로 잃은 일자리는 새로운 직종과 산업 분야에서 재창출될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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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로봇이 일의 효율성과 성과에 초점을 두었다면, 지능형로봇은 모든 행동과 초점을 인간에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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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반도체 설계전문엔지니어링 양성과정 교육을 받고 있는 청년들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대비해야 할까?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어떤 일자리를 찾아야 할 것인가는 인류 모두의 관심사이며,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또 인류가 만든 도구에 불과한 인공지능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선 깊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존 인력에 대한 재교육과 근로시간 감축 및 고용구조 변화를 고려한 노동시장의 재편도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시점에서 최근 정부출연연구원이 앞장서 미취업 청년들을 위한 지능형반도체 설계 전문 엔지니어로 육성하고, 기업 취업으로 연결함으로써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TRI 서울 SW-SoC융합R&BD센터가 주최한 본 교육과정은 지능형반도체, 인공지능 등과 관련된 실무역량을 지닌 전문엔지니어를 집중적으로 육성 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기술창업 또는 중소·중견기업으로 채용될 수 적극 지원하고 있다.

2009년부터 시작된 본 교육은 9년간 총 564명의 SW-SoC(시스템온칩) 설계 전문엔지니어를 키워냈다. 수료생 62명 중 57명(92%)이 취업과 진학에 성공하는 성과도 이루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고, 청년들의 최대 화두인 취업난 해결과 일자리 문제를 한 번에 잡은 셈이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가 주관하는 ‘한이음 ICT멘토링’은 ICT 전문가 멘토와 대학생 멘티가 팀을 구성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다. 본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실무역량을 향상할 뿐만 아니라 ICT 업계 구인, 구직 미스매치를 해결하고자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남들과 똑같이 무언가를 했을 때, 그들보다 조금 더 잘하면 선택될 수 있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발전하는 시대에는 다를 것이다. KAIST 정재승 교수는 JTBC의 불편 연구소 인터뷰에서 “인공지능 시대는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내 존재 가치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해보는 사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쩌면 아주 역설적이게도 인공지능이 보편화된 사회는 인간 존재의 깨달음이라는 철학과 같은 인문학이 훨씬 더 중요한 사회로 나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창의성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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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욱섭 대표
대우직업능력개발원

우리 사회는 보통 ‘4차산업혁명’이라는 이름과 개념으로 대변된다.

‘혁명’이라는 단어가 현 시대에서는 특별한 의미로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4차산업혁명이 도래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때에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는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 일자리를 포함해 저숙련 노동이 위험하고, 소위 창의적인 사람(의사, 약사, 변호사 등)만이 살아남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연구자들에 의하면 혁명이란 세상의 급격한 변화를 의미한다.

이 단어에 집착하면 자고 일어나 보니 세상이 바뀌었다고 생각할 정도로 세상이 갑자기 변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세상은 매우 느리게 바뀌고 있다. 실제로 혁명이라는 거대한 생산성 변화를 체험하는 것은 수십년 후의 일이다.

기술의 변화가 혁명적이었는가 아니었는가와 같은 사변적 논의를 그만하고, 현재 논의되는 4차산업혁명이 어떤 맥락에서 제기되고 있으며, 그것이 현실에서 어떠한 뜻을 말하는지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규모와 무관하게 기술의 변화란 항상 존재했기 때문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술의 변화와 사회적 수용에 주목하는 것이 오히려 생산적인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독일의 ‘Industry 4.0’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제조업의 자동화 수준을 상승시킨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다품종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현재 우리 사회는 어떤가?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논의를 조금만 살펴보아도 바로 알 수 있는 것은 우리 사회의 논의는 너무 광범위해서 목표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즉 인공지능, 자율주행, 빅데이터, 3D프린팅,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인공지능 로봇 등과 같은 여러 기술발전의 묶음을 4차산업혁명으로 이해한다.

이것은 ICT 분야에서의 모든 첨단 기술을 망라한 것처럼 말하는 것이 4차산업혁명이란 개념인데, 조금만 들여다보면 다양한 기술발전을 총망라했기 때문에 무엇이 핵심인지 알 수 없고, 현실적 의미 또한 찾기 어려워 보인다.

누구라도 조금만 생각해보면 기존에 존재하던 산업을 무시하고 소위 4차산업혁명이 주장하는 모든 ICT분야의 첨단산업을 육성하자는 것은 공상적인 주장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너무 광범위해서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하고 이를 육성할 수 있는 산업적 기반이 전혀 갖추어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4차산업혁명과 관련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일자리이다.

4차산업혁명이란 기술혁신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를 다른 말로 하면 기술혁신이 일자리 감소를 촉진한다는 것이다.

이는 이론적으로 명확하지 않고, 역사적 경험은 더욱 그러하다.

기술혁신은 생산성 향상을 통해 현존하는 일자리를 감소시키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현존하지 않던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어느 경향이 더 우세한가를 선험적(先驗的)으로 알 수 없다. 오직 사후적인 분석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데, 지금까지 역사적 경험을 보면 일자리가 줄어든 것보다 늘어난 쪽이 더 많았다.

우리 사회는 세계에서 가장 압도적인 공장자동화를 구축해 오랜 기간 4차산업혁명의 실험장으로 기능해 왔다. 이 실험장이 보여준 경험적 증거에 따르면 자동화가 오히려 일자리를 증가시키고 있다. 그 이유는 자동화가 원가 감소를 야기해 매출을 증대시키면 오히려 일자리가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결국 4차산업혁명으로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논의는 기술 발전의 한쪽 측면만 고려한 지나치게 단순한 주장일 뿐이다.

기술 발전 자체가 인간의 삶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인간의 삶에 아무런 매개 없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기 때문이다. 기술변화에 적응한 숙련노동자들은 이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 실질임금 역시 상승했다.

이는 기술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개인의 역량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중요한 것은 기술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더라도 이를 이해하고 습득해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4차산업혁명과 직업능력개발훈련의 방향은 현장 중심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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