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가격 추이 - memoli bandoche gagyeog chu-i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전망 잇따라…수요 위축 우려도

트렌드포스 "3분기 D램 3~8%, 낸드플래시 0~5% 가격 하락 예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주력으로 삼는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올해 하반기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왔다

최근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공포와 비용 상승으로 정보통신(IT) 기기 출하량도 줄어들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2분기보다 각각 3~8%, 0~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하락 전망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용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위축된 데 따른 것이라고 트렌드포스는 분석했다.

특히 PC용 D램과 모바일용 D램, 소비자용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등의 제품군에서 가격 하락 폭이 비교적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전자·부품 기업들은 올해 원자재 공급망 불안과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계속되자 수요 위축을 예상하고 제품 생산량을 조정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을 지난해보다 3천500만대 줄어든 13억5천700만대로 전망하기도 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결정하면서 메모리 기업들의 주요 고객사인 클라우드 업체들의 서버 투자도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증권가에서도 하반기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001200] 리서치센터장은 "완제품 수요 둔화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메모리 출하도 결국 기존의 시장 예상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규진 DB금융투자[016610] 애널리스트도 "하반기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PC와 모바일 등 IT 완제품의 부진을 비롯해 여러 어려운 상황으로 메모리 가격의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예상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위축은 메모리 사업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영실적 악화로 이어지게 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매크로적 불확실성과 수요 부진 등을 이유로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을 기존 60조7천억원에서 58조3천억원으로, DB금융투자는 기존 63조5천억원에서 59조7천억원으로 각각 낮춰잡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올해 메모리 가격이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은 계속 있었지만, 상반기에는 예상보다 가격 하락폭이 작았다"며 "최근 대외 경제환경 악화로 하반기 메모리 전망이 다소 어둡게 평가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올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팹리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시장의 매출 감소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거시경제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등으로 생활가전, 모바일 등의 수요가 하락세에 들어서면서 반도체의 판매량 또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메모리는 수요가 줄자, 가격이 하락세에 들어섰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의 혹한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올해 반도체 성장률 16.3→13.9%...8월 반도체 수출 7.8% 감소

시장조사업체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16.3%로 전망했다가 지난달 말 13.9%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26.2%)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내년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5.1%에서 4.6%로 수정했다.

반도체 중에서도 메모리의 낙폭이 가장 클 전망이다. WSTS는 올해 메모리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7%에서 8.2%로 하향 조정했으며, 내년에는 0.6%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계 메모리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에 빨강불이 켜진 것이다.

반도체 수요 감소는 곧장 국내 반도체 수출 감소로 나타났다. 메모리 뿐 아니라 시스템반도체를 공급하는 팹리스 업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반도체 수출은 107억8천만달러로 지난해 동월보다 7.8% 줄었다. 반도체 수출이 26개월만에 감소한 것이다. 반도체는 국내 수출에서 20%를 차지하는 주요 수출 품목이다.

반도체 수요가 줄어든 요인은 스마트폰, 가전, TV 등의 소비 시장 위축에 따른 결과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지난 7월 발표에 따르면 올해 TV 출하량은 2억200만대로 전년 보다 3.8% 감소될 전망이다. 이는 2010년(2억1천만대) 이후 12년만에 최저치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3.5% 감소한 13억1천만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의 생산량이 줄어들자 반도체는 과잉 재고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전자제품 제조업체가 다수 위치한 중국에서 부품 재고 증가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팹리스 업계 관계자는 "올 2분기부터 중국 고객사에 칩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며 "코로나로 인해 작년에 중국 고객사들이 칩을 미리 대량 구매했는데, 올해 세트제품 생산이 줄어들면서 고객사의 칩 재고가 많이 쌓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 재고 증가로 메모리 가격 줄줄이 하락세

메모리 수요처의 재고가 쌓이자 엎친데 덮친 격으로 메모리 가격은 하락세에 들어섰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이 당초 8~13% 하락한다고 전망했지만, 지난달 말 이를 13~18%로 확대했다. 이어 이달 1일에는 낸드플래시 웨이퍼 고정거래가가 30~35%로 더 떨어질 것으로 조정했다.

트렌드포스는 "낸드플래시 웨이퍼는 4분기에 20%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며 "업계가 4분기와 1분기 사이에 가격을 협상하는데, 재고 증가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격 하락이 지속될 전망이다"로 말했다.

D램 가격도 하락세다. 지난해 7월 D램 고정거래가격을 4.1달러로 정점을 찍고, 지난 8월 2.85달러로, 전월(2.88달러) 대비 1.04% 내렸다. 트렌드포스는 오는 4분기 D램 가격이 10~15% 가량 추가 하락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관련기사

  • 반도체 전문가 60% "반도체 산업 내후년에도 위기"2022.09.05
  • 美, 中 반도체 고립작전 가속화…AI칩도 통제2022.09.01
  • 내년 산업부 예산 10.7조…"반도체 등 미래산업 육성"2022.08.30
  • 산업부, 이달 말 반도체 등 업종별 수출 전략 발표2022.08.24

산업통상자원부는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출시 지연과 그간 축적된 재고 등으로 인해 당분간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반도체 수출 감소세는 지속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속되는 높은 에너지 가격, 주요국의 긴축정책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둔화와 중국의 성장세 회복 지연, 수요 약화에 따른 반도체 가격 하락이 우리 수출 증가세 둔화와 수지 악화를 유발하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D램 고정거래가격(기업 간 대량거래 때 적용되는 가격)이 20% 넘게 급락했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5개월 연속 떨어졌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로 반도체 수요가 빠른 속도로 위축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계에선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10월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2.21달러로 조사됐다. 전달 가격(2.85달러) 대비 22.46% 떨어졌다. 10월 하락 폭은 DDR4 8Gb 1Gx8 D램 고정거래가격이 공개되기 시작된 2016년 6월 이후 가장 컸다.

D램 가격 하락세는 올 하반기 들어 본격화했다. 지난 7월(2.88달러) 이후 4개월 동안 가격은 34.02% 급락했다. 인플레이션, 각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위기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소비가 위축됐다. 이에 따라 PC, 스마트폰 판매가 줄었고 D램 수요도 크게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PC, 스마트폰이 잘 안 팔리자 반도체 고객사들은 주문을 줄였다. 3분기 들어 제조사·고객사 모두 반도체 재고가 급격하게 쌓이면서 가격도 하강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시장에선 업체들이 D램 재고를 줄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고객사에 크게 할인한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만의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전반적인 수요 위축에 따른 극심한 공급 과잉 영향으로 D램 가격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며 “D램 업체 간 가격 (인하) 경쟁이 3분기보다 4분기 들어 훨씬 더 치열해졌다”고 설명했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5개월째 뒷걸음질쳤다. 10월 기준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4.14달러다. 제품 가격은 6월 3.01% 떨어진 데 이어 7월 3.75%, 8월 1.67%, 9월 2.55%, 10월 3.73% 각각 하락했다.

낸드플래시 범용제품 고정거래가격은 조만간 개당 3달러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고정거래가격은 2019년 7월 이후 현재까지 4달러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트렌드포스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공급 과잉으로 인해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불투명한 시장 상황이 이어지면서 고객사들이 낸드플래시 재고가 쌓이는 상황을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성수 기자

Toplist

최신 우편물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