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강한빙의글 앙 - egsoganghanbing-uigeul ang

[ 스탠딩 에그 - 무지개 ]

*브금 틀어 주세요♥*

음 담 패 설

W. 양초

무언가 허리를 꽉 옥죄는 느낌에 여주는 슬며시 눈을 떴다. 등을 돌리고 있었지만 자신의 어깨에 턱을 올리고 새근새근 잠이 들어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하기는 꽤나 쉬웠다. 한숨을 푹 쉬며 어깨에 올려져 있는 곱슬머리를 손으로 옅게 쓰다듬자 허리에 있던 팔을 더욱 세게 조여 온다. 이제는 숨쉬기가 벅찰 정도로 조여오는 팔에 여주는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찬열의 팔로 옮겨 두어 번 툭툭 치며 부드럽게 타일렀다.

"찬열아 나 숨쉬기 힘든데."

여주의 말이 끝나자마자 조여왔던 허리를 느슨하게 다시 껴안는 찬열. 제 목에 얼굴을 파묻고 숨을 크게 들이쉬는 게 왜 이렇게 간지러운 건지. 아무렇지 않게 스킨십을 하는 찬열에 여주는 아침부터 낯 뜨거워 죽을 맛이었다. 어제도 그렇게 달려들었으면서 오늘 아침까지 이렇게 끈적하게 들러붙다니. 귀에 닿아 간지러운 곱슬머리와 찬열이 내뱉는 숨이 자꾸만 자극적이게 느껴지는 여주였다.

"너 살에서 사탕 냄새나."

"그게 무슨 말이래…"

"달달한 냄새가 자꾸 나니까 미치겠어."

다시 한번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여주의 귓볼부터 목과 어깨까지 아프지 않게 앙앙 깨물어대는 찬열. 그에 여주는 참을 수 없이 간지러워 몸을 비틀며 웃음을 뱉어 냈다. 가뜩이나 간지러움을 많이 타는 편인데 계속해서 귓볼과 목에 입을 맞추고 물어대니 미쳐버릴 노릇이었다. 정말 이 호랑이를 어쩌면 좋아.

"아아! 하지 마. 나 간지러워."

"알았어."

하지 말라고 하면 호랑이에서 말 잘 듣는 강아지로 변해 순순히 알았다고 대답한다. 그리곤 마지막으로 목 중간 부분에 한번 더 입을 맞춘 후 다시 고개를 파묻고 허리를 껴안는 찬열. 그에 여주는 찬열의 애정공세로 인해 붉어진 볼을 손부채질을 하며 겨우겨우 식혔다. 복수식으로 자신이 들러붙으면 자제력 제로가 돼서 또 달려들 것이고, 그렇다고 가만히 이렇게 당하자니 뭔가 억울하고. 이래도 저래도 여주가 찬열을 이길 수 있는 방도는 없었다. 이씨, 박찬열 진짜 힘만 센 호랑이야.

"너 허리 얇으니까 짜증나.."

"언제는 허리 얇아서 안을때 좋다며."

"생각해 보니까 다른 새끼들도 너 허리 얇다고 생각할 수 있잖아. 너 가지고 나쁜 상상할까봐 짜증나."

네가 제일 위험하거든... 이라는 말을 차마 뱉지 못한 여주는 말없이 몸을 돌려 찬열을 바라봤다. 얼마나 푹 자고 일어난건지 눈도 입술도 살짝 부어서는 멍하게 누워 여주를 마주 보고 있는 찬열. 여주는 미소를 지으며 찬열의 입술을 손으로 슬쩍 매만졌다. 어제 하도 물고 빨아서 그런지 퉁퉁 부은건 부은거고 여기저기 까슬하게 껍질이 일어나 터져 있었다. 따갑겠다는 생각이 들어 손을 떼려는 순간 여주의 손가락을 앙하고 살짝 물어 버리는 찬열에 여주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떳다.

"놀래라. 손가락을 갑자기 왜 물어."

여주의 말을 듣는건지 안듣는건지 빨리 입에서 빼라며 손가락을 살살 흔드는 여주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혀로 손 끝을 살살 핥는다. 그게 또 간지러워 손가락을 확 빼버리며 하지 말라는 말을 하려는데, 자신의 위로 순식간에 올라와 입을 맞추는 찬열에 여주는 또 말문이 막혀 버렸다.

어제 나누었던 격렬한 키스와는 전혀 다른 부드럽고 달달한 키스. 찬열의 체중에 완전히 눌려서 손 끝 하나라도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온 신경이 전부 맞대고 있는 입으로 가버려 여주는 정신을 못차릴것 같았다. 입술을 살살 물었다가, 핥았다가, 혀를 섞었다가, 입안의 여린 살을 쓸었다가. 이리저리 정신 못차릴 만큼 급하면서도 느긋하게 입을 맞춘다. 진짜 키스 하나는 기가막히게 잘하지 박찬열. 찬열의 입맞춤을 받아주던 여주는 괜히 심술이 나 마침 쏙 내밀었던 찬열의 혀를 깨물어 버렸다.

예상치 못한 일에 놀란건지 찬열이 천천히 입술을 떼고는 여주의 얼굴을 빤히 쳐다 보았다. 여주는 살짝 심통이 난 표정으로 자신의 위에서 팔굽혀 펴기 자세를 하고 있는 찬열의 팔뚝을 주먹으로 때렸다.

"왜 때려…"

"매일 생각하는건데 너 키스 너무 잘해."

"고마워. 앞으로 더 잘하려고 노력할게."

"아니 그게 아니라..! 너 너무 잘한다니까? 도대체 얼마나 많이 했으면 이렇게 잘해?"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며 입술을 쭉 내미는 여주에 찬열은 둥실둥실 입꼬리를 올렸다. 그러니까 여주는 지금 있지도 않은 찬열의 옛 첫키스 상대를 질투하고 있었다. 사실 그 질투하는 대상이 몇년 전 자신이었다는 것을 꿈에도 모르는 여주는 찬열이 미소를 짓거나 말거나 퉁퉁한 얼굴을 하고는 도대체 얼마나 여자 많았으면 그러냐며 툴툴대기 시작했다. 그게 또 너무 귀여워 보여 찬열은 팔굽혀 펴기를 함과 동시에 여주의 입에 살짝 뽀뽀를 했다.

"나 너랑 밖에 안했는데."

"거짓말!"

다시한번 팔을 굽히며 여주에게 입을 맞추는 찬열. 제대로 된 대답이 아니라 뽀뽀로 이 상황을 모면 한다는 생각이 들어 여주는 입술을 떼자마자 미간에 주름을 만들었다.

"야! 자꾸 뽀뽀로 떼울래? 너 사실 엄청 여자 많았지? 대학교 때도 너 쫒아 다니는 애들 많았잖아!"

"첫키스 상대가 넌데 뭘 해, 하기는. 처음 좋아한 사람도, 첫키스한 사람도 너고 처음 잔 사람도 너야."

한마디를 뱉을 때마다 입을 맞추는 찬열에 여주는 그만 얼굴이 붉어져 버렸다. 4년동안 연애하면서도 전혀 몰랐다. 원체 인기가 많았던 찬열이기에 당연히 여자가 많은 줄 알았다. 하지만 첫키스는 커녕 처음 좋아한 사람도 저라고 말하니 뭔가 기분이 되게 이상했다. 자신은 분명 찬열이 처음이 아니었지만 찬열에게는 자신이 모든게 처음이었던 것이다. 가슴 깊숙히에 있는 무언가가 몽실몽실하게 피어나는 기분이었다. 기분이 좋기도 하고 뭔가 고맙기도 했다. 그 모든 처음을 자신과 함께 해줬다는 것에 대해.

"…진짜 처음이 다 나야?"

"응."

"…그럼 말고."

고맙다고 말하기는 뭔가 부끄러워 여주는 팔을 쭉 뻗어 찬열의 목을 감쌌다. 찬열은 그런 여주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씨익 웃으며 마지막으로 여주의 쇄골에 깊게 키스마크를 남긴 후에 다시 목에 얼굴을 묻으며 중얼거렸다.

"여주야 나 배고파."

"밥 먹자 그럼."

"밥 말고."

그럼 빵 먹을까? 라고 말하던 여주는 스멀스멀 티셔츠 사이로 들어오는 찬열의 손에 하지도 않은 대답을 단박에 알아차려버렸다. 우리의 호랑이는 이미 식사를 시작하신건지 어깨부터 잘근잘근 얕게 물어댔다. 여주는 작게 한숨을 쉬며 찬열의 목을 더 세게 안았다.

"너 먹을래."

*달달하고 섹시한거 짱이죠~~*

*눈팅 많으면 진짜 저 연재 포기 할래요~*

추천하기 389   즐겨찾기 등록
[공지]여러분 꼭 봐주세요
음 담 패 설 (2)

[세백] 원나잇과 속사정

wb. 한세원  (전 박찬열뿔테안경)

  -

눈이 내리던 날이었다. 그날의 눈은 마치 너처럼 새하얬다. 하얗고 또 투명해서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우리 그만 만나자."

"...뭐?"

"나 다른 사람 생겼어. 정리하기로 그 사람하고 약속했어. 더 이상 이런 진전없는 관계는 싫어."

누가 이별은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다고 했던가. 그래도 이건 너무하잖아.

"너.. 진심이야..?"

"어."

"왜...?"

"이유는 없어. 너가 잘못한 거 없으니 미안해할것도 없고."

"......."

"갑자기 이런말 해서 미안. 좋게 끝내자, 우리."

나는 그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도 내 시선을 피하지않고 마주 보았다.

"하, 참. 언제부터야?"

"두 달 정도 됬어."

두 달이나... 우리는 2년을 만났는데. 사람사이란 참 우습구나. 아무리 오랜 시간을 함께해도 한숨의 미풍에 날아가버리는게 사람사이의 관계라는 것을, 온몸으로 실감하는 나였다.

"너..그럼 더 이상 날 사랑하지 않아?"

"어."

"후회 안 할 자신있어...?

"어."

그는 슬슬 질문을 귀찮아하는 눈치였다. 나는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 구질구질하게 매달린 것도 아닌데... 절대적인 을이 된 것 같은 이 기분은 어깨를 움츠러들게 했다. 하긴, 언제나 을이었는데 뭘 새삼스럽게.

"그래, 그렇게 하자. 너가 원하는대로 헤어지자. 잘... 살아."

"고마워. 너도 좋은 사람 만나."

"그럼 나 갈게. 커피 잘 마셨어."

"늦었으니 데려다줄게. 차 가지고 왔, "

"아냐, "

그리고 백현은 그렇게 카페를 나가버렸다. 백현의 뒷모습을 눈으로 쫓던 찬열이 이내 고개를 수그리고 씁쓸한 미소을 지었다.

"...바보. 한 번 잡아주지도 않냐..."

차마 그의 얼굴을 더 볼 수 없어서 그대로 카페를 나와버렸다. 백현은 그대로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계속 걸었다. 낯설게도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았다. 주구장창 걷다 고개를 드니 보이는건 현란한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술집간판들과 야밤에 한 잔하러 나온 사람들이었다. 언제 여기까지 왔지..

집에 가야,

"저기요, 혼자세요?"

갑자기 불쑥 나타난 이 남자는 뭘까.

"일행 없으시면 저랑 한잔 하실래요? 지나가다 보니 너무 예쁘셔서. 아, 남자한테 예쁘다는 칭찬은 실례인가? 죄송해요, 다른 뜻은 없고요, 그냥 친구하자고요. 저랑 나이도 비슷해보이시는데."

예쁘다해놓고 친구하자고? 이 낯선 남자에게 호기심이 생겼다. 뭐하는 사람일까, 이 사람은. 무엇보다 훤칠하고 잘생긴 외모가 한 몫했다.

"싫으시면 저 그냥 갈,"

"아뇨. 좋은데요. 가죠."

딱 한 잔만 먹고 들어가지 뭐.

"와, 진짜요? 제가 자주 가는데 있어요. 그리로 가요!"

그러면서 내 어깨에 자연스럽게 팔을 두른다. 이제보니 키가 크네. 184는 되보이는데.

"나이가 어떻게되요? 전 스물 셋."

"스물 넷. 내가 형이네. 말놓을게."

"그러세요. 형은 이름이 뭐에요?"

"변백현이야. 너는?"

"전 오세훈이요. 이제 다 왔어요. 저기 앞에 오아시스라고 간판 보이죠? 저기에요."

"가깝네."

집도 이 근천데 술 조금 먹는다고 별 일 생기겠어? 백현은 세훈과 같이 술집에 들어갔다.

"아니이..그래서어 내가!! 지를 얼마나 조아햇눈지도 몰르고 ..그러케 차버리며느, 쓰레기, 아니냐아?!! 그런 새끼이 조타고 쪼차다니고..내가아 미친놈이지, 내가아.."

눈이 풀린채 꼬인 혀로 꼬장을 부리시는 이 분이 변백현 되시겠다. 분명 한 잔만 마시겠다 다짐했지만 먹다보니 계속 들어가는게 술인지라 그렇게 혼자서만 두 병을 비우고 말았다. 그에 비해 세훈은 잔에 입도 대지 않았다.

"아이고, 그 놈이 잘못했네. 이런 예쁜 백현이형을 두고. 그치?"

"씨이...두 다알?? 두 달 동안이나아...어떠케.. 그래애!! 잘 먹꼬 자알 살아라!! 이 나아쁘은ㄴ오오오옴!!! 으엉ㅇ...엉"

세훈은 주사를 부리는 백현을 흥미롭게 쳐다봤다. 풀린 눈가와 말꼬리를 질질 끄는게 요염했다. 내가 보는 눈 하나는 있단 말이야. 세훈은 소리없이 웃었다.

"아으..여기가 어디야. 아, 머리.."

어제 도데체 얼마나 마셨던걸까. 술에 잔뜩 취해서는 세훈 앞에서 푸념을 했던 것까진 기억나는데... 그 다음 필름이 끊겼다.
그래, 누구나 하는 이별. 그걸 나도 하고 그냥 술을 먹은것 뿐이잖아. 심각할 거 없어.

"별 일 없었겠지, 뭐."

그리고 그건 그냥 자기위로에 불가했다는것을 백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알았다.

"어! 형, 일어났어요?"

이윽고 머리의 물기를 털며 화장실에서 걸어나오는 세훈이 보였다. 이 방도 세훈이 잡은것 같았다.

"어..세훈아, 여기..어디야? 나 어제 완전 취했었지..? 민폐만 끼쳐서 미ㅇ, 읍, "

백현의 사과는 세훈의 입맞춤에 의해 먹혀들어갔다. 세훈은 침대에 앉아있던 백현을 넘어뜨리고 그 위로 올라탔다. 질척하게 키스하면서 백현의 바지안으로 손을 넣는 그는 딱 보아도 선수임이 분명했다.

"아니, 세훈아, 이게 뭔, "

"그냥 좀 닥치고 하지. 많이 참았는데. 애초에 너도 알고 따라온거 아니야?"

"난 그냥 술을 먹, 아흑!"

백현의 반박은 세훈이 백현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으면서 신음으로 바뀌었다. 술기운이 달아나는것 같았다.

"으읏, 이상..해애, 아흥"

세훈은 급하게 백현의 바지와 브리프를 한번에 벗겨버렸다. 그리곤 입으론 상체에 붉은 자욱들을 남기면서 손으로는 밑을 주물렀다.

"거기는, 하앙, 으흐.. 하지, 마, 앙!"

"몸은 좋아라 하는구만 뭘."

"아항! 으응, 응, 항!"

능숙한 손놀림에 백현은 바로 세훈의 손 안에 사정했다. 부끄러움이 그의 두 볼을 적셨다. 세훈은 그런 백현이 섹시하긴 섹시하다고 생각했다. 한 번 따먹고 버리기에는 아깝긴 해.

"아흐.. "

백현이 숨고를 틈도 없이 세훈은 손안에 정액을 백현의 구멍에 펴발랐다. 그리고는 손가락 하나를 바로 넣어버렸다.

뒤에서 느껴지는 이물감에 백현은 몸을 잘게 떨었다.

"아흐윽, 빼..으읏"

세훈은 백현의 말을 들은체만체 하고는 손가락 하나를 더 넣고 안을 휘저었다.

"아아응...이상, 해애.. 으응"

구멍이 좀 넓어진것 같자 세훈은 손가락을 한꺼번에 빼버렸다. 허전함에 백현이 눈을 감았다 뜨기도 잠시 세훈의 것이 예고도 없이 치고 들어왔다. 손가락과는 비교할수 없는 크기에 백현은 헉, 하고 숨이 찼다.

"아항, 너, 무.. 커어..하으"

"후..죽이네, 하, 힘 좀 빼봐."

세훈은 백현이 숨 고를 틈도 주지 않고 그대로 쳐올리기 시작했다.

"하앙, 앙! 아앙, 세.. 후나, 으, 으읏"

"하, 으"

"으응, 응, 하앗"

"좋아? 후,"

"좋, 아앙, 항! 하앗, 으, 흐응..아, 조아, 세, 으응!!"

예상 외로 잘 받아먹는 백현이다. 아프다고 울어댈 줄 알았는데. 이런 반응도 좋지만.

"하앙, 으응!! 앙, 거, 거기! 아앙!!"

스팟도 어찌나 잘 찾는지. 백현은 눈앞이 하예졌다, 뿌예졌다가 반복되면서 간간히 별도 보이는 것 같았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을 정도의 쾌락이 그를 지배했다.

"변, 백현..후, 너...처음 아니지,"

"앙, 아앙, 으..몰, 라아..하앙!"

백현은 찬열과 잠자리를 가진적이 있었긴했다. 2년동안이나 사귀었는데 왜 없겠는가.

"하긴, 남자친구..있었, 다고 했으니까, 하"

사정감이 밀려오자 세훈은 급하게 스퍼트를 올렸다.

"하아, 잠, 까안...너무 빨, 라, 아응, 쌀 거 같아앗! 하앙, "

"나도, 읏, 안에다 싼다, 핫"

"하응, 실어어, 응"

 그렇게 둘은 거의 동시에 사정했다. 그리고 두세번의 관계를 더 가진 후 백현은 그만 정신을 잃었다.

깨어나보니 세훈 대신 포스트잇 한 장만이 있었다. 즐거웠어요, 형.

백현은 잠시 멍해졌다. 그래, 원나잇 한거지 뭐. 씻고 집에 가야겠다. 쿨하게 생각하려해도 몰려오는 속상함과 허전함을 막을 수는 없었다. 설상가상 어젯밤의 정사가 계속 생각나는 바람에 백현은 약간 창피해졌다. 너무 좋다고 울어댔나? 쉬워보였으면 어떡하지? 아니 애초에 한 번보고 말 사람인데...  세훈의 정액이 덕지덕지 묻어있는 아랫도리가 찝찝했다. 일어나 앉으려고 하자 허리가 미친듯이 아팠다. 힘도 좋은놈.. 대체 몇번이나 한거야.

"아으..근데 지금 몇 시지..?"

일어나 어기적어기적 걸으며 핸드폰을 찾아 다니다 폰을 보니 와있는건 부재중전화 13통. 전부 박찬열이었다. 이 새낀 지가 헤어지자 해놓고선 왜 전화질이야. 액정위를 바라보는 백현의 동공이 흔들렸다.

"하, 뭐야 진짜..."

그렇다고 무시할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백현은 전화를 했다. 하지만 몇 번의 통화연결음 끝에 들려오는 목소리는 찬열이 아닌 다른 사람의 것이었다.

"여보세요? 왜 전화했, "

"저기요..저 찬열이 친구인데요 찬열이 미국갔어요. 쓰던 번호는 제가 쓰게 됬고요. 찬열이가 이 번호로 전화오면 전해주라는 말이 있었거든요?"

"아, 네에.. "

"뭐냐면은요, 집 우편함에 편지 넣어놨으니까 읽어보래요."

변백현, 나 없어도 울지말고 잘 있어. 밥도 잘 챙겨먹고. 아프지말고 건강해라. 다시는 못볼듯 싶다. 나 여기서 계속 살거 같아. 어제 모질게 말했던건 미안하고, 나 다른 사람없다. 너뿐이야. 그래도 이제는 나 잊고 다른 사람 잘 만나. 알았지? 많이 보고 싶을꺼야. 잘 살아. 사랑해. 미안하다.

 헐레벌떡 뛰어온 집 앞 우편함엔 이런 내용의 핑크색 편지가 있었다. 백현의 눈에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 편지를 꼭 쥔 두 손이 애처롭게 떨렸다. 너가 이런 속사정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백현이 주먹을 꽉 쥐었다 폈다. 그런데 찬열아, 진짜니?

난 어제 처음 본 남자랑 잤어. 술을 먹었긴 했지만 솔직히 좋았어.

찬열아, 너도 잘 지내길 바라.
백현의 시선이 허공을 향했다. 눈물은 이미 그쳤다. 그는 묘한 해방감과 자유가 몸 속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말려올라간 입꼬리가 어제와 같이 요염했다.

  ※ 커플링 수정하시거나 작가 수정, 도용, 무단 복제, 2차 가공등 창작물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일체 금지입니다. ※

Toplist

최신 우편물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