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한글 공부 - 4se hangeul gongbu

아이가 만 4세가 되고나면 한글에 대해 궁금증이 생겨난다고 합니다. 당연히 읽고 쓰는 과정 속에서 부모님들은 어떻게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쳐야하는지 스스로 고민해보게되는데요. 저역히 3살을 앞둔 범이에게 어떤식으로 한글을 가르치면 좋을지 한번쯤 고민하게되더라구요. 

전문가분들의 말을 빌려본다면 한글을 가르치는 '방법'보다는 '방식'에 초점을 두라고 조언을 하는데요. 아래 3가지 사항들을 참고하시면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것 같아요. 

1. 조급함을 버려라.

-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잘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기도하지요. 언어교육에 관해 글을 찾다보면 대부분 조급함에서 오는 실수가 많은것 같아요. 예를 들면 주변의 또래아이들은 책을 잘읽고 발표도 잘하려고하는데 우리아이는 조용히 있거나 잘 읽지 못하는 것 같다. 라던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선행되어야할 한자공부라던지 학습지 교육이 필요한건 아닌지, 언어능력 발달이 늦어지는걸 방치하는건 아닌지 등등 다양한 부분에서 들어오는 압박이 조급함을 만들어내는건 아닌가 싶습니다. 

전문가분들께서는 이러한 부분들이 의외로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데요. 가장 먼저 아이들이 글을 이해하고 읽거나 쓰는 모든 일련의 것들에는 순서가 있다는 겁니다. 그 순서는 아이들마다 다 다르구요. 글에 대해서 먼저 호기심을 갖을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하는것 부터 배움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고해요. 학습지, 선행학습, 무리한 철자가르침, 띄어쓰기 등 아이의 수준을 고려하여 순차적으로 제공하셔야지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언어에 대한 거부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합니다. 

아이의 발달에 관한 우려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능력으로 가늠하시기보다는 아이가 신체적으로 (공차기, 퍼즐맞추기, 구슬꿰기 등) 정서적으로 (교감능력, 인지능력, 모방능력 등) 문제가 없는지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시는게 발달사항을 알수있는 중요한 지표라고합니다. 

2. 언어는 하나의 기호이다.

- 언어는 기호입니다. 그것에 뜻이 붙어 우리는 단어를 만들고 문장을 만들죠. 아이들에게 한글은 하나의 그림이고 기호입니다. 마찬가지로 영어, 한자도 마찬가지이구요. 정확히 그것이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자세히 알려주기보다는 그 그림에 맞는 단어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공감해줄 필요가있다고해요. 예를 들어 비행기 그림을보고 아이가 "이게 뭐야?" 라고 물었을때 비행기에 대한 한글풀이를 설명하기보다는 비행기 그림안에 비행기라는 글자를 직접 적어보도록 놀이를 만들어보는 겁니다. 작은 비행기에는 작은 글자로, 큰 비행기에는 큰 글자로 여러 색깔을 이용해서 2번 3번 적다보면 자연스럽게 아이는 그 비행기라는 기호를 머릿속에 넣게되는겁니다. 보다 쉽게말이죠. ^^

저는 개인적으로 아이게 직접 사물을 보여주며 가르치는 것을 선호합니다. 예, 맞아요. ^^ 이건 꽤나 귀찮은 일이기도합니다. 그림을 보며 어떤 단어에 대해서 말을 할때 해당 사물이 집에 있다면 기꺼이 그걸 가져다가 보여주고 만져보게 합니다. 그리고 2번, 3번 반복해서 알려주죠. 특히 야채, 과일 들은 아이들이 직접만져볼때 보이는 관심도가 정말 확연히 다를정도로 효과가 좋답니다. 

지금은 알아서 버미가 냉장고를 지목하고 해당 물건을 꺼내올정도로 익숙해져있습니다. ㅎㅎ 꼭 과일이나 야채가 아니라 어떠한 자동차나 동물이 나오더라도 해당 장난감이 집에 존재한다면 직접꺼내서 보여줍니다. 눈으로만 보는게 아닌 촉감으로도 사물에 대한 정보를 익히는거예요. 

3. 환경이 중요하다. 

- 전문가분들은 아이가 언어나 단어에 흥미를 가지는 것에 대해서 '환경적 요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아이는 정말 순수하게 주변에서 보고 듣고 느껴지는것에서 부터 학습을 시작합니다. 아이가 어떤 책에 집착을 보이거나 똑같은 단어를 지속적으로 물어보고 한글이아닌 영어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여러행동들은 환경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크다고보는거죠. 

예를들어 저희 범이는 육상동물보다는 해상동물에 대해 더 많이 알고 더 흥미를 느낀답니다. 돌때부터 저희는 수족관에 연간회원권을 결제하고 틈날때마다 가서 보여주고 만져보게했더니 이름을 하나하나 외워가고 지금은 어디에 뭐가있는지 다 알만큼 익숙해졌고 관련된 해양생물들을 보면 이름을 자신있게 말할 만큼 이해력도 높아졌어요. 확실히 환경이 주는 영향이 컷던것같아요. 그리고 공감하시는분들도 계시겠지만 이 시기아이들은 스폰지 같아서 한번 말해주는 단어는 잊지않고 기억하곤합니다. 이따금 '이걸기억한다고?' 할정도로 아내와 서로 놀랐던 적도 있었어요. 

아이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방식을 찾아보는게 좋을 것 같아요. 이전에 저희가 큰맘먹고 뽀로로펜을 구입해서 한글을 가르쳐보려고했는데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답니다. 오히려 타요 중장비 만화를 시청하고 밖에 공사장에가서 직접 중장비차들을 보여줬을 때 받아들이는 효과가 더 컷답니다. 언어를 가르치는 방법은 한마디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일입니다." 라고 전문가분들이 말을 할 만큼 아이들의 시선에서 좀 더 고민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아요. 

이은경 서울 ㅍ어린이집 원장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학부모들의 ‘컴플레인’에 시달린다. 이 원장의 어린이집은 과잉교육을 지양한다. 만 3~5살의 아이들에게는 맞춤법을 틀리지 않는 것, 글씨를 잘 쓰는 것보다 그림책을 읽고 다양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더해 조리 있게 말할 줄 아는 법, 친구의 말을 잘 듣고 자신이 말할 차례를 기다릴 줄 아는 법, 쓰는 활동에 흥미를 가지는 것 등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은경 원장은 “낱말카드 쓰고 맞춤법 익히는 것보다 그게 훨씬 중요하다고 부모님들께 말씀드리고 끊임없이 설득하는 일이 주요 업무일 정도다”라고 말했다.

“영어도 좀 같이 하면 안 되나요?”

공교육에서 ‘한글 교육’을 책임지기보다 가정으로 떠넘기는 경향이 심화되면서 한글 사교육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한글 사교육 업체들은 적용 시기를 점점 낮춘 한글 교구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누리집에서는 ‘조기 문자 교육이 좋다’는 내용을 홍보한다.

영·유아기 아이의 엄마들에게 한글 교육은 이제 반드시 하고 넘어가야 할 지상 과제다. 서울 한 지역 육아맘들의 온라인 카페.
“6살 아이에게 한글 가르쳐보려고 시도하나 전혀 하기 싫어하고 관심 없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요. 한글 자석 줬더니 로봇이나 만들고 있네요.” 한 엄마가 글을 올렸다.
댓글 30여 개가 주렁주렁 달렸다. “한글 DVD 좀 보여주고 전 그냥 ○○나라 시켰어요. 진도대로 가다가 어느 순간에 떼더라구요. 쉬운 책은 읽어보게 도와주니 쉽게 늘더라구요.” “전 곰돌이로 뗐어요. 젤 중요한 건 아이가 관심 있어야 해요. 딸이 스티커북 좋아해서 자연스레 스티커형 한글책으로 2년간 했더니 어느새 다 외웠더라구요.” “좀 기다려보세요. 서두른다고 되지 않더라구요. 학습지도 해보고 좋다는 DVD랑 ○○○도 사서 보여주고 문제집도 사서 보고 했지만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어요. 그냥 기다려주다가 7살 초에 말놀이 동시집 하루에 2개씩 같이 읽었어요. 그게 아이에게 스트레스 없이 자연스럽게 한글 떼주었어요. 전 말놀이 동시집 추천드려요.” “하기 싫어함 하지 마세요. 5세·6세 때 시도했다 맘만 상하고 6세 겨울에 시작해서 7세 초에 한글 떼었어요. 지금은 한글 읽고 쓰는 데 문제없고 오히려 일찍 학습지 시작한 애들보다 받침 같은 거 잘 안 틀리고 쓴다고 어린이집서 그러더라구요. ○○ 문제집 사다가 집에서 두 달 정도 가르쳤어요.”

“취학 전 아이들의 국어 능력을 연구하는 것은 한글 교육의 출발점을 정하는 데 중요하고 필요한 연구지만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이경화 한국교원대 교수

글을 올린 엄마는 이것저것 해봤으나 “결국 기다려야 하나요”라는 결론을 냈지만, 답을 찾는 과정은 여전히 계속될 듯 보였다. 엄마들의 혼란은 국가가 부추긴 탓이 크다. 누리과정에서는 한글 문자 교육은 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의사소통 영역에 말하기·듣기·읽기·쓰기가 있지만, 읽기·쓰기의 교육 내용은 문자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주변에서 친숙한 글자를 찾아보고 만 5살이 되면 친숙한 글자를 읽어보도록 하는 정도다. 책읽기의 교육 내용도 ‘책에 흥미를 가진다’ ‘책 보는 것을 즐기고 소중하게 다룬다’ 등 책읽기 태도와 함께 ‘그림을 단서로 내용을 이해’하도록 하는 데 그친다. 쓰기 역시 글자를 쓰고 익히는 게 아니라 ‘쓰기 도구에 관심을 가지고 사용해본다’ ‘쓰기 도구의 바른 사용법을 알고 사용한다’가 교육 목표이자 교육 내용이다.
누리과정에서는 ‘한글에 흥미를 갖게 하는 교육’을 지향하는 반면 초등학교 1학년 과정은 문자 습득을 전제로 짜여 있다. 문자를 익히고 이해력을 확장하는 단계가 체계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사실상 교과서를 개발하면서 취학 전 아이들의 국어 능력을 제대로 연구한 적이 없다. 이경화 한국교원대 교수는 “교과서를 개발하면서 취학 전 아이들의 국어 능력을 연구하는 것은 한글 교육의 출발점을 정하는 데 중요하고 필요한 연구지만,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 2012년에 딱 한 차례 이뤄졌지만, 그조차 표집단위가 너무 작고 문항이 쉬워 신뢰하기 힘들다”며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마련하려면 취학 전 아이들의 국어능력진단검사를 정밀하게 또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재는 10%뿐, 아이를 기다려라

교육부 교육정책개발 담당자도 “‘2015 개정 교육과정’ 초등학교 저학년 국어 교과서를 만드는데 현재보다 난도를 낮춰야 할지 등에 대한 학자들의 논쟁이 많다. 격차가 워낙 심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국가정책적으로 출발점이 어딘지 우왕좌왕하는 동안 학부모는 사교육에 점차 기대게 된다. 육아교육정책연구소가 지난 6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전국 100개 지역 2519가구의 만 5살 이하 영·유아 3630명에 대한 조사 결과, 전체 영·유아 보육비·교육비의 절반인 2조2천억원이 사교육비로 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학습지와 시간제 학원을 이용하는 비율은 2013년에 그 전년보다 각각 1.5%가량 늘어나 영·유아 10명 중 3명이 학습지를 풀고 있었다.
한글 사교육 시장은 ‘더 빨리’를 주장하며 한글 사교육의 연령을 점차 낮추고 있다. 음절 단위의 한글 교육으로 엄마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던 ㅎ 한글 교재 개발업체는 36개월부터 시작하던 기존 교재에 더해 18개월부터 한글을 익히는 ‘아기’ 버전을 추가로 개발해 판매 중이다. 태어나자마자 시작하는 유아 통합 자극 교구를 개발해 “자연스럽게 모국어와 영어를 경험하여 영어를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라고 홍보하기도 한다. 한 학습지는 13개월부터 한글 스티커를 붙이며 한글을 익숙하게 하는 ‘13개월 과정’을 개발했다.
아이가 준비가 됐을 때, 언어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을 때 문자 교육을 해주는 것은 적절하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아이에게 가해지는 과잉교육은 학습에 흥미를 잃게 하는 것은 물론 창의력을 해치고 정서적 문제도 낳는다. 정대석 서울아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소아정신과)은 “언어를 받아들이는 시기는 아이마다 다르다. 문자 교육에 대한 준비가 된 아이에게 문자 교육을 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말하는 4살 정도 시기에 문자를 깨치는 ‘영재’ 성향이 있는 아이들은 10%에 불과하다. 아이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적절하게 교육해야지, 과도하게 시키면 오히려 책읽기를 싫어하고 우울, 불안, 자존감 저하 등 다양한 심리적 문제를 겪게 된다. 과잉교육은 당연히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정희 한국루돌프슈타이너인지학연구센터장은 “유럽에서는 1960년대에 시도한 유아기의 지적 교육을 효과 면에서 실패로 인정하고, 이미 1970년대부터 유아 교육의 새로운 방향 전환을 시도했다. 만 3살 시기에 읽기·쓰기를 배운 아이들이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으로 어떻게 발달했는지 추적연구를 마친 결과, 이들이 정서적 결핍과 창조적 판타지의 영역에서 미흡한 발달을 보였다”고 말했다.

5살이 되어도 뇌는 준비되지 않아

김중훈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도 “유럽의 서로 다른 3개 언어에서 연구한 결과 7살에 읽기를 시작한 아이들이 5살에 시작한 아이보다 읽기 성취가 높았다는 결과가 있다”며 “뇌에서 읽기에 중요한 시각과 청각을 통합하는 부분은 5살이 돼도 활성화가 안 되는 경우가 많아 너무 빠른 조기교육은 아이의 뇌를 망가뜨리고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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