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속 수학2 - ilsangsaenghwal sog suhag2

"수학은 배워서 도대체 어디에 써 먹는 거야?" "생활에 필요도 없는 문제를 왜 풀고 있는 거지?"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수학을 배우는 이유에 대해서 의문을 가져보았을 것입니다. 수학은 무슨 말인지 이해도 안 가고, 너무 어려워서 스트레스만 받는 과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요. 심지어 어떤 학생은 수학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과연 수학을 빼고 나면 현대사회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수학은 우리 생활 속 거의 모든 곳에서 작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입니다. 1 더하기 1은 2. 이런 간단한 계산식에서부터 출발하여, 세상을 움직이는 수학의 힘을 알고 나면 아마 수학이 조금은 더 재미있어지지 않을까요?

◆ 지진규모 1 증가하면 에너지는 약 32배 증가

최근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해서 전 세계가 들썩였습니다. 우리나라도 지진 위험 지역이 아닐까 걱정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워낙 큰 이슈가 되었던 사건이니, 아무리 바쁜 학생이라도 신문이나 인터넷, 뉴스 등에서 지진과 관련된 뉴스를 한 번쯤을 접해 보았겠지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는 지진 소식을 접할 때 꼭 따라붙는 용어가 있습니다. 혹시 '리히터 규모'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아니면 조금 쉬운 말로 '진도'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진도'는 지진에 대한 인간의 반응과 지진에 의한 피해의 정도를 기준으로 지진의 크기를 정한 척도입니다. 진도를 나타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일본 기상청 진도 계급'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지구과학을 학습하는 느낌이 들지요? 지진과 수학이 도대체 무슨 관계일지 전혀 짐작이 안 가는 학생들도 있을 것입니다. 진도는 각 지점에서 지진의 세기를 나타내기 때문에 똑같은 지진이라도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지진 자체의 크기를 정량적으로 나타내는 척도의 필요성이 생겨났습니다. 보편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 1935년 리히터가 개발한 척도인 '규모(magnitude)'입니다. 지진의 규모는 진원지에서 100㎞ 떨어진 지점에서 지진계로 측정한 지진파의 최대 진폭에 따라 결정됩니다. 지진파의 최대 진폭은 지진에 따라 그 차이가 매우 큽니다. 이런 차이를 알기 쉽게 축소해 나타낸 것이 바로 로그입니다.

이제 수학이 '지진'이라는 자연 재해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게 되었겠군요. 수업 시간에 배운 상용 로그를 한번 떠 올려볼까요? 지진파의 최대 진폭이 A마이크로미터(1마이크로미터=1000분의 1㎜)인 지진의 규모 M은 상용 로그를 이용해 M log10 A(=log A)로 나타냅니다. 그러므로 지진의 최대 진폭이 10배씩 커질 때마다 지진의 규모는 1.0씩 증가하게 됩니다.그리고 지진의 규모(M)와 지진에 의해 발생하는 에너지(E) 사이에는 log E=11.4+1.5M이라는 관계가 성립합니다. 즉 지진 규모의 값이 1 증가하면 에너지는 약 32배로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보온병이 원기둥인건 용기원가가 가장 싸서

좀 더 쉽게 우리 주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사례를 통해 수학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음료수 병이나 보온병과 같이 액체를 담는 용기들은 대부분 어떤 모양인가요? 잘 생각해보면 대다수가 원기둥 모양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지 물어보면 쉽게 대답할 수 있나요? 디자인적 요소를 살려서 예쁘게 보이라고? 아님 공장에서 만들기 편한 모양이라서? 다들 눈치를 챘겠지만, 음료수 병을 원기둥으로 만드는 이유에도 수학적인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물건을 만들어서 팔 때에는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됩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매출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할 테니까요. 어떤 사업가이건 용기를 만들 때에는 우선적으로 재료를 적게 들이고 많은 양의 액체를 담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겁니다.

수학시간에 배운 '도형의 넓이와 둘레를 상기해 봅시다. 원의 넓이와 일부 정다각형의 넓이 그리고 둘레의 길이를 직접 비교해 보아야겠지요. 면적이 똑같이 100㎠인 정사각형의 둘레의 길이는 40㎝입니다. 또한 같은 면적을 가진 정삼각형의 둘레의 길이는 45.6㎝입니다. 그러나 위의 사각형, 정삼각형과 똑같은 면적의 원의 둘레의 길이는 약 35.4㎝에 불과합니다. 다시 말하면 넓이가 같은 원, 정사각형, 정사각형 등의 도형에서 원의 둘레의 길이가 가장 짧습니다. 그러므로 같은 양의 액체를 담는다는 조건이라면, 높이가 같은 용기들 가운데서 그 옆면에 드는 재료가 가장 적은 것은 바로 원기둥 모양입니다. 따라서 많은 음료수 병이 원기둥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 A4 용지의 가로 세로 길이는 황금비율처럼 보이지만

A4 용지의 가로와 세로 길이가 몇일까요? 정확히 가로 210㎜, 세로 297㎜다. 뭔가 좀 이상하지 않나요? 단순하게 300㎜×200㎜로 정하면 훨씬 편했을 텐데, 딱 떨어지지 않는 숫자로 길이를 정해 놓다니, 비효율적인 것처럼 보일 겁니다. 게다가 A4 용지는 사무실이나 학교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니, 효율성을 더 살려야 할 것 같은데요. 혹시 지금 '황금비'를 떠올리셨나요? 황금비는 (1 +√5)/2≒1.618인 반면, A4 용지의 폭에 대한 길이의 비는 약 1.414입니다. A4 용지는 황금비에 따라 만들어진 것도 아니라는 거죠.

이렇게 복잡한 수치에는 역시 수학의 힘이 숨어 있습니다. 종이는 큰 규격의 전지를 2분의 1로 자르기를 반복하여 작은 사이즈의 종이를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계속 2분의 1 사이즈로 자르기를 반복하다 보면, 원래의 규격과 다르게 될 수가 있습니다. 똑같이 반씩 잘라내는 것인데, 왜 규격이 달라진다는 거지 하고 의아해하는 학생도 있을 텐데요.

구체적인 예를 들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폭에 대한 길이의 비가 1.5인 300㎜×200㎜ 규격의 종이를 2분의 1로 잘라보겠습니다. 그러면 200㎜×150㎜의 크기가 되겠지요? 이 경우 비는 1.333(4/3)이 되어, 원래 종이와 비교했을 때 느낌이 달라지게 됩니다. 또 원하는 모양이 아니라서 종이를 일부 잘라내야 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종이도 버리게 되고, 잘라내는 비용도 들어야 하니 이래저래 손실이 생길 수밖에 없지요.

자, 그럼 닮은꼴의 원리를 적용해서 수학식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① (전지의 길이) : (폭)을 x : 1

② ①을 1/2로 자른 (종이의 길이) : (폭)은 1 : x/2

③ ①, ②의 두 직사각형이 서로 닮은꼴이므로 비례식 x : 1 = 1 :x/2가 성립

④ 이차 방정식 x²=2가 되어, x=√2

위에서 알아본 바와 같이 폭에 대한 길이의 비가 √2인 전지를 사용하면, 2분의 1씩 자르더라도 항상 동일한 비를 유지하게 됩니다. 이렇게 A4 용지의 크기를 결정하는 순간에도 도형의 닮은꼴, 비례식, 이차 방정식, 무리수 등 여러 수학적 개념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 큰 수박 반쪽이 작은 수박 한통보다 경제적

부모님이 "너 요새 공부는 잘하고 있는 거니?"라고 물으면, 괜히 주눅이 들거나 딴청을 피운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친구나 동생이 수학 문제집을 들고 와서 이것저것 물어보려고 하면 버럭 화부터 내기도 하고요. 혹시나 내가 모르는 어려운 걸 물어봐서 체면을 구기게 될까봐 걱정되잖아요. 지식을 뽐내고 싶을 때에는 주위 사람들과 함께 일단 근처 대형 마트나 과일 가게로 가세요. 그리고 수박을 파는 곳을 찾습니다. 수박에도 수학의 원리를 적용해 볼 수 있거든요. 요즘은 대형 마트에 가면 반으로 잘라서 파는 수박이 있습니다. 2분의 1 수박은 빨간 수박 속살이 그대로 보여서 더 먹음직스럽기도 하지요. 상식적으로 반으로 자른 수박은 가격이 반값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닮음비를 이용한 상술이 숨어 있습니다.

다음 두 사람 중 수박을 잘 고른 사람은 누구일까요?

① 지름이 20㎝인 수박을 1000원에 산 지영이

② 지름이 40㎝인 수박을 5000원에 산 찬성이

당연히 지영이가 수박을 잘 고른 거겠지요. 5000원이면 지름이 20㎝인 수박을 5개나 살 수가 있는데, 찬성이는 지름이 40㎝인 수박 하나밖에 못 샀으니까요. 과연 그럴까요? 여기서 닮음비의 원리를 적용해 보겠습니다. 닮음비가 1대2이면 부피의 비는 1대2의 세제곱, 즉 1대8이 됩니다. 따라서 지름이 40㎝인 수박은 지름 20㎝인 수박 8개와 부피가 같게 됩니다. 결국 지영이가 찬성이보다 비싼 값을 주고 수박을 산 셈이 되는 것이지요.

이제 수학이 좀 더 재미있어지지 않았나요? 지금 풀고 있는 수학문제집이 너무 재미없고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머리도 식힐 겸 우리 생활 속에 어떤 수학적 원리가 숨어 있는지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이서준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 수리영역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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